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직접 만난 코끼리 일화에서 다음의 두 마리가 유명하다. 붓다가 홀로 수행하기 위해 숲으로 가셨을 때 만난 은둔하기를 좋아하는 코끼리 빠리렛야까(Pārileyyaka)와,데바닷따(Devadatta)가 붓다를 암살하기 위해 보낸 술취한 날라기리(Nāḷāgiri)라는 코끼리이다. 빠리렛야까가 선한 인간과 선한 동물이 친절하게 교류하면서 긍정적이고 이상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 날라기리는 붓다가 자애(慈愛, metta)를 통해 폭력적 존재를 교화하는 힘을 직접 보여주면서 자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에피소드라고 할 수
말이나 소와 같은 유제(有蹄)동물로 두꺼운 발굽이 엄청난 무게를 지탱하는 코끼리는 모계 중심의 군집생활을 한다. 새끼나 아픈 코끼리가 무리에서 이탈하게 되면 호랑이 같은 포식자의 공격을 받기 때문에 군집을 이루어 다니며 서로를 보호하는 사회성이 강한 동물이다. 국내 에버랜드의 코식이라는 코끼리는 말하는 코끼리로 유명하다. 사회화 시기에 홀로 지내며 외로움을 느끼다가 사육사의 말을 흉내 내기 시작하며 ‘좋아’와 같은 간단한 말로 사람과 소통하였다. 성대가 긴 코끼리는 사람보다 주파수가 휠씬 낮은 소리를 내는데 좋아하는 사육사의 목소리
부처님의 태몽은 코끼리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어금니가 여섯 개인 하얀 코끼리 육아백상(六牙白象)이다. 흰 코끼리는 워낙 희귀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신성하게 여겨졌고 이를 소유한 왕의 강력한 왕권을 상징하게 된다. 흰 코끼리의 백색은 멜라닌 결핍에 의한 알비노(albino)일 것으로 보지만 적갈색의 피부가 물에 닿으면서 띠는 밝은 분홍색으로 보기도 한다. 태국에서 흰 코끼리는 국가의 수호신으로 간주되면서 국가행사마다 동원된다. 반면 경제학 용어로 흰 코끼리는 ‘골치덩어리’라는 독특한 의미를 갖는다. 흰 코끼리는 왕만이 소유할 수
티벳에서는 ‘눈사자(Snow Lion)’라는 천상의 동물의 존재를 믿는다. 눈사자는 가장 높은 산, 지구의 지붕으로 불리는 티벳의 눈덮힌 산맥과 빙하 속에서 사는 불법의 수호신이다. 또한 티벳이 중국에 점령당하기 전 티벳화폐에 새겨져 있던 불굴의 민족정신을 대변하는 신비한 동물이기도 하다. 1980년 뉴욕에 눈사자출판사(Snow Lion Publications)가 설립되면서 티벳불교가 전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2012년 샴발라(Shambhala)출판사에 통합된 후에도 티벳불교 관련 저서들을 지속적으로 출간하고 있다. 티벳인들은
사자는 모든 동물을 두려움없이 능히 다스리기 때문에 금수(禽獸)의 왕으로 불린다. 고대인도에서는 사자가 지닌 무외의 용맹함을 제왕과 성인에 비유하기에 불교에서 사자는 주로 부처님의 위대함을 상징한다. ‘대지도론(大智度論)’에서 열거된 부처님의 32상(相)에 사자는 두 번이나 등장한다. 부처님의 상체의 위용과 단정함이 마치 사자와 같다 하여 ‘상신여사자상(上身如獅子相), 두 뺨의 모양이 사자와 같다 하여 ‘사자협상(獅子頰相)’이라 한다. ‘성실론(成實論)’에서 부처님은 스스로를 “나는 인간의 스승[人中師子]이다. ‘열 가지 힘[十力]
사자는 고양이과(Felidae) 표범속(Panthera)에 속하는 최고의 맹수로서 백수(百獸)의 왕으로 불린다. 사자의 아종은 8개이지만 대개 아프리카사자(Panthera leo)와 아시아사자(Panthera leo persica)로 양분된다. 아시아사자(Asiatic lion)는 과거에는 페르시안사자라 불렀으나 현재는 인도사자(Indian lion)라 한다. 사자는 무리생활을 한다. 수컷은 갈기가 있고 암컷들이 주로 사냥하는데 식사는 수컷이 먼저한다. 아시아사자가 아프리카사자보다 크기가 조금 작고 갈기가 짧으며 꼬리다발이 더 두툼
딱따구리(wood-pecker)는 호주를 제외한 전세계에서 발견된다. 단단한 부리로 나무를 쪼아 구멍을 만들기에 탁목조(啄木鳥)라고 부른다. 부리로 낸 구멍 속의 애벌레를 잡아 먹고 사는데 뼈가 있는 혀가 용수철 같이 작용한다. 딱따구리의 혀는 두개골 뒤쪽을 감싸고 눈 사이 앞쪽까지 연결되어 있어서 물리적 힘과 진동을 줄여주는 완충역할을 한다. 새끼를 기를 때는 암수가 교대로 둥지를 지키고 어떤 경우에도 둥지를 절대 비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까막딱따구리의 경우 교대시간이 3시간 정도인데, 9시간이 지날때 까지도 둥지를 지키는
