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 취지-2

기자명 법보신문

난해한 술어 때문에 불교는 큰 손실
인습적 전문용어 잔재 고집 말아야

나무아미타불의 의미는 당연히 종학을 하는 사람이 취급할 만한 것이고, 또 실제로 많은 저술이 출판되었지만, 애석하게도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세상의 보통사람들에게 친밀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하나는 번잡한 교학에 기울어진 경우가 많고, 다른 하나는 난해한 술어가 굉장히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첫째, 종문(宗門)의 사람, 특히 학식이 있는 승려가 쓴 것을 보면 서술하고 있는 진리가 교학에 깊이 천착(穿鑿)함에 따라, 지나치게 전문화되어 문외한에게는 소원한 느낌을 일으키기 쉽다. 게다가 지엽적인 문제를 세밀하게 다루다 보면 자칫 본질적인 것을 간과하기 쉽다. 오히려 학문을 위한 종론(宗論)이 되어서 살아있는 신앙과는 동떨어져 버린다. 종학은 그 자체로 훌륭한 존재 이유를 가진다 하더라도, 그것이 지식의 나열에 빠질 위험은 지극히 많은 것이다. 종종 특수한 전문가들에게나 관련되는 특수한 문제로 끝나기 쉽고, 그 번쇄한 종론이 젊은이들과 불교의 사이에 얼마나 깊은 골을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


또한 학문과는 별도로 포교를 위하여 평이함을 취지로 한 책이 많이 준비되고는 있지만, 그것은 대체로 설교풍(說敎風)으로 그 말하는 투가 대개는 감상적이고, 독단으로 기울어진 것이 많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지성에 호소하는 바가 적은 것이다. 도리어 경멸을 초래할 씨앗마저 뿌릴 우려가 있다.


둘째, 불교서적에 관한 난점은 한자에 의한 숙어(熟語)나 술어가 너무나도 많다는 점이다. 사용된 경문(經文)의 거의 모두가 한역(漢譯)이기 때문에, 한자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불교를 말한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긴 역사를 거치면서 수많은 특수용어가 생기게 되었다. 그러므로 교학에 정통하게 되면 술어를 풍부하게 알게 되므로, 그것을 과시하고자 하는 폐단마저 엿보인다. 배우지 않은 사람은 그것에 접근하는 일이 불가능하다. 지금의 학생들은 한학에 대한 소양이 부족하고, 근래에는 더욱이 한자의 사용을 제한하는 지경이므로 점점 더 불교책을 읽기 싫어하게 되었다.


원래부터 한자에 의한 표현은 대개 간결하고 동시에 함축이 있는 것이므로 그러한 장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전통적인 불교 술어의 어떤 것은 그 자신 특수한 울림이나 맛을 지니고 있어서, 종교적 진리의 내용을 더욱 심화하는 경우가 있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한다. 이미 알기 어려운 술어가 많이 나타나면, 독자에게는 권태로운 마음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용어는 전적으로 불가사의해서, 오히려 생소한 느낌을 일으키게 할 것임에 틀림없다. 낱낱이 사전을 찾지 않으면 안되는 번쇄함은 독서의 의욕을 감퇴시킨다.


예를 들면 의보(依報)와 정보(正報)라든가, “화토(化土)에 둘이 있는데, 하나는 의성(疑城胎宮)이고 다른 하나는 해만변지(懈慢地)다” 등으로 쓰여져 있을 때, 일반의 젊은 독자들은 무슨 말인가 전혀 통하지 않는 것이다. 가령 사전이나 해설에 의지한다고 하더라도, 왜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으면 진리를 전할 수 없는 것인지 오히려 반감조차 일으키게 될 것이다.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죽은 말에 지나지 않고, 이러한 말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얼마 안 되는 종문의 사람들뿐 일 것이다.


▲야네기 무네요시
어찌하여 그러한 말을 사용하여 왕생의 문제를 논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가. 좀 더 신선하고 쉬우면서도 명료한 표현이 생겨도 좋을 것이다. 이제까지의 불교 책에는 너무나도 지나치게 인습적(因襲的)인 전문용어의 잔재가 달라붙어 있다. 난해한 용어 때문에 불교가 얼마나 큰 손실을 입고 있는지 모른다.


일본불교사연구소 번역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