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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6 보루관(寶樓觀)

보배로 장식된 누각 보게 되면
억겁의 무거운 악업 다 사라져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많은 보배로 장엄된 국토에는 하나하나의 경계마다 오백 억의 보배 누각이 있다.” 극락은 보배들의 나라였습니다. 칠보, 다이아몬드 등 참으로 많은 보배들이 국토를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또 보배로 장식된 누각 역시 있습니다.

‘하나하나의 경계’라고 하는 것은, 앞서 본 다섯 가지 관찰 대상 중에서 ‘보배 보(寶)’자가 붙어있었던 땅, 물, 그리고 연못 등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러한 보배 땅, 보배 물, 그리고 보배 연못마다 오백 억 개나 되는 많은 누각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누각은 당연히 칠보나 다이아몬드 황금 보배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 누각 중에는 한량없이 많은 천신(天神)들이 있어서 천상세계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또한 허공에는 악기들이 걸려있는데, 마치 하늘의 보당(寶幢)과 같아서 (누가) 치지 않더라도 저절로 (음악소리를) 낸다.” 극락은 보배의 나라일 뿐만 아니라 음악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음악은 지금 우리들도 수도 없이 접하고 있지요. 음악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데 이렇게 우리가 접하는 음악은 대개 즐거움의 음악입니다. 좋아하기 위한 음악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좋아하는 대상인 음악, 감정과 감성의 흐름으로서 음악, 이러한 음악에 대해서 부처님께서는 삼가하라고 하셨습니다. 사미나 사미니 스님들이 받는 계율(십계)에서는 “노래하고 춤추는 곳에 가서 듣거나 보는 것을 하지 말라”는 조항마저 있었습니다. 그것이 초기불교 당시의 분위기였습니다. 그렇지만 대승불교가 되면, 아니 대승불교를 가져온 중요한 하나의 특징은 바로 이렇게 음악을 인정하고 허용하고 수용하는 데 있다고도 말해집니다. 물론 이럴 때라도 즐김의 대상이 아니라 공양으로서의 음악이라는 점에서 세속의 음악과는 차이가 없지 않습니다. 지금 극락에서 울리는 음악은 모두 공양입니다. 음악공양입니다.

다른 어떤 불교보다도 정토불교는 찬탄의 대상을 분명히 갖고 있습니다. 아미타불과 극락국토입니다. 그러므로 정토불교에 찬탄의 문학이나 찬탄의 음악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자연스런 일입니다. 이를 ‘정토문화’라 해도 좋을 것입니다. 이 시대에 다시 정토신앙을 중흥하기 위해서는, 우리 시대가 만들어내는 정토문화의 창조가 새롭게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하늘의 보당’은 도솔천에 있는 보당신(寶幢神)의 악기를 말합니다. 그 악기가 저절로 울립니다. 누가 연주하지 않아도 울립니다. 이것이 타력(他力)입니다. 누가 연주하여서 울려나는 음악은 자력(自力)의 음악입니다. 천신들이 연주하는 음악은 자력의 음악이고, 저절로 울리는 음악은 타력의 음악입니다.

“이러한 많은 소리들은 다 부처님을 염하라, 가르침을 염하라, 그리고 비구스님들을 염하라고 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비구승’이라 하였지만, 좀 더 폭넓게 승보 전체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앞에서는 그냥 ‘염승(念僧)’이라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상(觀想)이 이루어지고 나면 극락세계의 보배 나무, 보배 땅, 보배 연못들을 대충 볼 수 있게 된다. 이는 총체적으로 (극락의 의보를) 관상하는 것이니, 여섯 번째 관찰이다.” 이 구절에 근거하여, 앞에 나온 ‘하나하나의 경계’를 보배 땅, 보배 물, 보배 연못을 모두 다 가리키는 것이라 보았습니다. 누각은 그 위에 세워져 있기에, 누각을 보는 것이 곧 극락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보는 것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여섯 번째 관상을 ‘총상관(總相觀)’이라고도 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누각을) 보게 되면 무량한 억겁(億劫) 동안에 지어온 극히 무거운 악업들도 다 사라지게 될 것이며, (이 세상에서의) 목숨이 끊어진 뒤에는 반드시 저 (극락)국토에 가서 (다시) 태어날 것이다.” 관상으로 왕생극락이 가능하다, 그를 위해 관상이라는 행법이 참회의 행법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관찰하는 것은 올바른 관찰이고, 이와 다르게 관찰하는 것은 삿된 관찰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김호성 동국대 교수 karuna33@dongguk.edu
 

[1342호 / 2016년 5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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