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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염불-1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에 대해 생각은 신심 키우는 힘
대승 확산됨에 따라 염불신앙도 확립

석존이 돌아가신 이후 제자(弟子)들은 추억에 잠겨 슬퍼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나마 기억속에서이다. 그를 그리는 마음으로 나날을 보내고 맞았음에 틀림없다. 꿈에서도 그 온화한 얼굴을 보았을 것이다. 그 음성도 접했을 것이다. 아니 꿈에서만이라도 재회할 수 있었으니 얼마나 기뻤을까.


그러나 시간은 머무르지 않고 흘러간다. 이윽고 제자들도 추억의 사람들이 되어 갔다. 제자의 제자들도 마찬가지로, 추억 속의 사람들이 되어 갔다. 그러나 그렇게 이어지는 제자들에게는 석존을 깊이 생각해보는 것은 신심을 깊게 하고 간직하는 최상의 방법이었다.


부처님에 대해 이어지는 생각이야말로 그들의 신앙과 사상을 키우는 힘이었다. 그것은 사모이자 동경이었다. 이윽고 부처님에 대한 생각은 사색이 되고, 예지가 되며, 또 선정이 되었다. 육신의 부처님은 엷어져가도, 법의 마음은 짙어져 갔다. 이리하여 부처님을 염(念)하는 것에서, 깊은 행(行)을 보았다. 염불이 이윽고 가르침이 되는 바로 그 순간이 왔다.


경전이 소승에서 대승으로 나아감에 따라, 염불은 점점 높은 지위를 차지했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하나의 흐름이 되어, 어느 사이엔가 염불의 법문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그 흐름을 더듬어 보면, 인도의 마명(馬鳴), 용수(龍樹), 세친(世親)이 있었으며, 당나라에서는 담란(曇鸞, 476~542), 도작(道綽, 562~645), 선도(善導, 613~681)의 순서로 이어졌다.


일본에서는 구야(空也, 903~972), 겐신(源信, 942~1017), 료닌(良忍, 1072~1131)으로 이어진다. 이 흐름이 일어나자 석가모니불의 자비가 법체로서 형상화되어 새롭게 아미타불로 명명되었다. 이 이름은 영겁의 빛을 의미한다. 자비의 빛에 굶주린 고뇌에 찬 인간은, 정토에 계신다는 이 아미타불을 사모하여, 그의 이름을 읊조렸다. 이렇게 해서 염불은 아미타불에게 집중하게 되었다.


염불문은 거의 모두 그 본존으로 아미타여래를 모신다. 이윽고 이 여래의 이름이 경전에 자주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마침내는 이 여래만을 다루는 경전이 여러 가지로 등장하였다. 이런 경전이 일본에 전해진 것은 먼 옛날이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서방정토를 사모하는 경향은 특히 헤이안(平安) 시대의 귀족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우지(宇治)의 평등원(平等院), 오하라(大原)의 삼천원(三千院)등은, 모두 아미타불을 모시며 서방정토를 동경했던 당시를 알 수 있게 하는 유적이다.

 

그러나 염불종은 처음에는 아직 종속적인 종파(寓宗)였다. 다른 종파에 신세를 지며 행해져, 독립된 한 종파가 되기에는 아직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 천태종에서 행해진 염불의 경우가 그 때의 사정을 잘 말해주고 있다.


▲야나기 무네요시
다 아는 바와 같이, 히에이잔(比叡山)은 천태종의 본산으로서 성지인데, 거기에는 상행삼매당(常行三昧)이 만들어져, 아미타불을 본존으로 모시고 주야로 끊임없이 염불이 행해졌다. 호넨도, 신란도, 일찍이 이 아미타당과 적지 않은 인연이 있었다.
 

일본불교사연구소 번역


*마명: ‘대승기신론’의 저자. ‘대승기신론’에서 염불의 길을 설했다.

*용수: ‘십주비바사론’의 저자. ‘십주비바사론’에서 염불이 이행도(易行道)임을 밝혔다.

*세친: ‘무량수경’에 대한 주석서 ‘무량수경우파제사’(=‘정토론’)를 지었다. 정토진종에서는 세친이라 하지 않고 천친(天親)이라고 한다. 유식사상가와 구별하기 위해서이다.

*담란: 불교를 자력교와 타력교의 둘로 나누고, 정토교는 타력이라 하였다.

*도작: 담란의 영향을 받았으며, 불교를 성도문과 정토문의 둘로 나누는 교판을 세웠다.

*선도: ‘관무량수경소’ 4권을 지었다. 일본불교 정토종의 개조 호넨(法然)은 선도에 의지하여 오직 염불만 하라는 전수염불의 사상을 확립하였다.

*구야: 시정에서 민중들에게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넓힌 스님으로서, 일본에서 춤염불의 창시자이다.

*겐신: 지옥과 극락의 세계를 잘 묘사한 ‘왕생요집’의 저자로서, 가마쿠라 신불교의 정토신앙을 낳는 데 큰 이바지를 하였다.

*료닌: “한 사람이 염불하면 모든 사람이 염불한 것이 된다”는 융통염불종의 개조.

*상행삼매당: 줄여서 상행당이라고도 한다. 상행삼매란 천태종에서 90일 동안, 항상 아미타불의 상 주위를 걸으며 아미타불의 명호를 외우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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