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예술·건축적 가치 커
팔부신중 조각기법도 탁월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이 1월20일 역사적, 예술적, 건축적 가치가 크다고 인정된 경주 남산 창림사지 삼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석탑이 위치한 창림사지는 그간 조사된 탑지와 건물지로 볼 때 통일신라시대 사찰로 추정된다. 2012년 2월에 (재)불교문화재연구소가 사찰문화재 일제조사 사업 진행과정 중 용주사 효행박물관에서 추사 김정희(1786~1856)의 모사본으로만 전해져오던 창림사지 삼층석탑 무구정탑원기(無垢淨塔願記)의 원본이 발견됐다. 비록 석탑 내부의 사리공이 무구정탑원기 크기보다 작아 이견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통일신라 46대 문성왕이 855년에 탑을 세웠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어 큰 관심을 모았다.
석탑은 2중 기단을 조성한 후 탑신부 3개 층을 얹은 전형적인 신라 3층 석탑의 양식을 지니고 있다. 특히 탑에 양각(揚角)된 팔부신중(八部神衆) 조각은 규모와 기법에서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며, 우리나라 석탑 중 팔부신중상이 조각된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국보 제16호), 구례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국보 제35호) 등과 비교해 기량 면에서 뒤지지 않는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석탑은 그간 파괴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가 1976년 결실된 부재를 보강해 복원됐다. 이 과정에서 2, 3층 탑신과 상층기단의 팔부신중상 4매, 기단 석재 일부가 신재로 교체되는 등 탑의 원형이 상당 부분 훼손됐지만 경주 남산에 자리한 석탑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화려하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경주 남산 창림사지 삼층석탑’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280호 / 2015년 1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