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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수교 50주년, 상월결사 인도순례] 상월결사 총도감 호산 스님

“한국불교 역동적으로 바뀌고, 인도에 불교 바람 다시 일었으면”

출가한 사문으로서 금생 꼭 성취하고 싶었던 불사
굳은 원력·신심·대중 한마음 되어야 원만회향 가능
불자들 관심 가져주는 만큼 불교중흥도 이뤄질 것

상월결사 총도감 호산 스님은 “인도순례를 계기로 불자들의 원력이 결집돼 한국불교의 역량이 더욱 역동적으로 변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사진=김내영 기자

내년 2월 진행되는 상월결사 인도순례 ‘부처님과 함께 걷다’ 총도감 호산 스님은 묵직한 책임감을 느낀다. 43일간 1167km의 부처님 7대 성지를 도보로 순례하는 대중의 안전과 원만한 회향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스님은 “먼지와 안개, 무질서 등 열악한 환경에도 100여명의 대중이 기꺼이 동행하는 건 부처님이 걸었던 그 길에서 부처님을 만나고, 그 가르침을 되새기기 위해서다”라며 “인도순례를 계기로 불자들의 원력이 결집돼 한국불교의 역량이 더욱 역동적으로 변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인도순례가 원만히 회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불교 중흥과 원만 회향을 위해 모든 불제자가 마음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호산 스님과의 일문일답. 

▶ 2020년 상월선원 천막결사 회향 직후 발표한 인도순례가 내년 2월 진행된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인도 부처님 성지로 떠날 시간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3년 전 부처님께서 걸었던 길을 순례하며 수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코로나19로 장기간 실행으로 옮기지 못했다. 더 늦어지면 계획 자체가 무산될 수 있어 우려가 컸는데 다행히 상황이 호전돼 올해 2월9일 출발하게 됐다. 출가한 사문으로서 금생 꼭 성취하고 싶었던 불사다. 더불어 인도순례를 계기로 불자들의 원력이 결집돼 한국불교의 역량이 더 역동적으로 변하고, 인도에 불교의 바람이 다시 일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인도순례에는 순례대중은 물론 외호대중까지 100여명이 동참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 43일간 1167km를 걸어서 순례하는 만큼 크고 작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총도감으로서 대중이 목표한 바를 무탈하고 원만하게 회향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순례대중 다수가 불교중흥·국난극복 자비순례, 삼보사찰 천리순례, 평화방생순례에서 함께 정진했다. 불편하고 어려운 일들을 함께 경험한 만큼 순례에 잘 적응할 것이라 믿는다. 처음 동참하는 스님들께는 충분한 준비를 당부했다. 인도라는 나라가 워낙 변수가 많은 곳이어서 다양한 문제를 상정해 놓고 외호대중과 준비 중이다. 걸어서 인도를 순례한다는 것은 사실 힘만으론 불가능하다. 굳은 원력과 신심, 그리고 대중이 한 마음이 되어야 무탈하게 회향할 수 있다. 특히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 이번 인도순례가 갖는 의미는.
“인도는 2600여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이 가르침을 펴신 불교의 발상지다. 그렇기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불제자라면 우선적으로 예경하고 참배해야 할 성지다. 그동안 인도순례는 지리적, 환경적, 시간적인 이유로 항공기와 차량을 이용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인도순례는 부처님께서 2600여년 전 걸었던 그 길을 따라 온전히 두 발로 순례한다. 기회가 없었을 뿐 많은 불자들이 바랐던 참 순례의 모습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불사보다 소중하고 불제자로서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처님 성지를 순례하며 부처님과 하나가 되고, 또 부처님의 가르침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수행에 있어 걷기는 어떤 의미가 있나.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이라고 했다. 걷고, 머물고, 앉아있거나 누워있을 때, 말하고, 침묵하고, 움직이거나 가만히 있을 때, 일상의 모든 순간이 수행 아닌 것이 없다. 그럼에도 그냥 걷는 것과 묵언하면서 내면을 성찰하며 걷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걷기수행에 동참한 분들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그동안 관찰하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됐다’고 했다. 저 역시 휴대폰 등 전자기기와 떨어져 묵언하니 마음이 집중돼 사물을 관찰하고 내면을 살피는 여유가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무아의 경지’의 기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더불어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건강이고, ‘걸어야 산다’는 말이 있을 만큼 걷기에 대한 관심도 높다. 따라서 걷기수행은 현대사회에 가장 어울리는 수행법이자 불교가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포교의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 스님께서 생각하시는 상월결사 정신은 무엇인가.
“2019년 동안거 기간 위례 상월선원에는 9명의 스님이 천막 속에서 목숨을 건 정진을 이어갔다.  당시 천막선원 밖은 공사판 소음은 물론 불자들이 찾아와 기도하고 응원하는 소리로 가득했다. 상월결사 정신은 어떠한 상황에도 흐트러지지 않으며, 수행으로 동(動) 속에 정(靜)을 찾는 과정이었다. 그동안 상월결사가 진행한 만행도 이 같은 의미를 갖는다. 인도순례에서는 먼지, 안개, 소음, 무질서 등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한 무질서 속에 우리는 질서를 유지해야 하고, 소음 속에서 고요함을 찾아야 한다. 100여명의 대중이 함께 이동한다는 게 정말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어렵기에 의미가 있고, 그 시간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순례대중 한분 한분이 상월결사 정신만 이어간다면 모두 원하는 바를 성취할 것이라고 믿는다.”

