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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산사 기도 이야기] 순례는 생활 속 심신 행복 찾는 수행의 장

기자명 법보신문

‘성지순례’는 하나의 신앙여행이다. 성지순례를 완수한 사람은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염라대왕의 약속도 있듯이 인도·티베트·일본 등 불교국가들은 ‘내생의 안락’을 발원하기 위해 순례를 나서며 이를 통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참회하고 청정한 세계에 들기 위함이다.

불교의 최대 장점은 ‘다생다사관(多生多死觀)’에 있다. 타종교는 한 번 태어나 죽으면 천당에 가거나 지옥에 가는 ‘일생이사관(一生二死觀)’인데 반해 인간은 단 한번태어나 죽는 게 아니라 자신이 쌓은 공덕에 의해 육도윤도를 하거나 다시 인간 세상에 태어난다는 데에 있다.

오늘날, 어떤 사람들은 사후(死後)세계를 믿지 않는다. 사람에게 이러한 내생(來生)관이 없다면, 한생을 제멋대로 살다가 죽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생을 믿는 사람은 두려움 때문에 결코 죄를 짓지 못한다. 그래서 불교는 생과 사가 다르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사후세계가 없다면, 인간 또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없다. 내가 없는 세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남을 위한 자비심도 생기지 않고 오직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지도 모른다. 이러한 세상은 한마디로 말해 황폐한 삶만 존재할 뿐이다. 불치병에 걸린 사람이 사후에도 또 다른 세상이 자신에게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면 비록, 죽음이 두려울지라도 마음만은 평온할 것이다.

이처럼 불교에서의 생사 문제는 인간 생명의 시작과 끝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다. 때문에 우리는 순례를 통해 ‘생(生)’이란 무엇인가를 돌이켜 보게 되는 계기가 마련된다. 여기에 성지순례의 목적이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성지순례는 ‘육신과 마음’을 청정의 세계로 이끈다. 인간의 몸은 ‘육신과 정신’ 그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육신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근(六根)과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의 오온(五蘊), ‘지수화풍(地水火風)’의 사대(四大)로 이루어져 있으나 그 몸의 주인은 바로 ‘마음’이다.

순례의 의미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 시련을 주어 ‘마음’을 닦는 데에 있다. 성지순례 그 자체가 자신의 존재적 가치에 대한 되물음이며 성지는 곧 수행의 장소이기 때문에 인생의 행복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미래에 다가오는 죽음의 문제에 보다 초연해질 수 있는 마음을 다지게 하는 시간을 준다. 이 점이 많은 사람들이 비록 고난의 여정이라 할지라도 순례를 나서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순례 날이 되면 회원들은 부처님의 가피를 입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한다. 평소에는 몸이 좋지 않다가도 순례 날이 가까이 오면 높았던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온다든지 때론 피곤했던 몸이 좋아진다고 한다. 심지어 108산사순례 회향의지 때문인지 아무리 바쁜 일도 자연스럽게 뒤로 미루어지는 일이 다반사라고 한다. 회원들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기쁨이 저절로 일어나지만 동시에 책임감도 막중하다.

순례에 참석하는 분들의 평균 연령은 50대인데 최근에는 30-40대의 젊은 층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는 성지 순례가 단순히 신앙의 여행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의 정신적, 육체적 행복을 느끼기 위한 순례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주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108산사순례는 ‘바른 마음 자비실천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그 목적으로 다음과 같은 10대원을 세웠다. ‘첫째, 삼보님을 믿고 찬탄 공경합니다. 둘째, 모든 중생들에게 널리 베풉니다. 셋째, 이웃에게 칭찬의 말만 합니다. 넷째, 생활하며 지은 잘못을 참회합니다. 다섯째, 다른 사람의 공덕을 함께 기뻐합니다. 여섯째,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합니다. 일곱째, 이웃들에게 거스르지 않는 행동을 합니다. 여덟째, 정법을 따르고 삿된 행을 하지 않습니다. 아홉째, 대중의 뜻에 따르고 화합합니다. 열 번째, 모든 수행의 공덕을 중생과 깨달음의 길로 돌립니다.’ 이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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