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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불연세속시명출가

기자명 법보신문

수행자에 재물·여색은
독사보다 무섭다 경계
출가자 진정한 출가는
보리심내서 하는 수행 


원문: 離心中愛를 是名沙門이요 不戀世俗을 是名出家이네 (초발심자경문 발심수행장)

번역: 마음속의 애욕을 여의는 사람을 사문이라 이름하고, 세속의 일을 그리워하며 집착하지 아니함을 출가라고 말하네.

 

이 글은 ‘초발심자경문’ 가운데 원효대사의 ‘발심수행장’에 나오는 출가 사문과 출가에 대한 정의이다.


‘초발심자경문’은 출가한 사미승이 처음 배우는 글이다. 처음 발심하여 출가한 스님에게 세속의 애욕을 끊고 열심히 수행정진할 것을 스스로 깨닫도록 일깨우는 세 편의 글을 모은 책이다. 고려 보조국사 지눌스님의 ‘계초심학인문’, 신라 원효스님의 ‘발심수행장’ 그리고 고려말기 야운스님의 ‘자경문’이다.


‘초발심자경문’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고승 세 분이 쓴 글로 명문이다. 중국에서 출가 수행승을 위하여 편집된 ‘치문경훈’과 더불어 강원의 이력교과과정(履歷敎科課程) 가운데 사미과에서 공부하는 교과서이다.


세상의 인연과 욕망을 끊고 출가 수행자가 되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모든 것을 버릴 줄 아는 대장부의 기개를 가진 사람이 부처가 깨달은 진리를 구하겠다는 보리심을 일으켜서 발심 출가한 것이다. 출가는 위대한 포기이다. 세상의 욕망으로부터 떠남이다. 출리(出離)이다.


부모형제로부터 떠나는 출가(出家)요, 욕망으로부터 떠나는 이욕(離欲)이요, 형상과 물질의 집착으로부터 떠나는 이상(離相)이다. 그러면 이욕불(離欲佛)과 이상불(離相佛)이다.


세상 사람들이 구하는 가치 기준은 재물과 미인과 명예이다.


출가 사문은 이것으로부터 멀리 벗어나 또 다른 삶의 가치를 제시하는 여래의 사도(使徒)요 진량(津梁)이다. 이것을 버림으로써 재가신도에게 신행의 귀의처가 되어 삼보의 귀경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수행자에게 재물과 여색의 재앙은 독사보다도 무섭다고 경계하였다. 그것은 썩음이요, 사망에 이르는 길이다.


원효대사는 “출가 수행자가 비단옷을 입는 것은 개가 코끼리 가죽을 입는 것과 같고, 도를 닦는 사람이 연인을 그리워하는 것은 고슴도치가 쥐구멍으로 들어가 빠져나오지 못함과 같다.” 하였다.


중국 조동종의 종조인 동산 양개(洞山良价)선사가 출가하면서 어머니에게 올리는 편지글은 불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감동시킨다.


“한없는 부모의 은혜를 갚고자 할진대 출가의 공덕만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 삶과 죽음으로 이어지는 애정의 물줄기를 끊고, 번뇌로 가득 찬 고통의 바다를 뛰어넘음으로써 부모의 은혜에 보답할 것입니다.(…) 한 아들이 출가하면 구족(九族)이 천상에 태어난다고 했으니 소자 양개는 금생의 몸과 생명을 버릴 때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맹세코 반야의 지혜를 밝힐 것을 맹세하옵니다.”


같은 돌이라도 쪼아서 불상을 만들면 신행의 대상이 된다. 삭발염의하고 출가위승이 되어 참답게 수행하면 승보(僧寶)가 된다. 출가자는 온갖 그릇된 견해를 멀리하고, 마군을 항복시킨다. 지혜의 눈을 밝게 하여, 사람들의 복전(福田)이 된다.

 

▲김형중 법사

3월19일(음 2월8일)이 출가재일이다. 출가재일을 맞아 출가 스님들의 공덕을 찬탄하고 귀경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유마경’에서는 “최상의 깨달음에 대한 마음을 내면 이것이 곧 출가이다.”라고 하였다. 진정한 출가는 보리심(菩提心)을 내서 수행하는 것이다.


김형중 동대부중 교감·문학박사 ililsihoil10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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