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용과 기린, 정교하게 투각한 팔부신장, 신비로운 구름과 화려한 넝쿨·연꽃무늬….
조선 석조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이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4월20일 “경기도 유형문화재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을 보물로 지정예고 한다”고 밝혔다.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은 조선 전기 왕실에서 발원해 건립됐다. 탑에 새겨진 문양과 조각 기법도 왕릉·왕실 석조물과 닮았다. 문화재청은 “돌을 다듬은 수법, 결구 방식으로 볼 때 중앙 관아에 소속됐거나 왕실과 관련 있는 당대 최고 석공이 설계·시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부도 양식으로 건립된 조선 사리탑 가운데 규모도 월등히 크다. 사리탑은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로 구성됐다. 기단부는 팔각형 기단이 다층으로 이뤄져 각 면에 용·기린, 초화문·당초문, 팔부 신장이 장엄돼 있다. 탑신부는 원구형으로 구성돼 그 위로 기와 지붕을 닮은 옥개석이 덮어져 있다. 상륜부는 연화문이 장식된 받침대 위로 여러단의 원형 보륜이 쌓여 있고 보주를 올려 마무리 했다.
문화재청은 “다른 사리탑에 비해 기단석은 높게, 갑석(뚜껑처럼 올려놓는 납작한 돌)은 두텁게 다듬어 현존하는 사리탑 중 가장 높은 기단을 갖췄다”면서 “기단의 각 면에 다양한 장엄(장식)은 하층 기단부터 상층 갑석에까지 꾸며져 있어 역사, 학술, 조형적으로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583호 / 2021년 4월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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