▶ 스님께서는 만행 중 어떤 기도와 원력으로 동참해 왔나.
“출가한 지 40년 되는 해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에 동참했다. 나이가 들고 승납이 쌓일수록 내가 절 집안에서 밥값은 하고 있는지 스스로 반문하게 된다. 조계종에 몸담은 수행자로서 한국불교를 위해 뭐라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원력은 가지고 있다. 순례대중은 걷는 동안 각자 근기에 따라 화두를 들거나, 염불을 하거나, 주력에 매진한다. 평소 화두를 들지만 만행결사 때는 총도감으로서 순례가 원만하게 회향할 수 있기를 걸음걸음마다 기도한다. 순례를 무탈하게 진행하고 순례대중이 수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총도감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며 순례가 원만히 회향되고, 한국불교가 중흥되기를 발원하며 걸음을 옮겨왔다.”

▶ 이번 인도순례는 조계종 주최, 상월결사 주관으로 진행된다. 
“인도순례는 내년 한·인도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국가적 행사로 진행된다. 이를 조계종이 주최함에 따라 순례 자체는 물론 종단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 특히 조계종이 행사를 주최하면서 교역직 스님들과 일반 종무원들도 동참할 기회를 가지게 됐다. 저 역시 총무부장 소임을 맡고 있어 사표를 내지 않고 인도순례에 동참한다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조계종이 주최함으로써 종도들의 관심이 커질 것이고, 공신력을 가지게 됐으며,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덧붙여 그동안 진행된 자비순례, 삼보사찰 천리순례, 평화방생순례 모두 종단이 주최해야 했다. 종단은 스님과 불자들에게 교육과 수행, 포교의 방향과 과정을 제시해야 하는데 만행결사는 이에 가장 부합하기 때문이다.”

▶상월결사는 회주 자승 스님의 원력에서 비롯됐다. 옆에서 지켜본 회주스님은 어떤 분인가.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부터 자비순례, 삼보사찰 천리순례, 평화방생순례, 그리고 인도순례까지 회주스님이 안 계셨다면 상월결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상월결사가 진행해온 모든 일들은 개인적으로 한국불교사에 기록될 획기적인 불사라고 평가한다. 이 일들은 누군가 카리스마적인 힘과 보살심으로 이끌지 않으면 성취되기 어렵다. 그렇다고 말만 던지고 행동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함께 걸으며, 같은 공양을 하고, 동일한 조건에서 쉬고 잠자면서 대중을 이끌었다. 인도순례도 회주스님이 함께하기에 분명히 성취될 것이라고 본다. 불교에 대한 애정, 대중을 이끄는 지도력, 사부대중 평동공동체의 원력을 가진 회주스님이 있기에 한국불교의 중흥을 위한 원력들이 결집되고 있다.”

▶ 이번 인도순례와 관련해 불자들에게 전할 말씀이 있다면.
“한국불교는 현재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불자와 출가자 수의 감소는 물론 사회의 거센 탈종교화 바람으로 종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마저 줄고 있다. 인도순례는 한국불교의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불교 중흥의 새로운 바람을 염원하며 사부대중 100여명이 43일간 1167km에 달하는 인도 부처님 성지를 걸어서 순례하는 대작불사다. 의상 스님의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 가르침처럼 이 기간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모든 불제자들은 마음을 모아 응원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 불자들이 응원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만큼 우리 사회 한국불교에 대한 기대는 커질 것이다. 한국불교 중흥의 길에 동참한다는 발원으로 함께 마음을 모아주길 기원한다.”

▶ 인도순례 회향 후 계획은.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 회향 후 인도순례를 계획했다. 코로나19로 불교중흥·국난극복 자비순례, 삼보사찰 천리순례, 평화방생순례를 진행했고, 3년 만인 내년 2월9일 상월결사 시즌2인 인도순례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인도순례가 회향되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계획을 말하기는 이른 것 같다. 다만 포교원이 지역별 순례코스를 개발해 걷기수행을 보급하고 있고, 불자들 사이에 새로운 수행문화로 안착되고 있다는 점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일단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인도순례를 원만히 회향해 향후 계획을 고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63호 / 2023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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