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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음 알지 못하면 눈 못 뜬 채 사는 것과 같다”

  • 수행
  • 입력 2023.07.14 14:16
  • 수정 2023.07.20 13:09
  • 호수 1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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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1~15일 자연명상마을 옴뷔에서
‘수불 스님과 간화선 집중수행’ 개최
제4회 국제명상엑스포 체험프로그램
“국민 정신가치 향상시키는 대법회”

굵은 장대비 속을 차분히 나아가는 참가자들의 눈빛은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음악을 이용한 심리치료를 공부하다가 명상을 접했어요. 명상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하나의 화두를 붙들고 씨름하는 간화선에 관심이 갔고, 마침 방학 중에 오대산 자연 속에서 5일간 정진의 장이 열려 참여했어요. 정진을 마친 뒤 제 마음 상태가 어떨지 무척 기대돼요.”

이지은(동국대 명상심리학과)씨는 수행프로그램 참여가 처음이다. 이지은씨를 비롯한 다른 이들 역시 이론을 접하기는 했어도 직접 방부를 들이고 정진하는 건 처음인 초보 수행자이다. 오래전 수학교육학을 전공하며 불교에 관심을 가졌다는 한 참가자도 “학생들을 잘 지도하기 위해 여러 명상법을 공부했지만 간화선은 처음”이라며 “훌륭한 환경을 갖춘 수행처를 원했는데 이렇게 좋은 인연이 닿아 감사하며 열심히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맑다 못해 투명한 계곡물 뒤로 검푸른 ‘동림선원’ 현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고리를 잡자 환영하듯 그윽한 편백나무향이 피어올랐고, 참가자들은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듯 물기를 훌훌 털어버린 뒤 좌선을 시작했다. 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던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이 죽비를 들었다.

“이 공부를 할 때는 온 몸으로 알려고 해야 합니다. 물을 못 마시고 밥을 못 먹은 사람이 물 생각 밥 생각하듯이 공부하는 겁니다. 이제 허리를 편 상태로 눈을 뜨고 집중합니다. 옆 사람에게 주의를 뺏기지 마십시오. 지금부터 제가 화두를 제시하겠습니다. 손가락 하나를 이렇게 세워 한 번 튕겨보세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무엇이 나로 하여금 이렇게 하게 하는가.’ ‘이렇게 하게 하는 건 무엇인가.’”

스님을 따라 손가락을 튕긴 수행자들은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내 허리를 곧추세우고 댓돌을 두드리는 빗방울을 선율삼아 각자의 화두와 일체가 되어갔다.

동국대 명상심리상담학과와 선학과 학생들 등 30여명은 7월11~15일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옴뷔에서 열린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과 함께하는 간화선 집중수행’에 참가했다. 동국대 종학연구소장 정도 스님과 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서광 스님, 안국선원 대중들도 함께했다.

이번 정진은 10월 개막하는 ‘제4회 서울국제명상엑스포’ 체험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수불 스님은 법보신문에 이번 집중수행의 취지를 설명했다. 스님은 “오늘날 취업에 실패하고 목숨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가고 있다”며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아는 건 눈을 뜬 것과 감은 것의 차이인 만큼 부처님의 제자로서 대중들이 스스로의 길을 반듯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누구나 명상을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국제명상엑스포는 국민의 정서·정신적 가치를 한 단계 향상시키는 대법회”라고 강조했다.

종학연구소장 정도 스님도 “외국인을 포함한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 가능한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국민의 마음 평화를 목표로 마련한 만큼 적극 참여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제4회 국제명상엑스포는 이번 정진 이후에도 7월25~29일 강원 홍천 행복공장 수련원 ‘빈 숲’에서 ‘무문관 참선수행’, 7~9월 찾아가는 힐링 프로그램 ‘행복배달명상’, 10월10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K-청소년 명상’, 10월23~27일 경주 및 통도사 일대 ‘걷기순례명상’을 잇달아 진행한다.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옴뷔 동림선원에 입방한 참가자들은 댓돌을 두드리는 빗방울을 선율삼아 정진에 들었다.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옴뷔 동림선원에 입방한 참가자들은 댓돌을 두드리는 빗방울을 선율삼아 정진에 들었다.

평창=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89호 / 2023년 7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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