사슴은 오랫동안 인간이 사냥해 온 대표적인 야생동물이다. 우리나라에 2019년 말부터 유해 야생동물 포획도구에 관한 상세규정이 생기면서, 야생동물에게 올무[蹄], 창애[弶], 덫의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다. 현재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야생동물을 채취하거나 죽이기 위하여 폭발물, 덫, 창애, 올무, 함정, 전류 및 그물을 설치 또는 사용하거나 유독물, 농약 및 이와 유사한 물질을 살포하거나 주입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야생동물 관련법도 제재를 가하는 방식에서 생명가치를 존중하는 관점으로 전환되면서 포
인도 늪사슴은 강가와 습지대의 수풀이 무성한 지역에 서식하는 사슴으로 바라싱가(Barasingha)라고도 한다. 고대에는 주로 갠지스강과 브라마트라강에서 발견되었으나 오늘날에는 인도 북부와 네팔 남부에서나 볼 수 있다. 바라싱가는 ‘12개의 가지’라는 뜻으로 커다란 뿔이 가지를 치며 자라기 때문에 식별하기 쉬운 편이다. 등이 갈색이고, 배부분은 밝은 갈색, 나머지 부분은 흰 색을 띠는데, 겨울에는 회갈색으로 변하기에 더욱 신비롭게 보인다. 인도 ‘아유르베다(Ayurveda)’의 의학서에서는 ‘늪지대에 사는 동물(ānupamṛga)’
인도에서 사슴은 액시스사슴(Axis deer, chital), 돼지사슴(Hyelaphus), 늪사슴(Rucervus duvaucelii) 세 종류가 대표적이다. 액시스사슴속이 유일종으로 분류되다가 돼지사슴속이 별도로 구분되었다. 액시스사슴은 목덜미색이 어둡고 몸통에 흰 반점이 있는 별사슴이며, 돼지사슴은 무늬없는 사슴으로 분별한다. 늪사슴은 바라싱거(Barasingha)로도 불리는 가지뿔에 3개 이상의 가지가 나누어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인도 얼룩무늬아기사슴(Moschiola indica)이 있는데 쥐사슴과에 속하며 열대
악어는 악어형류에 속하는 파충류나 악어목 파충류로 분류된다. 하지만 고대인도에서 악어는 알락돌고래(Porpoise), 상어, 복어 등과 같이 신비한 동물로 취급되었다. 인도의 악어는 바다악어(Crocodylus porosus), 인도늪악어(Crocodylus palustris), 가비알(Gavialis gangeticus) 등이 대표적이다. 바다악어가 가장 몸집이 크고 포악하며 지능이 높고, 늪악어가 그 다음으로 크고 지능이 높다. 가비알은 물고기만 먹는 평화로운 성격에 뭉둑한 코를 갖고 있다. 인도에서 가장 흔한 것은 늪악어로서
불교경전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물고기는 마갈어(摩竭魚)이다. 산스끄리뜨어와 빨리어로 마까라(Makara)라고 하며 마갈(摩竭), 마가라(磨伽羅) 등으로 음사한다. 마갈어, 마갈대어(摩竭大魚), 마가라어(麼迦羅魚) 등으로 부르고, 경어(鯨魚), 거별어(巨鼈魚), 대체(大體)로 한역된다. 인도신화에서 바루나(Varuṇa)신이 수신(水神)으로 변모하면서 마까라를 타고 다녔으며, 갠지스강의 여신 강가(Gaṅgā)도 마까라를 타기 때문에 바다와 강의 신수(神獸)이다. 상상 속의 거대한 바다괴물이자 동양의 대표적 해수(海獸)로서 서양의 리바
고양이는 쥐의 천적이다. 고양이가 가장 쉽게 사냥하고 먹어치우는 것이 쥐이기 때문에 인간은 쥐를 박멸하기 위해 고양이를 길들이려 하였다. 동물행동학에서 고양이가 쥐를 좋아하는 것은 쥐를 놀이감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려묘에게 쥐모양의 장난감을 주면 고양이는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고양이는 쥐를 먹이로서보다 잦은 움직임을 갖고 있어 자신의 사냥본능을 만족시키기 때문에 좋아한다. 또한 고양이가 잡은 쥐를 빨리 죽이지 않고 장난치듯이 노는 것은, 고양이가 잔인해서가 아니라 타고난 주둥이가 짧기 때문에 먹이동물의 반격에 상처를 입지
고대 인류문명 4대 발상지 중 하나가 인도의 인더스문명이다. 인더스문명 주요 유적지에서 고양이 발자국이 발견되고 테라코타 고양이 유물들이 발굴되면서 인도에서 고양이 역사가 유구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하지만 고대인도에서 고양이는 인간과 친근한 동물이 아니라 기만적이고 위선적인 야생동물로 여겨졌다. 길들여진 고양이에 대한 기록이 없고 검은 고양이의 경우 불길한 동물로 터부시되었다. 지금도 인도에서는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기르는 인구가 상당히 적고 거리의 길냥이도 찾아보기 어렵다. 다양한 동물숭배의 전통을 지닌 힌두교에서도 어린이와 출산의
