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암련 "오랜 역사통해 가꾸고 지킨 불교성지"
요즘 광주지역 불자들은 `무등산 개발 반대'라는 화두를 안고 산다. 광주불교사암연합회(회장 영조스님)를 필두로 한 광주 불교계는 "특정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무등산에 포크레인을 들이대어 찢어 헤쳐서 12만평 규모의 온천 레져타운을 건설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무등산의 훼손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광주불교사암연합회는 지난 6월10일 발표한 성명에서 "무등산은 광주 전남민의 정신적 지주이자 우리 불교에 있어서도 비길데 없는 깨달음의 세계를 나타내는 이름 그래도 오랜 역사를 통해 지키고 가꾸어 온 청정 도량이자 영산"이라고 전제하고 "이러한 영산의 증심사지구에 최근 가든백화점의 계열사인 (주)청전농원이 산의 파괴와 대규모 환경 오염을 불러올 운림온천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무등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광주 전남민의 공익을 짖밟고 사익을 챙기려는 행위로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광주불교사암연합회는 또 "무등산을 보전하여 시민의 쾌적한 환경을 책임져야할 광주시와 동구청 당국이 오히려 특정기업의 대규모 건설계획을 도와주는 처사가 개탄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광주불교사암연합회는 △(주)청전은 무등산을 파괴하고 광주천을 오염시킬 운림온천 개발을 중지할 것 △광주시와 동구청, 시의회는 운림온천 개발을 불허하고 보전계획을 수립할 것 △지역언론은 환경파괴를 방관하지 말고 진실을 보도할 것 △광주 시민과 불자들은 운림온천 개발 저지에 적극 나서자 등 4개항을 주장했다.
광주지역 불교계가 이처럼 운림온천의 개발에 시민들을 대표하여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은 운림온천의 개발이 시민들의 정서를 무시한채 강행되어 무등산의 환경 파괴와 시민들의 자연 휴식공간 축소는 물론 개발 예정지 인근 사찰의 수행, 기도 도량으로서의 면모가 크게 훼손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 됐다. 온천개발 예정지와 불과 50 거리를 두고 있는 관륵사의 능인법사는 "지하 5백75 를 파고 들어가 매일 1천톤 이상의 온천수를 취수할 온천개발은 인근지역의 지하수 고갈을 부를 것이 틀림없다. 지금도 증심사계곡은 마실 물도 부족한 소하천이다. 관할 당국의 수수방관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등산에는 고찰 증심사를 비롯하여 문빈정사, 원효사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고려시대 건립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많은 절터와 불교 유적들이 산재하여 광주 지역 불자들에게는 경주 남산과 같이 불교 성지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무등산의 온천개발은 92년부터 추진되었으나 당시 무등산 자연환경 파괴 문제가 언론에 집중 보도되어 연기 되었다가 금년 초부터 재추진 되었다.
지역 불교계에서는 "관련기업이 온천과 대규모 위락 단지 건설에 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 최근에는 국제화 시대에 걸맞는 컨벤션센터의 건립 등을 내세우고 있는데 교통 좋고 드넓은 시외각 지역을 놔두고 비좁은 무등산 증심사지구를 파헤치려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도 말한다. 광주불교계는 운림온천의 개발이 전면 백지화 될 때 까지 온천개발의 부당성을 알리는 홍보 활동과 개발 저지 서명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방침이다.
김민경 기자
mkki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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