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KBS가 6월6일 제주시 오등동 고려시대 절터가 발굴된 지 다섯 달이 지나도록 방치된 채 훼손되고 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문화재청이 7일 보도자료를 내고 “21일 열리는 문화재위원회를 통해 신속히 보존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오등동 절터 유적은 5월31일 문화재위원회의 현지조사 후 해당 절터를 발굴한 (재)대한문화재연구원에 유구 보강 및 보호 조치(포장 천)를 실시토록 해 보호 중이며, 이번 주 내로 모래를 충전해 복토 조치도 완료하게 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문화재청은 이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전문가 검토회의 및 올해 3월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오등동 절터를 ‘현지보존 유적’으로 결정한 바 있다”며 “사업시행자와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21일 열리는 문화재 위원회 심의에서 최종 보존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KBS는 오등동 절터가 문화재위원회가 절터의 중요성을 인정해 보존 조치로 가닥을 잡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해 여태 방치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문화재청과 발굴업체, 제주도가 최근 현지 조사까지 벌였는데도 관리 주체를 두고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오등동 절터는 제주시 오등동 250-8번지 일대에 있는 유적으로 발굴조사 결과 고려시대 추정 절터로 확인됐다. 절터에 대한 문헌 기록은 없지만 이 지역은 예부터 ‘절왓’ 또는 ‘불탄터’로 불려왔다. 절터를 발굴조사한 대한문화재연구원은 이곳에서 함평원보(咸平元寶), 황송통보(皇宋通寶), 치평원보(治平元寶) 등 북송시대 동전 꾸러미가 출토된 것으로 미루어 절이 11세기 전·중엽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했다. 발굴조사 결과 가장 먼저 지어진 3호 건물지에서 사리를 보관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성인 주먹 크기의 ‘금동다층소탑’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두 차례의 중창 과정이 확인됐고, 중국 원대(1271~1368년) 제작된 청자와 전남 강진 사당요지에서 생산된 청자 등도 출토됐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84호 / 2023년 6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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