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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수교 50주년, 상월결사 인도순례] 인도순례의 보이지 않는 손 외호대중들

  • 새해특집
  • 입력 2022.12.29 14:07
  • 수정 2023.01.19 11:30
  • 호수 1663
  • 댓글 0

상월결사 인도순례의 순례대중은 85명. 하지만 43일간 1167km를 걸어서 순례하는 이 대장정이 원만회향하기 위해서는 외호대중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필수다. 이들은 순례기간 동안 필요한 공양과 잠자리부터 안전, 건강, 행정지원을 비롯해 예측 불가능하게 벌어질 수 있는 돌발상황까지 모든 것을 염두에 두고 이번 순례를 준비하고 있다. 보리수 아래서 대각을 이루시기 전 부처님에게 공양 올렸던 수자타의 공양처럼 외호대중의 보이지 않는 노력은 한국불교 중흥의 유미죽이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처음 마음 그대로 끝까지
이상종 조계종 도반HC 전무 

법회·행사기획 진행 책임
현지인들과 소통에 최선
하루도 뺄 수 없는 일상사
무탈한 진행이 가장 중요

2019년 상월선원 천막결사를 시작으로 2020년 국난극복 자비순례, 2021년 삼보사찰 천리순례 그리고 2022년 평화방생순례까지 상월결사의 태동부터 인도순례 대장정까지 함께 하고 있는 베테랑 기획자다. 그런 이상종 전무도 인도순례를 앞두고는 긴장감을 숨기지 않는다. 

“적지 않은 인원이 낯선 땅에서 매일 수 십 km를 걸어서 이동하고 숙영해야 합니다. 또 매일 아침 예불을 모시고 저녁마다 일일회향을 진행합니다. 하루도 빼놓을 수 없는 일들이 43일간 차질없이 진행돼야 하는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운영지원단 소속으로 이번 순례에 참가하는 이 전무는 순례 기간 동안 진행될 각종 부대행사의 기획과 진행도 책임진다. 사르나트 녹야원에서의 입재식과 쉬라바스티 기원정사에서의 회향식을 포함, 성도지 마하보디대탑과 탄생지 룸비니에서는 사부대중이 동참하는 법회와 응원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인도라는 익숙치 않은 환경과 여건이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순례단의 안전과 의식주, 언어 문제 등이죠. 또 현지인들과 같이 작업하는 과정에서 원활한 의사소통도 넘어야 할 큰 산입니다.”

하지만 걱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일인만큼 신심과 함께 어느때 보다 원력이 굳건해짐을 느끼기 때문이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과 끝내는 마음이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지일관의 마음’으로 이번 순례와 행사를 기획,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간에 어려움이나 역경이 있겠지요. 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오직 신심과 원력에 의지해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세밀하게 점검하겠습니다.”

그런 그에게도 한가지 바람이 있다. 순례 대중과 지원단이 43일 간 하나가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모든 중생의 존귀함을 말씀하셨듯, 이번 순례에 동참하는 모든 이들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인도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더없이 큰 울림을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순례단의 지바카 될 것
김명숙 동국대 의료원 대외협력팀장

상월결사 전 순례 동참
현장서 다진 경험이 강점
현지 의료계와 공조 구축
예방 최고지만 응급도 만전

수간호사를 역임한 의료인인 동시에 동국대 의료원 대외협력홍보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명숙 팀장은 이번 순례단의 지바카다. 앞서 상월결사가 진행했던 모든 순례에 동참하며 ‘움직이는 약사전’으로 불린 김 팀장은 이번 인도순례를 앞두고 진행한 인도답사에 동참하며 현지의 병원과 의료시설을 꼼꼼히 점검했다.

“우리의 의료수준에 비하면 턱없이 열악한 상황인 것은 분명합니다. 의약품도 우리 체질에 맞을지 확신할 수 없구요. 그래서 순례 기간 동안 질병 예방과 개별 건강 상태 점검을 최우선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노심초사 덕분에 현지 관계자들로 부터 순례단이 이동하는 동안 구급차를 상시 배치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응급 의료 상황 발생시 현지 의료진과의 협력도 점검했다. 

“상월결사의 모든 순례를 동참했던 만큼 순례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적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많은 경험이 축적돼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 믿고 장담할 수는 결코 없습니다. 국내와는 모든 환경과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죠. 현지에 맞는 대응 매뉴얼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도 현지 의료진이나 대사관 등과 유기적으로 소통할 계획입니다.”

벌레 물림과 같은 작은 문제부터 대형 사고까지 순례대중에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건강상의 문제를 예상하고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는 김 팀장이 지면을 빌어 대중들에게 꼭 하고 싶은 당부의 말이 있다며 전했다.

“평소 드신던 약이 있으시면 꼭 챙기시고, 제공되는 음식 외에는 드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모습 하나하나가 한국불교, 스님들의 수행문화를 세계의 알리는 창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디 건강하게 순례를 회향 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소소하지만 진심이 담긴 당부 속에서 순례단의 든든한 지바카임이 묻어난다. 

