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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알리 원전으로 만난 숫타니파타

  • 출판
  • 입력 2015.03.02 16:35
  • 수정 2015.03.02 16:36
  • 댓글 1

‘빠알리 원전 번역 숫따니빠따’ / 일아 스님 옮김 / 불광출판사

▲ 빠알리 원전 번역 숫따니빠따’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법정 스님 번역본 절판 후
원문 충실한 첫 스님 번역
세계적으로 애독된 고전서
맑은 샘물 같은 지혜 얻어

소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로 널리 알려진 ‘숫타니파타’는 ‘법구경’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애독되는 고전이다. 부처님이 성도 후 전법활동을 펼친 초창기에 제자들과 다양한 주제를 놓고 문답을 나눈 내용이 실려 있다. 따라서 죽음, 늙음, 자유, 욕망, 깨달음 등 부처님의 전법 초창기 육성을 접할 수 있는 경전이기도 하다. 당시 부처님이 정각을 이뤘다는 소문을 전해들은 많은 수행자들이 부처님을 찾아 그동안의 수행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풀지 못한 의문 보따리를 풀었다. 그들은 폭력, 서두름, 죽음, 늙음, 자유 등에 대한 의혹들을 하나하나 내 놓았고 부처님은 그 누구의 질문에도 친절하게 응답했다.

“믿음은 씨앗이며, 고행은 비이며, 지혜는 나의 멍에와 쟁기입니다. 부끄러움은 쟁기의 자루이며, 마음은 멍에의 끈이며, 마음챙김은 나의 보습과 (소몰이)막대입니다. 몸을 절제하고, 말을 절제하고, 배에 맞게 음식을 절제하고, 진리를 잡초 제거의 도구로 삼고, 온화함은 (멍에를)벗음입니다.”

“출생에 의해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오. 출생에 의해 브라흐만이 되는 것도 아니오. 행위에 의해 천한 사람이 되고, 행위에 의해 브라흐만이 되는 것이오.”

“거칠고, 잔혹하고, 등 뒤에서 욕하고, 친구를 배신하고, 자비가 없고, 교만하고, 인색해서 어떤 누구에게도 베풀지 않는 사람들, 이것이 비린 것이지 육식이 비린 것이 아니다.”

“알맞은 때에 음식과 옷을 얻고 만족을 위해 (알맞은)분량을 알아야 한다. 이런 것들 속에서 자신을 지키고, 마을에서는 조심스레 행동하고, 감정을 상하게 하더라도 거친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물방울이 연잎에 묻지 않듯이, 물이 연꽃을 더럽히지 않듯이, 그처럼 성자는 본 것, 들은 것, 생각한 것에 더럽혀지지 않는다.”

이렇듯 부처님은 수행자들의 의혹에 일일이 답하며 기존 사고방식의 체계를 바꾸는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여기서 지혜를 얻고 나아갈 바에 눈을 뜬 수행자들은 곧바로 부처님 제자가 되었다. 따라서 이 경전은 초창기 출가자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알게 한다. 그들은 숲에서 정진하고, 탁발하고,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는 순수하고, 소박하고, 청빈한 무소유의 삶을 살았다. 때문에 그러한 삶에서 우러난 가르침의 게송 또한 단순하고, 소박하고, 순수할 수밖에 없다. 어떠한 화려한 문장이나 논리로 무장한 글보다 읽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이유다.

이 책 ‘빠알리 원전 번역 숫따니빠따’는 역자 일아 스님이 영어·일어 등으로 번역된 경전이 아니라, 빠알리 원전을 직접 번역해 원문에 충실하게 옮겼다. 대중적으로 읽혔던 법정 스님의 번역본이 절판된 상황에서 새롭게 선보인 이 책에서는 부처님 가르침의 순수함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덕분에 독자들은 부처님이 전한 순수하고 맑은 샘물 같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1만70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1284호 / 2015년 3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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