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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지눌 선, 정통 간화선 맞나

  • 교학
  • 입력 2014.10.09 14:53
  • 수정 2014.10.1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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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사상연구원 학술대회
10월18일, 서울 법련사
임제선과 보조선 비교
법통론·종조론 등도 다뤄

한국 선의 이정표를 제시했던 보조국사 지눌(1158~1210) 스님의 선사상이 여말선초에 끼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특히 고려 중기에 자생한 보조선(普照禪)이 고려후기에 다시 들어온 임제선과 같은지 다른지를 고찰하는가 하면, 조선후기 본격화된 법통설의 타당성 여부도 꼼꼼히 따져본다.

보조사상연구원(원장 법산 스님)은 10월18일 오전 10시~오후 5시 서울 법련사 대웅보전에서 ‘여말선초 보조선의 분화와 확산’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지눌 스님에 의해 제시된 선풍이 여말선초에 어떻게 이어졌는가를 조명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흥미로운 주제들이 여럿 선보인다. 고영섭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는 ‘한국 간화선의 정통성 문제’라는 논문발표를 통해 보조선과 임제선이 다르지 않음을 명확히 한다. 고 교수는 임제선이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의 기치로 주인공을 강조해온 선사상이듯 보조선 역시 고려중기의 주인공으로서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나라”는 마음의 토대 혹은 사유의 입각지로서의 주체성을 강조한 선사상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법통과 법맥의 주도권 장악이라는 정치사적인 맥락에서 보지 않는다면 한국의 간화선은 ‘보조선이자 임제선’이라고 할 수 있음을 이날 구명할 예정이다.

오경후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여말선초 보조선의 법통과 법맥’이란 논문을 통해 현재까지 진행 중인 법통과 종조문제는 청허 휴정의 제자들이 고려말 조선초의 불교사를 임의대로 재구성한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오 교수는 이어 그 과정에서 보조 지눌과 나옹 혜근의 위상과 가치가 평가절하 됐으며, 맹목적인 법통확립의 재구성은 동시대에 의문과 부작용이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오 교수는 법통문제를 진짜냐 거짓말이냐 하는 측면에서만 평가하고 단정할 게 아니라 숭유억불의 힘겨운 시기를 극복하고 재건해야 했던 이들의 소명감과 시대의식을 인식해야 할 것을 강조한다.

신규탁 연세대 교수는 ‘불교 이해에 나타나는 보조의 모순과 종합성-염불사상을 중심으로’라는 발표를 통해 지눌 스님의 정토사상에 대해 고찰한다. 지눌 스님 저술에는 염불선에 대한 수용과 폄하가 동시에 나타나는 탓에 염불선은 뒷사람에 의해 삽입됐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기존 견해와 달리 신 교수는 지눌 스님의 철학태도를 ‘모순과 노출의 종합’이라는 입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시도한다.
 

박해당(서울과기대) 박사는 ‘여말선초 거사들의 보조선 인식과 계승’이란 발표에서 고려말 조선초에 활동했던 거사들이 보조선을 어떻게 인식하고 계승했는지를 조명한다. 박 박사는 이를 통해 여말선초에는 불교적인 입장에서 거사라고 할 만한 사람이 매우 드물었고, 이들 거사의 글에서도 ‘보조선’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가 없었음을 강조한다. 따라서 고려말 조선초 거사들에게는 보조선 자체에 대한 인식이 없었고, 당연히 계승의 문제 또한 성립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펼친다.

이날 토론자로는 최연식(동국대), 김경집(위덕대), 변희욱(서울대), 박재현(동명대) 박사가 참여하며, 총평은 강건기 전북대 명예교수가 맡는다.

보조사상연구원장 법산 스님은 “지눌 스님의 입적 이후 수선사를 중심으로 그 분의 선사상을 계승하고 확산하는 사업이 지속됐으나 고려후기에 임제선이 전래되면서 보조선은 상대적으로 그 빛이 가려져왔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여말선초 선사상의 흐름과 쟁점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265호 / 2014년 10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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