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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의혹 제기하면서 제대로 된 증거 제출 못해

  • 교계
  • 입력 2015.02.04 21:28
  • 수정 2015.02.05 11:16
  • 댓글 18

동국대 총동창회 비대위, 보광 스님 박사학위논문 도표만 비교대조해 표절 의혹

▲ 동국대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 이운영씨는 2월4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광 스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앞뒤자 맞지 않는 설명과 조사기관을 밝히지 않아 의구심을 샀다.

동국대 총장 후보 보광 스님의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던 동문 이운영씨가 이번에는 보광 스님이 박사학위 논문까지 표절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조사가 학자가 아닌 검색기술자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표절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조차 공신력이 있는지 확신하지 못해 무책임한 폭로라는 지적이다.

동국대 비상대책위 이운영 씨
“나는 잘 모르나 검색전문가 제보”
조사기관 공신력 질문에 “그분” 언급

보광 스님 “누구나 쓰는 정토학 도표”
“오랜 연구 노력 무참히 짓밟아” 반박

동국대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 이운영씨는 2월4일 기자회견에서 “보광 스님 박사학위 논문 표절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1989년 일본 교토 소재 불교대학서 받은 보광 스님의 박사학위 논문 ‘신라정토사상에 관한 연구’가 안계현 박사 논문 2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
 
보광 스님이 표절했다고 한 논문은 안계현 박사의 박사논문 ‘신라시대 정토왕생사상사 연구’(1974년)와 학술지 ‘불교학보1편’에 실린 ‘경흥의 미타정토왕생사상’(1962년)이다. 이씨는 총 17건의 사례 중 주로 도표를 도용하는 대량 표절이 나타났다고 했다. 또 박사학위 논문보다 앞선 시기인 일본어 학술지 ‘인도학불교학연구’에 발표한 자신의 논문이 그대로 옮겨졌다고 했다.

그러나 박사학위 논문에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했다더라”로 일관하며 공신력 입증은 어렵다는 발언으로 의구심을 샀다. 특히 자료를 제공했다는 기관마저 비밀로 부치며 “그 분” 표현을 쓰거나 “학자가 아닌 검색 전문가”로 밝혀 의문을 남겼다.

이날 이씨가 2월3일 의뢰한 조사기관으로부터 자료를 입수했다며 배포한 문서에는 A4 1장 분량의 글과 도표를 비교대조한 그림이 다수 포함됐다. 조사기관을 묻자 이씨는 “밝혀지면 조사에 지장이 생긴다”며 밝히지 않았다. 알 수 없는 기관서 나온 자료로는 공신력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그 분이 공신력 있냐 없냐는 말씀드리기 어렵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곧 “기관이 한 명이란 뜻인가” 되묻자 “여럿이겠죠. 기관이니까”라고 답한 뒤 “(본인이)의뢰한 기관을 모르냐”는 물음에 “공인 기관이 아니기에 표절 의혹 표현을 썼고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밝혀 달라는 것”이라며 “활자화된 인쇄물은 대조되면 끝”이라고 해명했다.

A4 1장 분량의 글을 읽어 내려간 이씨는 “연구윤리상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하며 전문가들 논평이라고 했다. 조사기관인지 비대위 주장인지를 질의하자 “(기관은)학문 전문가 아닌 검색해서 뽑아내는 검색대조 전문가다. 그 분들 의견이다. 그래서 의혹만 제기한다”며 답했다. 그럼에도 본문 없이는 표절 의혹 제기가 어렵다는 지적에는 “본문 설명을 위한 자료가 도표다. 이 자체로도 표절 논란 여지는 없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을 이어갔다.

도표가 정토학계에서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표인지 안 박사의 독창적 도표인지 확인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깊은 내용은 솔직히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말씀 못 한다”며 “안 박사가 다른 곳에서 인용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보광 스님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스님은 “박사학위 논문에 나오는 도표는 중국 선종 법맥도와 화엄법계도와 같이 정토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이라며 “오랜 노력 끝에 논문을 완성하고 일본의 저명학자들이 1년 간 심사한 박사학위논문까지 무참히 짓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 교수는 “이운영씨의 의혹 제기 중에 보광 스님이 이전에 발표했던 논문이 박사논문에 그대로 포함돼 있어 표절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박사학위 논문이 완성되는 과정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재직하는 대학에서도 박사학위논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대학생원들에게 외부 학회에서 적극 발표하고 평가받도록 하고 그것을 박사논문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다”며 “이는 일본학계의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국대 총동창회 기구인 동국대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는 보광 스님이 총장 후보 사퇴를 결정할 때까지 계속 표절 논문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 학자들에 대한 검토 한번 없이 검색대조 기관에 의존한 자료를 표절로 규정하고 언론에 공표해 특정후보를 흠집내기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총동창회도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282호 / 2015년 2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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