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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 “10년 간 '대학생 전법’에 전념하겠다”

  • 교계
  • 입력 2023.11.27 18:00
  • 수정 2023.11.28 11:55
  • 호수 1706
  • 댓글 5

11월27일, 서울 봉은사 구생원서 언론간담회 개최
"전법기금 헛되이 사용되지 않게 직접 점검하겠다"

최근 불거진 '불교홀대' '종교편향' 문제 등에 관해선
"불자 인재 없어 생긴 일…승려대회 등 언급은 성급”

달라이 라마 방한 "청년 불교 활성화 위한 제안"
"방한 추진 과정서 한국불교 결집 필요"도 강조

한국불교 간화선 풍토 지적 "해제 후 전법 노력 부족"
중앙종무기관 조직 개편 문제 "2~3년 로드맵 필요"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이 앞으로 10년 동안 대학생 전법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학생 전법기금’으로 조성된 151억에 대해서도 “후원금이 헛되이 사용되지 않도록 불교동아리 출범과정부터 청년불자수 증가율, 후원금 지급절차를 일일이 점검하고 직접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종교편향’ '불교 홀대' 등 현안에 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자승 스님이 11월27일 오전 11시 서울 봉은사 구생원에서 교계 언론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법보신문을 비롯해 불교신문·현대불교신문·BBS불교방송·BTN불교TV의 편집국장이 함께했다. 자승 스님이 교계 언론과 별도의 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승 스님은 “상월결사에서 전법을 추진해 나가는 데 오해의 소지가 있으면 안되겠다 싶었다. 제가 직접 얘길 듣고 제가 직접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에 마련한 자리”라며 “그동안 상월결사 전법부터 종교편향 문제 등에 제 입장을 표명한 적은 없다. 하지만 여러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취지를 전했다.

이어 "오늘 (이곳에서)한 얘기가 가장 정확하다. 허심탄회에게 질문해달라. 가감 없이 물어달라. 아는 대로 솔직히 표현하겠다”고 했다. 자승 스님은 1시간10분 동안 이어진 간담회에서 기자들이 준비한 18개의 질문에 답했다.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자승 스님이 꺼내 든 일성은 '대학생 전법'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계획이었다. 스님은 “대학생 불자 증가율을 확인할 수 있도록 10년간 영(YOUNG) 캠프를 개최하려 한다. 숫자가 늘어나는 것만큼 노력한 것이고, 늘지 않으면 실패한 것이다. 추진 과정을 점검하기 위해 사무총장도 새롭게 선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1월부터는 상월결사, 포교원, 군종교구가 회의를 정례화해 협력 체계를 구축하려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제대를 한 후에도 불교 인연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10년 동안 노력하면 어느정도 자릴 잡지 않을까. 그러면 사회에 진출한 동문이 다시 후원하는 선순환을 제도를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윤석열 정부의 ‘불교홀대’ '종교편향' 논란에 대해선 “불자 인재 부족”을 뼈아픈 원인으로 지적했다. 자승 스님은 “교구 본사 주지회의, 중앙종회 초선의원 모임, 중앙신도회, 중앙종회 종교편향 특위가 성명을 낸 것으로 안다. 내용을 보니 각계각층에서의 '인사편중 문제'와 '공약 미이행 문제' 두 가지를 지적하는 것 같다”면서 “통계를 보면 종교편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 원인은 우리가 불교 인재를 키워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허물이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학생 전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승 스님은 “젊은 불자를 양성해야 한다. 이들이 정·재계·군·언론계에 진출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인사 편향 문제로 ‘범불교대회’ ‘승려대회’가 거론되는 것은 “성급한 조치”라고 못박았다. 자승 스님은 “현 정부와 여야가 제안한 대선 공약을 이행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힘을 실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계종 중앙종회 정기회를 앞두고 제안한 달라이 라마 방한 추진에 관해서는 "청년불교 활성화를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방한 초청장은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이름으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승 스님은 “달라이 라마 방한을 현실화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순 없다. 그러나 되고 안되고는 두 번째 문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존자를 통해 청년불자가 결집하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자승 스님은 달라이 라마 초청 추진 과정에서 불교계 종단들이 결집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교계에서 부상하고 있는 현안들에 대해선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전제하에 입장을 전했다. 특히 중앙승가대와 동국대의 통폐합 문제에 관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한 어조로 피력했다. 자승 스님은 “(중앙승가대가) 폐교 되면 5000억 가까운 재산이 (정부에) 넘어간다. 승가대 뿐만 아니라 개운사까지 포함된 문제다. 삼보정재를 정부(교육부)에 그냥 넘겨줄 순 없다. 동국대가 1년에 70~80억, 100억  적자가 나더라도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반드시 중앙승가대를 지켜내야 한다”고 했다. 

