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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한 기도에는 부처님 가피 따른다

기자명 법보신문

어느 날,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 한 분이 내게 참으로 귀중한 사연을 편지로 보내왔다. 그 보살은 그동안 빠짐없이 ‘108산사순례’를 다니며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했다고 한다.


기도 덕분인지 낙산사 관세음보살님이 바라보이는 가까운 곳에서 남편이 큰 공사를 수주했다는 이야기였다. 더 놀라운 것은 아들이 군에 입대하는 친구와 함께 양양 경포대 바닷가에서 놀다가 아들친구가 그만 파도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 중환실에서 며칠간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사경을 헤매었다고 한다. 그런데 자신의 아들은 팔에 끼고 있던 단주가 빠져 그 단주를 줍기 위해 뛰쳐나오는 바람에 무사했다고 한다. 아들의 친구는 다행히 서울 아산병원의 중환자실에 있다가 지금은 통원치료중이라는 이야기였다. 그 보살은 작년 108산사순례기도회 순례지인 낙산사에서 열심히 기도를 했는데 부처님의 가피가 자신에게 온 것을 정말 피부로 느꼈다는 것이다. 그 보살의 사연은 또다시 이렇게 이어졌다.


“우리나라 가장 좋은 곳에 위치한 108산사에 ‘순례’라는 인연의 길을 맺어 주신 스님, 많은 중생들에게 공덕을 짓게 해주시는 길로 인도해 주신 스님, 마치 친정엄마가 소중한 물건을 딸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듯 염주를 나누어 주시던 스님, 108산사순례를 마치고 길에서 손을 흔들어 주시던 스님은 마치 시집간 딸을 배웅하는 어머니 같은 모습이어서 가끔 코끝이 찡한 날도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부모은중경’을 소리 내어 염불하실 때는 모든 보살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어머니’라는 이름이 가슴에 닿기만 해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없듯이 그날 스님의 법문은 참으로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나는 이 편지를 읽고서 참으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오천여명의 회원들을 이끌고 산가오지에 있는 사찰을 순례하는 것은 사실,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다. 그러나 나 자신도 모르게 이런 편지를 받을 때마다 알게 모르게 힘이 절로 솟는다. 이럴 때마다 108산사순례는 나 혼자만의 성지순례가 아니라 회원모두의 순례임을 새삼 느낀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이 있다. 이 속담이 불교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 말은 곧 불변의 진리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인 인과설에서 나온 말씀이다. 이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열심히 씨를 뿌려야 알찬 열매가 맺어 지듯 이 보살님은 지극한 진심으로 부처님께 기도를 올리고 그로 인해 가피를 얻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전에 보면 ‘인생난득 불법난봉’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기가 어렵고 사람의 몸으로 태어났어도 부처님의 법을 만나기는 더욱 어렵다’는 말씀이다. 부처님을 만나고 법을 만난 것은 이 세상 무엇보다도 지중한 인연이다. 그 보살은 그 인연으로 인해 큰 가피를 받은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한생에 사람으로 태어나 불법을 만나고 더구나 ‘108산사순례’를 위해 무려 9년간을 함께 하는 것은 지극한 인연 때문이다. 나이가 50~60대 회원들에게 있어서는 남은 생의 절반을 함께하는 길이다. 이 얼마나 귀중한 날들인가. 인연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수천 수억 겁을 그쳐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을 만나러 가는 ‘산사순례’는 예사로운 길이 아니다. 그런 날에 어찌 기도를 게을리 할 수 있겠는가.


삼법인(三法印)에 보면 모든 것은 변한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이 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오래 살 것으로 착각한다. 부자는 영원히 부자일 것으로 생각하고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다. 그러나 모든 것은 변한다. 가난한 사람도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고 부자는 현재의 자신을 안주하다보면 몰락할 수도 있다. 명예도 그렇다.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다’는 진리이다. 이러한 세상의 진리를 깨닫게 되면 자연스럽게 바른 길로 나아갈 수가 있다.

 

▲ 선묵 혜자 스님

우리가 부처님의 법을 깨닫고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올리다 보면 우리가 가진 어려움도 모두 해소되고 큰 복을 받을 것이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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