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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수교 50주년, 상월결사 인도순례] 상월결사 인도순례 43일 대장정

하루 8시간 평균 25km 도보 정진…매일 108배·금강경 독송

2월9일 조계사서 고불식…주요 성지마다 불자들과 법회
한국서 이운한 부처님 모시고 위의 갖춰 조석예불 봉행
대가사 수하고 묵언수행…서릿발 같은 청규는 변함없어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2월9일 서울 조계사에서의 고불식을 시작으로 43일 대장정에 들어간다. 순례대중은 하루 8시간 평균 25km를 정진해 1167km를 순례한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2월9일 서울 조계사에서의 고불식을 시작으로 43일 대장정에 들어간다. 순례대중은 하루 8시간 평균 25km를 정진해 1167km를 순례한다. 

상월결사 인도순례 ‘부처님과 함께 걷다’가 2월9일부터 3월23일까지 43일간 진행된다. 
2019년 수행가풍 진작과 한국불교의 중흥, 대한민국의 화합 및 세계평화를 발원하며 동안거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를 진행한 상월결사는 2020년 두 번째 결사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발걸음 따라 성지를 걸어서 순례하는 인도 만행결사를 계획했다. 그러나 그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함에 따라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부득이 멈춰서야 했다.

하지만 상월결사의 원력은 쉼 없이 이어졌다. 2019년 상월선원 천막결사의 정신을 이어 2020년 불교중흥·국난극복 자비순례, 2021년 삼보사찰 천리순례, 2022년 평화방생순례까지 상월결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며 시대와 사회에 필요한 희망과 용기를 나누는 데 매진했다. 그리고 올해 3년간 보류했던 인도순례를 통해 부처님의 발자취 안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체득하고, 한국불교 중흥의 원력을 다질 예정이다. 

순례대중은 2월9일 새벽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한 주요 소임자 스님들이 동참한 가운데 ‘고불식’을 봉행하는 것으로 43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상월결사 인도순례 ‘부처님과 함께 걷다’는 인도 비하르주, 우타르프라데시주와 네팔 룸비니에 위치한 부처님 7대 성지 167km 구간에서 진행된다. 순례대중은 고불식 봉행 후 버스를 이용해 함께 공항으로 이동, 오전 항공편으로 인천을 출발해 인도 델리로 향한다.

2일차(2월10일)에는 델리에서 사르나트로 이동해 부처님의 첫 제자인 다섯 비구가 부처님을 처음 맞이한 영불탑과 초전법륜지 녹야원을 참배한다. 3일차(2월11일) 오전 7시 순례대중은 녹야원 다메크스투파 앞 잔디광장에서 가사공양과 ‘입재법회’를 봉행하고 걷기순례의 첫 걸음을 내디딘다. 이어 4일차(2월12일)부터 12일차(2월20일)까지 부처님 성도지인 보드가야 마하보디대탑을 향해 하루 평균 25km, 누적거리 276km를 행선한다. 13일차(2월21일) 보드가야에 도착한 순례대중은 마하보디대탑과 부처님의 깨달음을 위한 마지막 여정에 우유죽을 공양 올린 수자타 집터를 순례한다. 

14일차(2월22일) 오전 8시 마하보디사원 보리수광장에서는 상월결사 인도순례를 응원하기 위해 한국에서 찾아온 불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성도지 법회’가 열린다. 순례대중은 이날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개인정비의 시간을 갖는다. 15일차(2월23일)에는 25km를 걸어 부처님이 고행을 버린 전정각산을 오른다. 16일차 27km에 17일차(2월25일) 24km를 더해 불교 최초의 사원인 죽림정사와 부처님이 ‘묘법연화경’과 ‘무량수경’을 설한 영축산을 마주한다. 영축산에서는 기도법회가 봉행될 예정이다. 누적거리는 373km.

다시 행선에 나선 순례대중은 18일차(2월26일) 날란다사원을 향해 28km를 정진한다. 5세기에 세워진 날란다사원은 당시 1만여명이 수학하며 최고의 석학을 길러낸 세계 최대 불교대학이었다. 순례대중의 도착에 맞춰 동국대는 새로 문을 연 날란다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현지에서 ‘순례’를 주제로 6개국 학자들이 동참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열 예정이다. 

19일차(2월27일) 커웨이부터 28일차(3월8일) 쿠시나가르까지는 열흘간 휴일 없는 정진이 이어진다. 누적거리는 689km로 인도순례 전체 일정의 60%에 해당된다. 이 기간 21일차(3월1일)에는 부처님의 사리를 최초로 봉안했던 근본사리탑터를 예경하고, 비구니 승단이 탄생한 대림정사를 참배한다. 23일차(3월3일)에는 싯다르타 태자가 스스로 삭발해 수행자로 거듭난 장소이자 부처님이 대열반을 앞두고 발우를 건내며 제자를 위로한 곳으로 알려진 케사리야대탑을 순례한다.