중앙종무기관 조직 개편에 관해선 “1994년 종단개혁 후 30년이 흘렀다. 시대에 맞는 종헌종법 개정안이 필요하다”면서 “총무원장 스님이 중심돼 조직 개편 특위가 구성돼야 한다. 원로, 종회, 본사주지 스님, 종단의 중진 스님, 불교 전문 지식을 가진 변호사 등 15명이 협력해 2~3년 로드맵을 설정하고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상월결사 정신은 '사부대중이 함께 수행과 전법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도 정의했다. 자승 스님은 “위례 신도시의 90일간 정진은 상징적인 것일 뿐"이라며 "상월결사의 근간은 '미래 불교는 사부대중이 차별 없이 서로 존중하며 함께 나아가는 것'이다. 무엇을 함께하는가. 바로 수행과 전법이다”고 했다. 이어 “우리 종단은 선종도 아니고 교종도 아니고 율종도 아니다. 선교율을 근간으로 하는 통합불교다. 통불교 에는 수행과 전법 개념이 함축돼 있다. 이를 (두 축을)실천해 나가는 게 바로 상월결사의 정신”이라고 정의했다.

이중 '수행'에 대해선 '전법의 또다른 길'이라는 구체적인 의견도 제시했다. 동시에 한국불교의 간화선 수행 풍토를 향한 통렬한 비판도 주저하지 않았다. 자승 스님은 “부처님 당시에는 우기가 끝나면 걸망지고 나서서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이 수행한 얘기, 화두 든 얘기 느낀 얘기를 전했다. 3개월 간 선방에 앉아 있었다고 혼자 만족하고 끝내면 안된다. 결제 때 느낀 게 있다면 해제한 뒤 나눠야 한다.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찾아 마음 다스리는 법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이어 "2000여명 스님들은 해제 이후 무엇을 하는지 되묻고 싶다. 결제 중엔 묵언이 필요하다. 하지만 해제 뒤에도 왜 묵언을 하고 있는가. 삼천년 이어온 불교의 노하우를 선방에 썩히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법을 향한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자승 스님은 "저는 1984년 수원에서 포교당을 할 당시부터 전법 필요성을 느꼈다. 조계종 재무부장, 총무부장, 종회의장 할 때도 전법에 꾸준히 매진해왔다. 총무원장 당시에도 전법을 강조했다. 제 발자취를 찾아보면 처음부터 현재까지 포교 중요성을 일관되게 강조해온 것을 알 수 있다”며 “전법기금 대회에서 이상훈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이 11월11일을 전법의 날로 정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이 귓가에 맴돈다. 포교원이나 조계종 차원에서 전법의 날을 정해 시상을 하는 행사를 열어도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하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

1. 대학생 전법 관련 

Q. 총무원장을 지낸 이후로도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행보를 어어가고 있다. 강행 이유가 무엇인가. 언제부터 대학생 전법 계획 세웠나.
A. “1984년 수원 포교당 주지를 살았다. 아침마다 전철을 타고 출퇴근을 했다. 그러면 (이웃종교인이)승복 입은 제 앞에서 불신 지옥을 찾았다. 그런 것을 보면서 우리는 참 부처님 법 전하는 데 소극적이구나 싶었다. 1986년 대덕사 주지를 살 땐 오전 4시 기도하고 오후에 전법에 몰두했다. 첫 법회에 5명이 나왔다. 1년 되니 초하루 법회에 150명이 나오더라. 지금이야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당시엔 허허벌판이었다. 전법에 몰두하니 불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포교 소중함을 알았다.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은 조계종 재무부장, 총무부장, 종회의장 시절에도 꾸준히 해왔던 것이다. (33·34대 집행부)총무원장 당시에도 한결 같았다. 원장이 하는 일이 워낙 많아서 그렇다. 내 발자취를 찾아보라. 처음부터 지금부터 일관되게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퇴임 후 한 것이 많아 보이지만 사실 원장하면서 한 일이 더 많다.”

