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찾아 떠난 목동이 마침내 나를 찾는 것에 비유해 견성에 이르는 과정을 열 단계로 묘사한 것이 십우도다. ‘한 웅큼의 빛’은 이 십우도의 가르침을 주제로 우리네 인생을 음악과 연극에 결함시켜 담아낸 작품이다.
스스로 감옥처럼 살아가는 해변의 술집여자 해연. 어머니에 대한 미움으로 고향으로 가지 못하고 떠도는 무송. 해연과 무송은 과거의 상처, 미래의 불안 그리고 현재의 부재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자살한 사람의 유서에서 인간의 허망한 삶에 대한 연민을 느끼고 공감한다. 두 사람의 내적인 상처는 엄마와 자식에 대한 죄의식으로 표출되고 서로를 위로한다.
자명 스님의 엉뚱한 상상에 기반해 기획·제작된 이 공연은 2011년 한국희곡작가상을 수상한 연출가 정경환씨가 대본을 썼고, 극단 자유바다 배우들이 열연한다. 자명 스님은 무대음악과 음성공양으로 공연에 동참하며, 삽입된 음악들은 자명 스님의 다섯 번째 음반에 수록돼 발매될 예정이다.
자명 스님은 그동안 뮤지컬 ‘니르바나’와 ‘땡큐붓다콘서트’를 통해 문화포교의 영역을 확장해왔다. 음악이 흐르는 연극무대는 자명 스님이 개척하는 문화포교의 또 다른 장르다. 스님은 “우리 전통문화의 핵심유전자는 불교문화이고, 이러한 문화에 기반한 포교는 불사(佛事)에 해당된다”며 “왁자지껄한 보여주기식 행사를 탈피해 공동의 행복과 깨달음을 함께 사유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완성해 나가려 한다”고 사부대중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한편 ‘한 웅큼의 빛’은 부산 한결아트홀서 4월16일 오후 3시·7시, 4월17일 오후 7시 공연된다. 이어 4월19일 오후 7시 영덕 예주문화예술회관, 5월14일 오후 7시 창원 3·15아트센터, 6월11일 오후 3시·7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 6월18일 오후 7시 울산 문화예술회관에서도 만날 수 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86호 / 2017년 4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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