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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산사 기도이야기] 순례는 자신의 본성 밝히는 구법 여행

기자명 법보신문

4월 11일 동국대 중강당에서 미국, 인도, 중국, 일본, 한국 등 세계의 석학들을 모시고 한국불교학회(회장 김선근)와 공동으로 700여명의 불자들과  함께‘108산사순례 국제학술회의’를 성황리에 열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1600여년의 불교역사를 가진 한국에서 1960년대 이후 단 한 번도 순례에 대한 학술적 논의가 그동안 없었다는 사실이다. 인도, 중국, 일본, 티베트 뿐 만이 아니라 중동이나 동남아시아는 이미 순례문화에 익숙해 있으며 그에 대한 성과를 꾸준히 학술회의를 통해 논의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불교의 순례문화는 그동안 보편화되지 않았으며 더구나 이러한 대대적인 학술회의는 그동안 열린 적이 없었다고 한다. 물론, 성지 순례 같은 행사는 개인이나 사찰에서 수시로 갔다 온 적은 많았다. 때문에 국내 몇몇 언론들은 108산사 순례를 조명하는 다양한 논평들을 실었다.

“순례는 신앙을 재확인하고 자기 성찰을 위한 수행방법이며 가장 수준 높은 여행이다. 자신을 돌아보고 발견하는 것은 물론 영적인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것이 바로 순례이다. 이는 종교나 민족, 인종, 국가에 상관없이 순례가 세계 모든 곳에서 실천되는데 108산사순례는 한국불교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러므로 산사 순례는 일종의 구법여행이며 불자들에게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참나(眞我)를 찾는 실천법이다. 한국은 그동안 순례문화가 정착되지 않았지만 최근의 걷기 열풍에 맞물려 선묵 혜자 스님의 108산사 순례는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물론 이외에도 많은 논평이 있었다. 이러한 찬사에 대해 나는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지만 최선을 다해 회향하려고 한다.

이날 청담스님의 제자이시고 사형인 현성스님의 ‘인욕’에 관한 격려의 말씀도 불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요약해 보면 “평소 은사이신 청담 스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인욕생활을 강조하셨다. 인욕이란 단순히 참는 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의 온갖 고통과 번뇌 등을 참는 불교수행법의 하나로서 비록 남으로부터 모욕이나 고통을 받거나 번뇌가 일어난다고 해도 이를 참고 원한을 일으키지 않는 생활을 말한다. 그러므로 인간생활 중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인욕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나와 불자들이 대장정의 ‘108산사 순례를 회향’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인욕’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를 칭찬하면 즐거워 하지만 모욕하면 화를 낸다. 이것이 바로 범부의 세계이며 사바세계(娑婆世界)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사바란 바로 ‘인토(忍土)’라는 것을 아는 불자들은 드물다. 즉 ‘참고 사는 땅’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하루하루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참고 인내하며 살지 않으면 안 된다.

‘108산사순례’의 최종적 목표는 바로 선행보시를 하며 ‘인욕생활’의 실천이다. 이번 ‘순례국제학술회의’는 여러모로 우리에게 좋은 것과 나쁜 점을 많이 지적했다. 산사순례를 다니면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환경보호이다. 사찰은 문화재의 보고(寶庫)이기 때문에 나뭇가지 하나 돌 하나라도 손대면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이렇듯 우리는 변화를 모색하고 연구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젠 ‘108산사순례기도회’를 바라보는 사회적 여론과 시선은 남다르다.

우리는 그 횡보의 중간지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살면서 인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바세계에 사는 범부들은 저마다 짧은 자신의 생각으로 세상사를 살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마찰과 충돌 그리고 다툼이 생긴다. 우리가 산사순례를 하는 것도 이러한 모욕과 고통, 번뇌를 이기고 생활 속에서 흩트리지 않고 자기의 본래면목을 밝히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말로는 쉬우나 지극히 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성지 순례’를 통해 이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산사순례’를 하다가 보면 세상이 주는 고통스럽고 때론 슬프고 즐겁고 기쁜 일 조차도 스스로 감정을 다스려 아주 평온한 마음을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이 ‘해탈’이고 ‘성불’이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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