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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외로운 곳에 온기로 전달되길”

  • 법보시
  • 입력 2021.11.29 15:20
  • 호수 1611
  • 댓글 0

봉려관불교문화연구원장 혜달 스님

혜달 스님의 두 발은 오늘도 분주하다. 스님의 연구실은 경기 광주에 있지만 365일 중 150일은 제주도에서 보낸다. 서재를 가득 채운 책만으로는 역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 스님의 확고한 신념이기 때문이다. 여름엔 고무신으로, 겨울엔 털신으로 바꿔신으며 스님은 산과 들을 누빈다. 물론 허탕을 치는 일도 부지기수다. 거기다 운전을 하지 않아 대중교통으로 하루종일 이동하다 보면 두발이 퉁퉁 부어 엉망진창이 되는 날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스님이 이토록 열정을 쏟고 있는 이유는 봉려관 스님(蓬廬觀, 1865~1938)의 생애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봉려관 스님은 조선시대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에 의해 폐허가 됐던 사찰을 다시 재건하고 불리한 시대 조건 속에서도 육지와 제주를 오가며 꺼져가는 제주불교를 되살렸다.

혜달 스님의 부지런한 두 발 덕분에 한 해에만 봉려관 스님과 관련한 인물 90여명을 찾았고, 이들의 구술을 채록해 교차검증했다. 그 성과는 고스란히 ‘봉려관-근대 제주불교를 일으켜세우다’(조계종출판사)로 발간됐다. 올해 3월 발간된 이 책은 봉려관 스님을 다룬 최초의 서적이 됐다. 

하지만 이 책은 서막에 불과했다. 스님은 장기적인 연구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학술대회를 꾸준히 개최한 덕에 최근에는 봉려관 스님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만이 아니라 구제활동과 교육사업에도 앞장섰다는 새로운 성과도 발견했다. 이외에도 봉려관 스님의 생애를 바르게 알릴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방송국과 함께 현장을 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 스님이 교도소, 병원법당, 군부대, 공공기관 등에 법보신문을 보내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45년 동안 길을 걸으며 어둡고 외로운 곳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었던 부처님의 삶이 그랬고,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소외된 이웃을 품었던 봉려관 스님의 생애가 그랬듯 좋은 법을 나누는 불사가 곧 자비입니다. 이들에게 법보신문이 지중한 인연이 되길 발원합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11호 / 2021년 12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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