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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불명 후 마비증세 시달리다 폐렴까지

  • 교계
  • 입력 2014.12.08 14:51
  • 수정 2015.02.0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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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화계사 이주민돕기 캠페인

▲ 병원에서조차 포기했던 남편은 고마씨의 헌신적인 간호로 한달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현재 남편은 몸을 움직일 수는 없지만 눈 깜박임으로 의사를 표현할 정도다.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은 네팔인 고마(Goma, 24)씨는 귀를 의심했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고마씨의 남편 세랍(Sherab Hoser Gurung, 28)씨가 의식불명 상태라고 말했다. 온갖 무서운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뒤엉켰다. 빨리 남편에게 달려가려면 정신을 차려야 했다. 하지만 가쁘게 몰아쉬는 숨과 떨리는 손을 멈출 수 없었다.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세랍씨
일본뇌염으로 쓰러져 혼수상태
부인이 간병하며 호전됐지만
하루 20만원 병원비에 한숨만

집을 출발한지 하루 반이 넘어서야 남편을 만날 수 있었다. 남편은 혼수상태로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었다. 그때서야 남편이 무슨 병으로 쓰러졌는지도 모른 채 비행기를 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병원 측은 일본뇌염이라고 진단했다. 남편 회사 동료는 그가 9월25일 공장에서 두통을 호소하다 고열로 쓰러졌다고 했다. 열은 내리지 않았고 급하게 병원으로 옮겼지만 혼수상태에 빠졌다. 3년 만에 만난 남편은 고마씨가 곁에 있는지도 모른 채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병원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고마씨는 남편의 손을 잡고 엉엉 울었다.

남편은 2011년 돈을 벌기위해 홀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인천 지역 농장에서 1년을 일하다 돈을 더 벌고자 경상북도 고령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예쁘게 커가는 딸을 생각하며 월급 대부분을 네팔로 보내왔다. 고마씨와 남편은 일주일에 2~3회씩 전화 통화를 하며 그리움을 달랬다. 말은 잘 못하지만 딸 아이의 웃음 소리를 들으며 남편은 힘을 냈다. 세 가족은 네팔에서 행복하게 살날만을 기약하며 열심히 살았다.

한때 병원에서조차 포기했던 남편은 고마씨의 헌신적인 간호로 한달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몸을 움직일 수는 없지만 눈 깜박임으로 의사를 표현할 정도로 상태도 호전됐다. 여전히 기도에 삽입한 관으로 호흡하고 있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에 고마씨는 남편이 곧 완쾌되리라는 희망을 갖는다.

이야기를 나누던 고마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남편이 최근 폐렴 증세를 보인 것이다. 병원비가 부담스러워 네팔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폐렴 상태로는 비행기를 탈 수도 없다. 네팔까지 함께 갈 의료진 비용과 의료장비 대여도 걸림돌이다. 하루 20만원이 넘는 병원비가 한 달 넘게 쌓여만 간다.

고마씨는 식사시간 몸이 반쪽이 된 남편을 지켜보는 게 가장 힘들다. 현재 남편은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어 포도당으로 몸을 유지할 뿐이다. 모금계좌 농협 032-01-183035 (주)법보신문사02)725-7014

대구=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273호 / 2014년 12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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