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조인 포교' 현황과 대책

종단 외면 불구 불심 면면히

90년 후반 서초반야회 등 6개 모임 결성




법조인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실행하는 법적 권한을 가졌다는 점에서 이들의 판단과 활동은 어느 직업보다도 그 파급효과가 크다. 박홍우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부장판사의 말처럼 '법조인들에 대한 포교는 우리 사회의 여론 형성층에 대한 포교이며 불교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단초'인 것이다. 이 때문에 타종교에서는 일찍부터 법과대나 고시촌, 사법연수원 등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현직 법조인들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교계의 경우 몇몇 스님을 제외하면 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없는 것은 물론 전문 포교사나 법사 또한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불자 법조인들은 불교가 법을 공부하고 실행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홍광식(부장판사) 창원법조불자회 회장은 '죄의 유무를 가리는 것이 형식적으로는 법전에 근거하지만 결국은 이를 판단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에 달렸다'며 '참선이나 염불 등은 마음을 다스리는 탁월한 수행법'이라고 강조한다. 또 김백영(변호사) 부산불교법조인회 총무도 '공정하고 엄격한 판단을 해야 하는 법조인들에게 불교 교리는 도덕적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대한변호사협회 2002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현재 법조계에는 판사 1850여 명, 검사 1360여 명, 변호사 5050여 명이 있지만 이중 불자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법조인은 55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80년대 이후 불자 법조인들의 수가 감소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젊은 불자층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관련 불자 법조인 단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그 원인으로는 예전에 고시생들이 산사에서의 고시공부를 선호해 자연스럽게 불교적인 정서에 젖어들었지만 지금은 정보수집과 교환을 위해 고시촌을 선호하는 풍토로 바뀌고 있는 점을 꼽고 있다. 또 불교계의 숱한 분규와 소송도 법조인들로 하여금 불교에 등을 돌리게 하는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90년대 중·후반부터 불자 법조인들이 자체적으로 모임을 구성해 신행활동을 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눈 점이 그나마 법조인 포교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95년 창립한 서초반야회와 대구법조불자회를 비롯해 사법연수원 다르마법우회(96년 창립), 능인법조인회(97년 창립), 청주법조반야회(98년 창립), 창원법조불자회(99년 창립) 등이 그것이다. 이들 모임들이 정기법회와 성지순례, 봉사활동 등 자체적인 활동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를 하나로 묶어 교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종단의 지원과 노력이 꼭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기동 서울동부지원 부장판사는 '법조인들이 불교를 통해 좀 더 바른 법집행을 할 수 있도록 종단 차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그러나 가장 효율적인 포교는 스님들을 비롯한 불자들이 모범적인 삶을 살고 수행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