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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보살 10대행원 지침으로 결사 동참도

기자명 법보신문

인간의 삶을 두고 곧잘 세인(世人)들은 길에 비유한다. 길 위에는 수많은 고난과 고통들이 도사리고 있고 때로는 향기가 가득한 길도 있다. 그렇듯 인생은 고통만 있는 게 아니라 행복도 있다. 이것이 인간의 삶이고 인생이다. 지금 자신이 힘들다고 해서 미래를 포기해서도 안 되며 지금 자신이 행복하다고 해서 안위(安慰)해서도 안 된다. 항상 부처님의 마음과 미소로서 세상을 겸손하게 산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대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이름을 밝히지 않는 한 불자로부터 ‘108산사순례 환영 발원문’을 받았다. 지극정성이 담긴 그 편지에는 ‘108산사순례 불자님들이 가시는 곳마다 향풍(香風)이 불어 불법(佛法)향기가 가득하여 악심은 흔적 없이 녹여버리고 발보리심 하여 영원히 꺼지지 않는 마음의 등불 밝혀 영원히 시들지 않는 법련화(法蓮花) 피우며 영원히 향기가 나는 향을 피우기를 발원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참으로 고맙고 고마우신 말씀이셨다.


만약 우리 108산사순례 회원들 모두가 이와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다면, 비록 우리 앞에 크나큰 고통과 고난이 있더라도 능히 108산사순례를 회향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한 불자님의 가슴 뭉클한 발원문은 비단 그 분만의 뜻이 아닐 것이다. 이것은 우리회원들 모두의 마음속에 담긴 간절한 발원임이 틀림없다.


지난 제 53차 안성 칠장사 순례는 구제역으로 인해 두 번의 연기 끝에 이루어진 것이고 올해 들어 첫 순례여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법회 중 이틀간 일심광명 일원상(一圓相)무지개가 하늘에 펼쳐져 올해 순례의 서두를 장식해 주었다.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칠장사는 국보· 보물·지방문화재 13점이 있는 전통사찰로서 고려 초 혜소(慧炤)국사가 머물면서 홍제관(弘濟館)을 짓고 수도처로 삼은 곳으로 오늘날 기도 발원지로 유명하다. 어느 날 7명의 악인(惡人)이 청해국사의 신묘한 도력에 이끌려 설법을 청했다가 국사가 오히려 이들을 교화 득도의 경지에 이르게 하여 일곱 현인(賢人)이 탄생하였다고 한다. 그 뒤 산 이름을 칠현산(七賢山)이라고 고쳐 부르고 칠장사(漆長寺)를 칠장사(七長寺)로 개칭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칠장사의 유래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국보인 ‘5불회 괘불탱화’와 보물인 ‘3불회 괘불탱화’가 칠장사에 있게 된 것도 조선왕조의 찬탈과정의 소산(所産)이다. 조선인조 1년 서인(西人)일파가 광해군 및 대불파(大北派)를 몰아내고 능양군을 왕으로 옹립한 인조반정 뒤 인목대비가 억울하게 죽은 친정아버지와 아들 영창대군을 위해 원찰을 삼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 때 하사하신 것이 바로 ‘5불회 괘불탱화’이다. 회원들은 이 전통문화가 서린 이곳에서 법회를 하며 올 한해의 서원과 안녕을 빌었다.


법회 중에는 칠장사 주지 스님과 더불어 산사순례기도회는 ‘민족문화수호 5대결사 동참발원문’을 결의했다. 선조들이 물려준 아름다운 민족문화를 수호하는 데 앞장서 ‘수행결사, 문화결사, 생명결사, 나눔결사, 평화결사’를 펴 부처님의 정법을 수호하고 널리 펴는 데 동참했다. 이것은 사회통합을 향한 108산사순례 회원들의 의미 깊은 결의였다.


원래부터 산사순례 회원들은 ‘바른 마음·자비 실천·아름다운 세상’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화엄경 보현행원품’에 나오는 ‘보현보살 10대 행원’을 생활화하는 실천지침을 가지고 있었다. 이 실천지침을 마음속에 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법(法)삼아 우리 회원들은 매일 스스로의 생활을 점검하고 실천 여부를 참회한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번 ‘민족문화수호 5대 결사’ 도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선묵 혜자 스님
인간 본연(本然)의 심성(心性)은 본디 맑다. 그러나 세상을 살면서 그 속에 탐진치 삼독(三毒)이 들면 심성은 탁해 진다. 우리는 진흙 속에서 향기로운 연꽃이 피어나듯이 그 본디 맑은 인간의 심성을 되찾기 매달 산사순례를 나선다. 올 한해도 산사순례가 아무런 탈 없이 순조롭게 회향될 수 있기를 부처님께 기도드린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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