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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돈 순교성지 ‘경주 금강산 표암봉 일원’ 사적 된다

  • 성보
  • 입력 2022.04.25 12:15
  • 수정 2022.04.25 14:57
  • 호수 1631
  • 댓글 0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동천동 마애삼존불좌상도
문화재청 “신라 불교·의례 상징성 보여주는 유적”

이차돈 순교성지 백률사. [문화재청]

이차돈 순교성지 백률사가 있는 ‘경주 금강산 표암봉 일원’이 사적으로 지정 된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4월22일 경주 금강산 표암봉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

문화재청은 “경주 금강산 표암봉 일원은 신라 정치·종교와 관련된 중요 문화유산이 밀집해 있고 신라불교와 의례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유적이라는 점에서 역사·학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주 금강산 표암봉 일원’에는 이차돈(506~527)을 기리고자 세운 백률사가 있다. 신라는 이차돈의 순교로 불교가 공인됐다. 신라에서 국법으로 불교를 믿는 것이 금지되자, 이차돈은 법흥왕을 찾아가 “거짓 명을 전한 죄를 내려 자신의 목을 베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설득했다.

백률사 대웅전에 모셨던 ‘금동약사여래입상’(보물)과  ‘이차돈순교비’. 현재 모두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다. [문화재청]

법흥왕은 천경림에 사찰을 지으려 한 책임을 이차돈에게 묻고, 그의 목을 칼로 내려치자 목에서 우윳빛 피가 한 마장 솟구치며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며 땅이 크게 흔들렸다고 한다. 법흥왕 14년(527) 이차돈의 목이 떨어진 자리에 ‘자추사’(刺楸寺)가 세워졌고, 이후 백률사로 불렸다.

사찰 건물은 임진왜란으로 소실돼 다시 지었다. 절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대웅전에 모신 ‘금동약사여래입상’(보물)이 통일신라시대 3대 금동불로 꼽힐 만큼 조형 기법이 우수하다.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신라 헌덕왕 9년(817) 세워진 ‘이차돈순교비’는 1200여년 동안 백률사터에 있었으나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이동돼 국립경주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백률사 초입에 위치한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보물). [경주시청]
백률사 초입에 위치한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보물). [경주시청]

이외에도 금강산 표암봉 일대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 경북유형문화재 ‘동천동 마애삼존불좌상’ 등 불교 유적이 밀집돼 있다.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보물)은 백률사 초입에 위치한다. 높이 3.5m의 통일신라 8세기경 조성됐으며 사방에는 각각 다른 불상이 새겨져 있다. 서쪽은 서방 극락정토 아미타삼존불, 동쪽은 유리광세계 약사여래, 남쪽은 석가여래입상, 북쪽은 미래의 부처 미륵불이 있다. 바위에 몸체를 새기고 머릿돌을 따로 만들어 얹은 것은 우리나라에서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이 유일하다.

백률사 초입에 위치한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보물). [문화재청]
백률사 초입에 위치한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보물). [문화재청]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경덕왕이 이차돈 순교 사찰인 백률사를 찾았을 때 땅 속에서 염불 외는 소리가 들려, 파보니 커다란 바위가 나왔고, 이 바위의 사면에 불상을 새기고 절을 지어 굴불사라고 했다.

금강산 정상 동쪽에 위치한 ‘동천동마애삼존불좌상’. [문화재청]
금강산 정상 동쪽에 위치한 ‘동천동마애삼존불좌상’. [문화재청]

‘동천동마애삼존불좌상’은 금강산 정상 동쪽에 위치한다. 자연 바위벽에 새긴 삼존불상은 높이 3m에 본존불을 중심으로 협시보살이 새겨져 있다. 오른쪽 협시보살이 쓰고 있는 보관에는 작은 부처가 조각돼 있어, 아미타삼존불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마모는 심한 상태다. 하지만 조각된 옷의 표현과 손의 모습이 돋을새김으로 표현돼 있어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마애불 앞 작은 바위 위에는 본존불을 호위하는 작은 크기의 동자, 탑, 불상이 제각기 다른 모양으로 새겨져 있다.

[문화재청]

사적으로 지정 예고된 금강산 표암봉 일원은 신라 왕경오악(王京五岳) 중 북악(北岳)에 해당한다. 왕경오악은 금강산을 비롯해 동악 토함산, 서악 선도산, 남악 남산, 중악 낭산을 지칭한다.

이곳은 신라 사람들이 모여 국가 중대사를 논의한 사령지(四靈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령지에는 청송산, 우지산, 피전이 포함된다.

[문화재청]

경주 금강산은 이처럼 신라 사람들이 국가를 형성할 무렵부터 신성시했으며, 역사서 ‘삼국유사’ 혁거세왕조에 기록된 진한 6촌 중 3개 촌의 천강(天降) 설화와 관련돼 있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경주 금강산은 신라 수도 경주에 살던 사람들의 사후 안식처로도 활용됐다. 탈해왕릉과 동천동 고분군은 신라인의 매장 공간이 도심에서 주변 산지로 이동한 사례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표암봉 일원의 사적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31호 / 2022년 5월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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