 

‘최초 순례 일원’ 평생 긍지
나인성 대승마야투어 이사 

사전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아는 만큼 걱정도 많지만
“걱정은 나의 몫, 순례대중은
불교중흥의 씨앗 심어주길”

“아직 아무도 걸어본 적 없는 1167km의 순례길을 완성하는 최초의 여정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번 순례의 일원이었다는 점이 평생의 자긍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인성 대승마야투어 이사는 불교여행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불교성지를 순례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에게 ‘처음’은 오히려 낯선 단어다. 이번 인도순례에서 그의 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이다. 순례의 전 과정을 진행하는 진행팀장으로서 사전 준비부터 현지 진행, 마무리까지 ‘모든 일’이 ‘그의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험이 많은 만큼 걱정도 많은 법. 인도의 소음, 공해, 건기의 흙먼지에 차량과 사람, 동물이 뒤엉켜 있는 혼란스러운 일부 도로에서의 안전 문제 등 그의 걱정은 그냥 인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순례가 “1167km 대장정의 순례길을 완성하는” 최고의 여정이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한국불교의 중흥이라는 대원력으로 그 옛날 부처님이 걸으셨던 그 길을 그대로 걸으며 순례하는 사부대중. 그 모습은 대한민국 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불자들에게 환희와 용기를 줄 것이다. 그 옛날 신라의 혜초 스님과 중국의 현장·법현 스님이 구법의 열정으로 걸었던 길이 오늘날 불교중흥의 원력의 씨앗을 심는 새로운 길로 재탄생하는 역사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모든 불자가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해주어야 한다. 순례대중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도 오직 그것 하나다. 

“이번 순례를 통해 동참 대중 모두가 하나이고 더 나아가 불자 모두가 하나라는 메세지가 전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불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전하고 불교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 상월결사의 궁극적인 목적인 포교의 자양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나머지는 저희가 합니다. 이번 순례가 원만회향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모든 여정 발로 뛰며 확인
너윈 신하 인도 현지 가이드

한국 생활 20년 차 엘리트
2년간 다섯 번 현지 답사
“한국불교 순례단의 장엄
인도불교 중흥 계기 되길”

인도 현지 가이드 너윈 신하는 성도지 보드가야에서 불과 20km 떨어진 가야가 고향이다. 델리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했다. 한국 여성과 결혼 20년 차에 접어든 그는 두 딸을 두고 있는 다문화가정 가장이다. 한국사람보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더 각별한 이유다. 

불교성지순례 여행사 경력 27년 차인 그에게 이번 순례의 목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안전과 편안이다. 순례 일정을 준비하며 2년간 5번에 걸쳐 현지를 직접 답사하고 점검했다. 

“수차례 자료를 검토해도 막상 현지에 가보면 평지가 아닌 언덕이거나 도로가 바뀌어 있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결국 발로 뛰며 점검하고 확인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만큼 이번 순례 일정에서 제가 가보지 않은 장소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행객이나 순례객들이 거의 찾지 않는 여정인 만큼 변변한 식당 하나 없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비스킷 몇 개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마침내 순례단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루트를 찾은 지금 그의 가슴은 설레고 있다.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동시에 아직까지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 상상하지 못한, 아름다운 여정이 될 것입니다. 현지의 숙박이나 공양이 감히 최고라고 말씀드리지는 못하죠. 하지만 최선을 다한다는 점은 약속드리겠습니다.”

그의 말에서 전해지는 자부심은 신심과도 닿아있다. 불교성지순례 업계에 종사하며 27년간 차곡차곡 신심을 다진 그에게 이번 순례는 불교가 생생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그의 고향 인도에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인도인들은 한국의 사부대중이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도보로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순례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부처님이 태어난 땅에 살고 있다는 자긍심과 함께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격려가 될 것입니다. 이번 순례를 계기로 인도에서 불교가 다시 한번 꽃피길 발원합니다.”

 

생생한 역사 현장 전할 것
김현태 법보신문 편집국 부장

순례단 한 발 앞서 출발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기록할 것
매주 80km 자전거 체력 단련
"부족한 부분 대중 함께 극복”

“주말마다 80km 자전거 타기와 10km 달리기로 체력을 다지고 있습니다. 순례대중보다 한 발 먼저 출발하고 가장 늦게 현장을 떠나는 기자가 되려고 합니다. 순례대중의 생생한 24시간을 담겠습니다.”

기자단의 일원으로 이번 순례에 동참하는 김현태 법보신문 기자는 엄밀히 보자면 외호대중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가짐만큼은 다를 바 없다. 역사적인 순례의 길, 한국불교사에 한 획으로 남게 될 현장을 기록하는 것 또한 이번 순례를 외호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누군가 기록하지 않았다면 불교사가 오늘날까지 전해질 수 없었을 겁니다. 현장을 기록하는 것이 불교사를 외호하는 일이라면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은 동참하지 못한 불자들을 법석으로 이끄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기자는 국난극복 자비순례와 삼보사찰 천리순례 전 일정을 동행 취재했다. 수많은 변수들이 벌어지는 순례 현장에서 취재기자 또한 운영지원단의 역할까지 수행해야 할 상황이 수시로 벌어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유다. 특히 지금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순례와는 달리 인도에서 진행되는 이번 순례에서 취재지원이나 현지의 모든 협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전망했다.

“대부분의 일정이 야외 숙영으로 진행되는 만큼 각종 장비의 충전과 이동, 기사와 취재사진 전송뿐 아니라 시차로 서울과의 실시간 소통도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예측 가능한 부분은 사전에 최대한 준비하고, 예측 못한 상황이 벌어지면 기자단과 지혜를 모아 대중의 힘으로 극복해 나가려고 합니다.”

자비순례와 천리순례 취재 당시 하루도 빠짐없이 현장 기사와 사진, 영상을 전송하며 성실함을 보였던 김 기자는 가장 우려되는 부분을 묻는 질문에 “한 달 넘게 집을 비워야 되니 두 아들을 혼자 돌봐야 할 아내가 걱정되고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기가 무섭게 “회향의 마지막 순간까지 빠짐없이 담고 기록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1663호 / 2023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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