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등동 고려 절터에서 금동다층소탑과 중국 북송시대 동전 등 다수 유물이 발굴됐다.
대한문화재연구원은 1월26일 제주시 오등동 250-8 일대 유적 발굴조사로 고려시대 제주에 있었던 '오등동 절터' 실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소규모 국비지원 발굴조사 사업의 하나로 오등동 절터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해 왔다.
'오등동 절터'는 제주시 오등동에 있는 고려시대 사찰 터로 문헌 기록에는 없지만 예부터 '절왓(절밭)' '불탄터' 등으로 불려왔다. 연구원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오등동 절터의 가치와 창건 시기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찰 건물지 중 가장 먼저 지어진 3호 건물지 내에선 사리를 보관한 것으로 보이는 '금동다층소탑(金銅多層小塔)'이 발굴됐다. 연구원은 발굴된 금동다층소탑은 성인 주먹만한 크기로 지붕 위 용머리와 잡상, 와골, 난간, 창, 창틀구조가 잘 남아있어 고려시대 목탑이나 건물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유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또 중국 북송시대(960~1127)에 제작된 동전 꾸러미(20매 내외)가 일괄 출토됐다. 동전은 함평원보(咸平元寶, 998~1003), 황송통보(皇宋通寶, 1039~1054), 치평원보(治平元寶, 1064~1067) 등 3종류다. 연구원은 이를 토대로 절터 창건 시기를 11세기 전·중엽으로 추정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금동다층소탑의 초층 탑신부 아래 기단부와 복발(탑 상부에 주발을 엎어놓은 모양의 장식) 위 상륜부는 아직 수습되지 않았다"며 "출토지가 확인된 금동소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으나 정확한 제작 시기와 용도 등은 보전 처리 후 밝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두 차례의 중창 과정이 확인됐고, 중국 원대(1271~1368년) 제작된 청자와 전남 강진 사당요지에서 생산된 청자 등도 출토됐다.
사유지에서 출토된 유적지와 유물은 문화재청의 검토와 추가 조사를 거쳐 보존 여부, 문화재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67호 / 2023년 2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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