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이 올 4월 수장고를 나와 빛을 본다. 1973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열린 ‘동양의 보물’ 전시 이후 반세기 만이다.
2월16일 프랑스 국립도서관 누리집에 따르면 도서관은 4월12일부터 7월16일까지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을 주제로 한 전시에서 ‘직지’를 공개한다. 이들은 전시 소개 글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인 직지(한국, 1377년)”를 전시한다고 밝혔다.
반세기 만에 유물을 공개하는 만큼 직지는 전시에서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직지의 현 상태가 어떤지, 어떻게 전시될지도 관심사다.
직지의 완전한 제명은 ‘백운화상초록불조 직지심체요절’이다. 조계대선사 백운경한(白雲景閑, 1298~1374) 스님이 입적하기 2년 전, 75세 되던 해에 엮었다. 스승 석옥 스님에게 받은 ‘불조직지심체요절’의 간략한 내용에 과거 7불과 인도 28조사, 중국 110선사의 방대한 게, 송, 찬, 명, 서, 가, 법어, 문답 중 정수를 뽑아 상하권으로 엮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것은 권하이다. 권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전시에서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프랑스 국립도서관 측과 직지 전시를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재단은 최근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파트너십'(partnership) 관련 면담을 마쳤으며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직지의 가치가 널리 알려진 건 1972년 열린 '세계 도서의 해' 기념 전시에서였다. 당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근무하던 고(故) 박병선(1923∼2011) 박사는 직지가 1455년에 나온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라는 것을 증명해 전 세계에 알렸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69호 / 2023년 2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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