29일차(3월9일) 오전 8시 부처님 열반지 쿠시나가르 열반당 광장에는 ‘열반지 법회’가 예정돼 있다. 열반지 법회는 한국에서 온 불자들이 순례대중과 함께하는 세 번째 열린법석으로 진행된다. 30일차(3월10일) 순례대중은 다시 발걸음을 옮겨 부처님 탄성지 네팔 룸비니로 향한다. 이날 27km, 31일차 24km, 32일차 26km, 33일차 26km를 행선해 네팔 국경을 마주한 코리야에 도착한다. 

34일차(3월14일) 오전 네팔 국경을 통과한 순례대중은 이날 오후 룸비니동산을 방문해 ‘탄생지 법회’를 봉행한다. 순례대중은 네팔에서 1박  후 35일차 다시 국경을 넘어 카필라바스투를 만난다. 카필라바스투는 부처님이 고타마 싯다르타 왕자로 성장했던 카필라성을 말한다. 부처님의 생애 중 ‘사문유관’ ‘유성출가’가 이뤄진 곳으로 인간 싯다르타가 붓다가 되는 계기를 만든 성지다. 

행선은 법의 수레바퀴와 같이 쉼 없이 이어진다. 36일차 파르라흐와, 36일차 파르사, 37일차 지기나마피, 38일차 서드와푸르, 39일차 두르가푸르 지역을 통과해 40일차(3월20일)에 회향지인 쉬라바스티에 도착한다. 쉬라바스티에 도착한 순례대중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천명의 부처님으로 나투는 이적을 보인 천불화현대탑과 기원정사를 참배한다. 기원정사는 ‘금강경’을 비롯해 수많은 경전이 탄생한 포교성지다. 

부처님은 29세에 출가해 6년간 수행 끝에 깨달음을 이루고 45년간 교화 여정을 보냈다. 45안거 가운데 24안거를 쉬라바스티에서 보냈고 그 중 19안거를 기원정사에서 머물렀을 만큼 수많은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이곳 기원정사 향실광장에서 상월결사는 회향법회를 봉행하고 인도 걷기순례 일정을 종료한다. 누적거리는 989km.

행선은 끝났지만 인도순례는 계속된다. 순례대중은 41일차(3월21일) 쉬라바스티에 위치한 수닷타장자 집터와 앙굴리마라 스투파를 참배한다. 수닷타장자는 불교교단 최고의 도량인 기원정사를 부처님께 보시한 재가불자이며, 앙굴리마라는 희대의 살인마였으나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참회해 제자가 된 출가자다. 순례대중은 이날 오후 럭나우까지 이동해 1167km 상월결사 인도순례 대장정을 끝맺음할 계획이다.

 

순례대중의 인도순례 일과는 자비순례 및 삼보사찰 천리순례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새벽 2시 도량석으로 하루를 시작해 2시40분 아침예불을 모신다. 오전 3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행선을 위한 시간이다. 오전 7시부터 바나나, 사과, 치즈, 우유 등 간편식으로 아침공양을 겸한 휴식을 취한 후 오전 8시 다시 행선에 나선다. 정오 이전 숙영지에 도착해 당일 순례일정을 마무리하며, 오후는 개인정비 및 자율정진의 시간이다. 저녁예불은 오후 5시, 취침시간은 오후 8시다. 

기존의 순례들과 달라진 점도 있다. 조석예불의 경우 죽비 3성의 약식법회가 아닌 한국에서 이운한 부처님을 모시고 법식에 따라 위의를 갖춰 여법하게 봉행한다. 저녁예불 후에는 순례대중 모두가 108배를 올리고, 함께 ‘금강경’을 독송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또 먼지와 소음, 교통 등 현지의 여건과 안전을 고려해 기존 ‘50분 행선·10분 휴식’에서 ‘휴식 없는 행선’으로 변경해 진행한다.

서릿발 같은 청규는 변함없이 유지된다. 스님들은 행선 시 승복과 대가사를 수하고, 재가자도 순례가사를 비롯해 지정된 의복을 착용해야 한다. 행선 시 묵언은 필수이며 염송, 화두, 진언, 염불 등 각자의 근기에 따라 정진한다. 휴식 시에는 낮은 소리로 대화하고, 제공받은 공양물은 남겨선 안 된다. 개인의 건강과 위생을 위해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야 하며, 휴대전화는 숙영지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정진 중인 대중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행동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순례대중은 사부대중 평등공동체 원칙에 따라 텐트와 매트리스, 침낭 모두 동일한 제품을 제공받는다. 행선 시 비구 5개조, 비구니 1개조, 우바새 1개조, 우바이 1개조가 돌아가며 선두를 이끌고, 도착한 순서대로 공양한다. 한국과 달리 씻을 물 공급이 어려운 만큼 텐트를 사용하는 숙영지에서는 최소한의 청결유지를 위한 양치와 세면 정도만 허용하고, 지구환경 보호를 위해 비닐과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한다. 무엇보다 순례대중은 원만한 회향을 위해 대중화합에 힘써야 한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은 “이번 인도순례는 불교적으로는 한국불교의 중흥을 발원하며 부처님의 자취를 따르는 자리이고, 국가적으로는 한·인도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진행된다”며 “순례대중의 원력에 사부대중의 관심과 응원이 더해져 상월결사 인도순례가 원만히 회향하고, 그 공덕으로 한국불교가 중흥하며 대한민국이 평화로워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63호 / 2023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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