인도에서 자칼은 사자와 호랑이 같은 위대한 포식자 옆에서 기생하면서 그들이 남긴 사체를 먹는 비굴한 청소부로 불린다. 지능이 높고 영리하여 대형동물이나 인간과의 충돌을 피하면서도 사냥물을 훔치는 기회주의적 속성을 가진데다가 자신보다 약하고 작은 동물이나 짐승의 새끼도 무차별적으로 사냥하기 때문에 야비한 동물을 대표한다. 불교경전에서도 자칼은 기만(欺滿)과 위선(僞善)의 동물로 주로 묘사된다. 부처님이 사자로 비유되는 것과 반대로 승단에서 ‘기만적(kūhaka) 행위’를 하는 특정승려를 자칼에 비유한다. 기만적 행위란 남에게 신임을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단편소설 ‘자칼과 아랍인(Jackals and Arabs)’의 주인공은 유럽인이다. 아랍인 안내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한 자칼이 주인공에게 달려와 세계를 분열시키는 아랍인을 죽여 달라며 녹슨 가위를 건넨다. 자칼은 숫양을 도살하는 야만적인 아랍인들의 목을 따달라고 말하며, 유럽인이 세계를 정화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그를 도발한다. 이내 안내인이 자리로 돌아와 채찍을 휘두르며 자칼을 내쫓는다. 가위를 본 안내인은 자칼과의 증오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낙타 사체 하나를 자칼 무리 앞
인도자칼(Indian jackal, Canis aureus indicus Hodgson)은 황금자칼(C. aureus)의 아종으로 히말라야자칼(Himalayan jackal)이라고도 부른다. 늑대, 승냥이, 여우 등과 혼동되는 개과에 속하는 육식동물이다. 외형적으로 늑대와 여우를 섞어 놓은 생김새에 승냥이와 유사한 특성을 갖는다. 인도에서 승냥이(C. alpinus)는 인도들개(Indian wild dog)라고 하고, 영어명인 돌(Dhole)로 불리며 자칼과 구분한다. 하지만 자칼과 승냥이는 같은 조상에서 기원했다는 생물학적
영리하고 합리적인 당나귀 한 마리가 있었다. 당나귀는 주인과 오랜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당나귀가 허기와 갈증으로 힘들어하자 주인은 충분한 물과 먹이를 같은 거리에 놓아두고 멀리 외출을 나간다. 며칠이 지나 주인이 집에 돌아왔을 때 당나귀는 죽어있었다. 목이 마르고 배도 고팠던 당나귀는 물동이와 건초더미 사이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고민만 하다가 죽음에 이른다. 이성적인 당나귀에게 목이 마른 상태에서 찾는 물과 배고픔에 의해 찾는 건초는 동일한 가치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다가 아이러니하게도 갈증과 배
당나귀는 말과에 속하는 포유류 동물이다. 나귀[驢]와 혼용해서 쓰는 우리말이다. 말과 유사하지만 덩치가 작고 덜 위험해 고대부터 주요한 운송수단으로 사용됐다. 아시아당나귀(Equus hemionus, Onager)는 야생 들당나귀로 성질이 난폭하고 고집스러워 가축화가 힘든 동물로 꼽힌다. 현대의 당나귀는 가장 온순한 성질을 가진 아프리카당나귀가 가축화된 것이 대부분이다. 개체수가 적은 아시아당나귀도 아프리카당나귀의 개량종인 경우가 많다. 당나귀 수컷과 암말의 이종교배로 태어난 것이 노새이며, 당나귀 암컷과 수말을 교배한 것이 버새다
호랑이는 고대 인더스문명의 동물인장(paśupati seal)에도 등장한다. 인도호랑이는 ‘벵갈호랑이’로 불리는 고양이과 ‘표범속 티그리스 티그리스(Panthera tigris tigris)’를 말한다. 군집생활을 하지 않고 개별적인 사냥 생활을 한다. 호랑이의 사냥 성공률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사냥감을 못 잡는 날이 더 많고 약 10일쯤 굶는 것도 흔한 일이다. 사냥에 성공하면 한꺼번에 포식하고 기근에 대비한다. 수컷 호랑이가 호랑이 새끼를 잡아먹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새끼를 먹어치우면 암컷의 발정기 때 번식에 유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