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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합창단, 윤리규정도 외면한 채 찬양 일색

  • 교계
  • 입력 2021.10.13 16:28
  • 호수 1605
  • 댓글 0

민족문화 창달은 예수찬양과 선교로 해석
불교합창단 지원·관심 줄어 자력으로 활동

부산불교합창단연합회가 2018년 11월5일 개최한 '부산불교합창제' 모습. 법보신문 자료사진. 
부산불교합창단연합회가 2018년 11월5일 개최한 '부산불교합창제' 모습. 법보신문 자료사진. 

국민 모두에게 문화적 향유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전국 국공립합창단이 윤리규정마저 외면한 채 찬양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공평한 기회, 공정한 평가를 수반해야 함에도 불교음악은 철저히 배제된 채 찬송가 공연을 일삼았다. 이는 불교음악에 대한 지원과 발전을 늦추는 데 큰 원인으로 작용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계종 불교음악원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공립합창단의 윤리규정과 달리 실제 공연 레퍼토리는 기독교곡에만 편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합창단의 지방 순회공연은 선교여행을 방불케 할 정도로 예수 찬양과 기독교 신앙을 고양하는 공연이 대다수이며, 각 지방 공립합창단 역시 국립합창단의 연주를 추종하고 모방하는 실정이다.

지역 공립합창단을 대표하는 국립합창단의 윤리규정은 △민족문화 창달에 기여 △윤리경영와 투명경영을 통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을 것 △국가발전에 대한 책임과 국민에 대한 봉사의 의무 △공정한 자세로 업무를 처리하며 부패방지와 깨끗한 공직 풍토조성을 위해 노력 △고객 제일주의 실천 △차별대우 하지 않으며, 공평한 기회와 공정한 평가를 받도록 할 것 △공익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 할 것 등 7가지로 구성됐다.

그러나 이같은 윤리규정의 의무가 실제 국립합창단의 공연 현실과는 동떨어져있다는 지적이다. 국공립합창단은 찬송가 공연을 통해 예수찬양과 선교에만 몰두하고 있으며, 기독교신자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공연이 대부분이다. 그 결과 서서히 불자들은 청중에서 제외되고, 불교음악은 더욱 철저히 배제됐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그리스도의 일대기를 다루는 내용의 테마공연이 꼭 편성되지만, 부처님오신날을 기점으로 불교적인 공연은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다른 종교를 바라보는 국공립합창단의 편향된 관점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국은 국교가 기독교가 아니며 모든 국민이 기독교인도 아니다. 불교를 비롯한 다종교사회이며 비종교인도 상당수에 이른다. 국공립합창단은 명칭 그대로 국공립 기관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교회 성가대가 아니다. 그런데도 국공립합창단이 기독교음악에만 매몰돼 있는 것은 윤리규정에 명시된 민족문화창달이 아닌 기독교문화 창달,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으려는 것이 아닌 기독교인과 교회의 사랑과 신뢰, 고객 제일주의가 아닌 기독교 제일주의이자 불자들의 접근 불가, 공평한 기회와 공정한 평가가 아닌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종교편향행위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동시에 이러한 기독교 음악에 대한 과도한 편중은 다른 분야 음악에 대한 홀대와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불교음악도 마찬가지다. 조계종 불교음악원은 보고서에서 “기독교 합창단은 국가 예산으로 혜택을 누리며 공적 합창단으로 활동하는데 비해 불교합창단은 완전히 국가 음악 지원에서 배제돼 자력으로 합창제를 열고 활동을 유지해 왔다”며 “불교합창은 극도로 불공정, 불평등의 위치에 놓여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605호 / 2021년 10월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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