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나교는 불교와 동시대에 공존하던 또 다른 사문의 종교였다. 최근에는 이 자이나교를 통해서 불교 교리나 역사를 다시 짚어보는 연구가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불교문헌 속에도 자이나교에 대한 설명이 있지만, 자이나교 문헌 속에도 또한 불교의 인물이나 불교사상에 대한 당대의 사유와 비평이 꽤나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인도불교 최고의 논사였던 용수(龍樹)의 일대기 같은 것을 자이나교의 문헌 속에서 여럿 찾아볼 수 있는데 당대에 이름이 높았던 용수보살의 생전 이야기를 자이나교 식으로 각색하여 여러 자이나 경전에 담고 있다. 그
힌두교 전통이 강한 타밀지역의 불교는 어떠했을까. 남인도의 타밀지역에서 불교가 번성했었다는 흔적을 보여주는 문학과 미술품은 의외로 적지 않다. 그렇지만 대표적인 불교 타밀 서사시라 할 수 있는 마니메칼라이는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불교문학의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불교적인 소재로 채워진 이 아름다운 문학이 한국에 제대로 소개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축제 때문에 찾은 꽃밭에서 꾼꿈속 여신이 보여준 전생 모습과거 삶의 고통과 비루함 절감낮 왕자는 라훌라·자신은 부인인간 인연사에 회의감만 깊어사원에서 몸 바꿀 만트라
파드마삼바바(Padmasambhava)는 8세기에 인도 땅에서 태어난 밀교수행자로서 후반에 티베트에 불교를 전했던 대표적인 승려였다. 아마도 이정도가 대체로 현대학자들이 동감하고 있는 바일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일생은 거의 전설과 같은 행적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신화인지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특별히 그의 영웅적이고 신화적인 전기들은 탄생부터 기이한 신이(神異)의 일화를 보여준다. 그의 일화는 대부분 그의 전기적 기록을 남긴 티베트 문헌들로부터 찾을 수 있는데, 특히 그와 관련된 일련의 꿈들은 티베트 불교의 꿈에
인도의 고전 서사시 마하바라타는 불교 문학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마하바라타의 인물설정과 지리적 배경도 자타카와 같은 문학에 그대로 반영되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면 비두라(Vidhura) 자타카와 같은 경우가 그렇다. 비두라는 마하바라타에서 판다바 형제와 카우라바 형제들의 삼촌으로 등장하며 왕실의 지혜로운 현자로 그려진다. 기타 주변부의 인물설정도 마하바라타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주사위 게임에서 진 다난자야천신·인간의 왕들이 신뢰하는비두라를 푼나카에 빼앗긴 후잘려 사라졌다 돌아온 나무 꿈잘린 나무는 전생 부처님 상징자신에게 지
조신의 꿈을 기억하시리라. 언제였던가, 꽤 오래전 배창호 감독이 ‘삼국유사’에 그려진 조신(調信)의 꿈을 각색해 영화 한 편을 만들었다. 제목은 ‘꿈’이었다. 이광수의 소설 ‘꿈’도 조신의 꿈을 빌려온 것이었다. 당시 나는 그 영화에 완전히 몰입되어 마지막 장면까지 투덜대지 않고 지켜본 기억이 난다.‘삼국유사’가 전한 조신의 꿈짝사랑에서 출발한 일장춘몽깨어난 후엔 세속 욕망 초탈인생 압축한 꿈, 삶 절감케 해꿈 기능은 인도불교서도 활용대표적인 호법왕 우파굽다도환속하려는 제자 계도에 적용일생이 한낱 꿈임을 각성케 해조신의 꿈은 조신이
