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은 일본 불교학의 아류?

  • 기고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올해 불교학계의 가장 굵직한 행사의 하나였던 ‘한일 공동 인도학불교학 학술대회’가 막을 내리면서 그 성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측에서는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를 국내에서 유치함으로써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됐으며, 세계 불교학의 흐름도 알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비판은 이번 행사가 일본의 학술대회 장소를 단지 한국으로 옮겨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부 학자들의 비판이 아니더라도 이번 행사는 한·일 두나라의 공동 개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 쪽의 입장이 고려되지 않은 점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비록 한일 공동학술대회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일본’ 인도학불교학회 제 53회 학술대회라는 타이틀로 진행됐다. 아무리 일본 인도학불교학회가 가입회원만도 2500여 명에 이르고 양적·질적으로도 그 권위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학회라지만 양측이 공동으로 개최한다면 첫 회라고 하든 아니면 차라리 명시하지 않았어야 했다. 또 한국불교를 주제로 50여 명이 발표를 했지만 이날 학술발표회장에서는 일본 학자는 물론 대다수 한국학자들조차도 일본말로 발표하고 토론했다.

일본 학자가 300여 명이고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한국학자들도 일본말에 능숙했던 까닭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발표하는 곳이 한국이고 공동개최를 했다면, 일본어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감안해 1분과에 한 사람이라도 통역을 두어 이해를 돕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 처사였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한국불교’라는 주제만 들어갔을 뿐 일본의 인도학불교학회가 일본에서 매년 개최하는 행사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일본의 기무라 기요타카 교수조차 “공동주최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게 일본에서 열던 학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굳이 이번 대회의 의의에 대해 평가절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불교학의 일본 의존도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이재형 기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