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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불교사 바로 아는 게 역사왜곡 막는 첩경”

  • 교학
  • 입력 2022.12.16 16:12
  • 수정 2022.12.16 20:43
  • 호수 1662
  • 댓글 0

서울 호압사, 12월16일 학술대회 개최
‘조선 후기 한양의 사찰과 불교’ 주제로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서소문역사공원을 가톨릭성지화하고 주요 유적지에 가톨릭 성지 간판을 세운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역사학 전공자들이 “조선불교사 바로 아는 게 역사왜곡 막는 첩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호압사(주지 현민 스님)는 12월16일 오후 1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조선후기 한양의 사찰과 불교’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광식 전 동국대 특임교수는 “최근 교계는 물론 일간지에도 보도됐지만 서울시 광화문광장 역사물길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면서 “조선왕조 500년, 근현대 130년으로 약 630개의 연표석이 있는데 불교사는 대폭 축소·왜곡됐고 기독교는 과도하게 선양됐다”고 지적했다.

불교계가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서울시 ‘역사왜곡’ 근저에는 가톨릭계가 대한민국 역사에서 자신들의 정통성을 찾고 교세를 확장하기 위한 욕망이 깔려 있다. 우리 불자들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조선불교를 제대로 아는 게 서울시 역사왜곡을 멈출 지름길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 지역의 사찰들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가톨릭 성지화는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면서 “호압사의 경우 호압사를 넘어 한양의 불교사를 정리하고 있다. 전국에 있는 주지 스님들도 사찰이 소속된 지역의 불교사를 정리하는 데 애써주셨으면 한다. 전국에서 학술 근거를 모으고 이를 고증, 분석해야 한국불교사의 큰 물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인규 동국대 역사학과 교수가 ‘조선시대 한양 도성의 불교-사찰과 승려를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또 김상영 중앙승가대 불교학과 교수가 ‘한양과 북한산 불교-18세기 산성 수축과 그 이후의 변화상을 중심으로’를, 이기운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조선중기 한양과 도성불교-백곡 처능을 중심으로’를, 한상길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영·정조시대의 불교와 한양’을, 김성순 전남대 연구교수가 ‘조선 후기 한양지역 왕실불교와 수월도량 공화불사’를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민순의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실장, 탁효정 순천대 남도문화연구소 교수, 고영섭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오경후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김정희 원광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가 나섰다.

이 자리에는 조계종 총무부장 호산 스님과 호압사 주지 현민 스님, 화계사 주지 우봉 스님이 함께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총무부장 호산 스님이 대독한 치사에서 “1932년 무학대사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한양 천도 뜻에 따라 위기를 대비하고자 낙산 청련사(동쪽), 백련산 백련사(서쪽), 관악산 삼막사(남쪽), 북한산 승가사(북쪽)를 세웠다. 또 조산에 해당하는 관악산(남쪽)의 강한 기운을 누르고자 1393년 호압사를 지었다. 특히 학술대회가 열린 조계사는 승려 도성출입 금지령이 해제된 이래 사대문 안에 최초로 건립된 사찰이다. 서울의 중심 조계사에서 호압사와 공동 주최하는 기념 문화제를 열게 돼 의미가 남다르다. 앞으로도 서울과 불교의 새로운 미래 관계를 조망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호압사 주지 현민 스님은 개회사에서 “앞으로도 조선 불교 역사의 지평을 넓혀 서울 속 불교문화 정립에 적극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민 스님은 “우봉 스님의 원력으로 호압사 학술대회가 시작됐고, 세 차례의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조선 건국과 한양 천도에 불교가 미친 영향을 학술적으로 고증해냈다”면서 “이를 통해 조선에 불교 역할이 미미했다던 기존 학설을 반박할 수 있었다. 이번 학술대회도 연장선상에 있다. 오늘 조선 건국부터 중기·후기까지 불교계가 한국역사 문화에 미친 진면목을 살펴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계사 주지 우봉 스님은 호압사 주지 소임 당시 들었던 소회를 털어놨다. 우봉 스님은 “8년 전 호압사 주지로 부임하고 나서 호압사의 위상을 되찾고자 노력했다”면서 “호압사는 무학대사가 창건했다는 전설이 있었지만 근거가 없었다. 이를 고증하고 싶어 고민하던 차에 이재형 법보신문 국장을 만났다. 또 황인규 교수와의 인연으로 호압사 학술대회를 이끌게 됐다. 덕분에 무학대사가 호압사를 창건했다는 사실을 고증했고, 한양 설계에 불교철학이 어떻게 반영됐는지 밝혀냈다. 오늘 열린 이 행사는 호압사 주지를 이어 맡게 된 현민 스님 덕이다. 앞으로도 제가 미처하지 못한 역할을 현민 스님이 해주실 것 같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62호 / 2022년 1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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