석가모니의 탄생이나 깨달음을 예견하는 꿈은 경전 속에서 여러 번 재생산 되었다. 그의 일생은 수많은 경전 속에서 반복적으로 기록되었고, 그 속에서 그의 탄생과 깨달음은 꿈을 통해 성스럽게 묘사되었다. 그래서 그의 모든 일대기에서 마야(Māyā)부인의 꿈은 결코 빠지는 법이 없었다.석가모니 탄생·깨달음 예견 꿈수많은 경전에 반복해서 기록모든 일대기에 묘사된 마야 꿈잘 짜여진 상징이며 흥미 갖춰마야부인 몸은 성스러운 붓다탄생 위해 마련된 육체의 사원꿈에 대한 불교의 태도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다. 하나는 예언이나 징조를
‘랄리타비스타라(Lalitavistara)’는 흥미로운 경전이다. 당대까지 회자되던 붓다의 전기적 사건들을 집성하면서도 그 위에 풍부한 상상력으로 다듬어진 소설적 건축물들을 쌓아올렸기 때문이다. 이 전기적 경전은 마치 희곡이나 소설의 한 대목을 보여주는 것처럼 매우 흥미로운 디테일들을 곳곳에 펼쳐놓는다. 다른 경전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는 흥미로운 상상력이 붓다의 일생을 더 흥미롭게 엮어낸다. 예를 들면, 깨달음에 도달한 붓다와 그에 맞서는 악마 마라(Māra)의 경쟁적 구도가 그렇다. 이 경쟁 구도는 다른 경전에서도 많이
대부분은 베산타라(Vessantara) 자타카의 이야기를 기억할 것이다. 베산타라는 시비국의 왕자로서 이미 부인 마디와 아들과 딸이 있었다. 그의 왕국에는 가뭄 때에 비를 내려주는 신비로운 흰 코끼리가 있었는데, 어느 날 이웃 왕국에서 가뭄이 들어 그 코끼리를 원하자, 베산타라는 주저 없이 코끼리를 이웃 나라에 선사한다. 왕자 베산타라는 보시를 즐겨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보배를 버렸다고 생각한 백성들은 분노했으며, 이들의 들끓는 원성으로 왕자는 가족과 함께 추방된다. 숲 속으로 쫓겨났지만 만나는 사람들마다 그들이 원하면 자신이 가지
불전 속의 많은 꿈들은 실제의 꿈속에서 건져 올린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창작된 것들이 많다. 인도의 헤아릴 수 없는 신화와 마찬가지로 경전 속 꿈 이야기도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인공신화와 가공된 꿈들은 따라서 실제로 꿈을 해석하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불경에서 꿈은 대부분의 경우 예언적 기능을 보이지만, 이것도 의도된 메시지를 위해 만들어진 예언에 불과하다. 그런데 경전의 의도된 메시지는 그 꿈의 해석 방식에 따라 드러난다. 바라문들은 자기 이익만 생각왕의 열여섯 가지 험한 꿈들을액면대로
불경의 문학적 설정이겠으나 싯다르타와 그의 부인 야소다라는 같은 달 같은 날에 태어났다. 이것은 불전문학의 단편들과 일맥상통하게도, 두 인물은 서로 약속을 주고받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등불 시대에 야소다라의 전생은 바드라였고 싯다르타는 수메다였다. 바드라는 자신이 갖고 있던 꽃을 수메다에게 넘겨주면서 내생에 자신과 부부의 연을 맺을 것을 요청했던 것이다. 바드라가 수메다의 덕성을 엿보았던 모양이었다. 그 약속으로 두 사람은 싯다르타와 야소다라로서 같은 날 태어날 뿐만 아니라 사촌지간으로 결혼에 성공할 수 있었다. 불전에 따르면
아쇼카의 아들, 쿠날라 이야기는 비극적이면서 감동적이다. 어느 날 아쇼카 왕은 태자 쿠날라(Kuṇāla)를 불렀다. 그는 곧 마우리야 왕조를 이끌 재목이었지만 불가피하게 탁실라의 정치적 혼란을 잠재워야할 임무를 받는다. 아쇼카 왕은 쿠날라를 탁실라로 보낸다. 첫째 부인에게서 낳은 쿠날라는 태어날 때부터 매우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태어났다. 어찌나 아름다운 눈을 가졌던지 그의 이름을 히말라야에 사는 전설적인 새의 이름을 따서 쿠날라로 불렀다. 실제로 아쇼카 왕은 세상 사람들의 평이 옳은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 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