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운길산 수종사 일원이 명승으로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에 위치한 ‘남양주 운길산 수종사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1월8일 밝혔다.
수종사는 그동안 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사찰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곳에서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두물머리 하천경관을 바라볼 수 있으며, 운길산 정상에서는 한강은 물론 서울 북동쪽지역 산지경관을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두물머리는 금강산의 정기를 받은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검룡소(儉龍沼)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정기가 합쳐지는 장소로 사계절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이 아름답다. 특히 이 일원은 계절에 따라 신록·녹음·단풍·설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시간과 날씨에 따라 일출·일몰·운무 등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경관가치가 큰 곳으로 평가받았다.
이 때문에 수종사는 오랜 세월 스님들은 물론 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조선초기 학자 서거정(1420~1488)은 이곳을 방문해 ‘동방에서 제일의 전망을 가진 사찰’이라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또 인근에 생가가 있었던 정약용(1762∼1836)은 일생을 통해 수종사에서 지낸 즐거움을 ‘군자유삼락(君子有三樂)’에 비교할 만큼 즐겨 찾기도 했다. 또 초의선사(1786~1866)가 정약용을 찾아와 한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차를 마신 장소로서 차 문화와도 깊은 인연이 있는 곳이다.
이외에도 많은 시인묵객들이 수종사의 풍광을 시·서·화로 남겼다. 특히 겸재 정선(1676~1759)의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 중 독백탄(獨栢灘)이 현재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의 모습과 현재의 운길산, 수종사의 경관을 잘 보여주는 고서화이다. 또 조선후기 문인화가 정수영(1743~1831)이 한강과 임진강을 여행하며 그린 한임강명승도권(漢臨江名勝圖券) 중 수종사에서 내려다보는 경기도 광주시 미호 전경(현 광주시 남종면)도 그 시대의 명승지 경관을 잘 보여준다.
문화재청은 “전망 지점으로서의 가치, 수종사 주변과 뒷산인 운길산의 자연경관적 가치, 고서화에 나타난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해 일원을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며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각계의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명승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