Q. 대학생 전법 성패 요소 가운데 하나가 안정적인 재원 지원이다. 지속적인 재원 마련에 관한 방안은.
A. “대학생 전법은 여러 차례 얘기해 큰 틀에선 방향성이 제시돼 있다. 상월결사가 근본취지를 갖고 10년 간 노력하면 어느정도 틀이 잡혀 하나의 시스템으로 대학생 동아리가 운영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전법 기금을 마련했다. 공개적으로 151억이 모였다. 이중 약 51억이 들어와 있다. 100억 정도는 약정이다. 약정하면 모두 들어온다고는 볼 수 없다. 30% 정도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래도 10년동안 자리잡을 만한 충분한 금액이다. 이후로는 동아리 출신이 졸업하고 취업해 동문을 위해서 후원금을 내는 선순한 제도를 차츰 만들어가고자 한다. 그러면 재정 문제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교구본사 주지 스님, 지도법사 스님의 신심과 지도교수의 원력이 중요하다. 이들이 끊임없이 책임과 의무를 가질 때 100%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어느 한 군데가 소홀해지면 진척이 늦어질 것이다. 군 포교도 마찬가지다. 수계받은 불자들이 복무를 마치고 나면 불자가 아니다. 그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상월결사에서 대학에서 군으로, 군에서 지역사찰로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포교원, 군종교구, 상월결사가 내년 1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Q. 걷기 순례의 새로운 수행 풍토를 만들었다. 앞으로 다른 순례 계획이 있나.
A. “앞으로 순례는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다. 내가 주관하는 순례는 더 이상 없을 것 같다. 나는 앞으로 대학생 전법에 10년간 모든 열정을 다 쏟으려 한다. 순례는 부처님 전법에 관한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서였다. 포교를 위한 인식 전환을 위해서였다. 체질에 맞고 좋고 즐거워서 걷고 굶은 것이 아니다. 침체되가는 불교를 일으켜보자는 취지였다. 자극을 준 하나의 방편이었다. 이것이 전법기금으로 귀결되지 않았나 한다. 후원된 금액을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 10년간 대학생 포교에만 전념하려 한다.”

Q. 대학생 전법 10년 뒤 어떤 모습이었으면 하는가.
A. “예측할 순 없다. 10년을 지켜봐야 한다. 대신 매년 한 번씩 대학생을 모아 1박2일 영캠프를 진행할 것이다. 참여인원이 늘어나면 그만큼 노력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실패한 것이다. 이를 체계화하고자 사무총장을 새롭게 임명하려 한다. 동아리를 만드는 과정, 출범하는 과정, 학생 숫자가 늘어가는 과정, 후원금을 지급하는 과정을 사무총장에게 모두 매일 보고 받고 직접 관리할 계획이다. 10년 뒤를 알순 없다. 하지만 영캠프에 수만명 청년이 모여야 하지 않겠는가. 또 이상훈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이 전법기금 대회에서 11월11일을 전법의 날로 정하자고 했다. 이 말이 기억에 남는다. 포교원이나 종단에서 이날을 전법의 날로 정해 공로를 시상하는 행사를 열면 도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2. 종교편향 관련 

Q. 현 정부의 인사가 지나치게 기독교 편향적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A. “내가 얘기할 것은 아니지만, 최근 중앙종회의원 초선모임, 교구본사주지협의회 등이 정부 인사문제나 공약 미이행으로 항의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각계각층에 갈만한 불자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관, 차관, 수석, 행정관 등의 인재풀에서 불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 몇 명이나 있을까. 여야 정치권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려는 이들 가운데 불자가 얼마나 있을까. 이원욱 의원이 정각회장을 할 당시 50명이 불자라고 등록했다. 하지만 이중 자신있게 불자라 얘기하는 이가 몇 명이나 있겠나. 인재를 뽑으면서 종교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 불자 인재가 없는 것이다. 결과적으론 편중됐다고 볼 수 있다. 통계적으론 억울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 원인은 우리가 불자 인재를 키우지 못해서다. 항의는 항의일 뿐이고, 우리는 각계각층에 불교 인재를 많이 키워내야 한다. 결국은 우그동안 인재를 키우지 않은 우리의 허물이다.”

Q. 일각에선 성명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질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A. “성명보다 더 쎈 행동을 해야한다는 얘긴 처음 들었다. 범불교대회나 승려대회를 현 상황에서 말하기엔 성급하다. 그런 언행보다는 앞서 말했듯 인사풀이 너무 적다. 또 불자면서 대중 앞에서 자신 있게 불자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 우리가 단 한명의 불자를 키워도 일당백하는 이를 키워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했다. 우리 잘못이기에 승려대회·범불교대회를 논하는 것은 성급하다. 중요한 것은 현 정부와 여야가 대선 때 제시한 불교 공약사항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는 게 현실적으로 더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

 

3. 동국대 관련 응답

Q. 최근 동국대가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역대 최고성적인 8위를 기록했다. 건학위원회 출범 당시 예상을 한 일인가.
A. 종립학교로서 30만이상의 동문이 있고, 100년이 넘은 동국대가 건학 이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이를 바로 잡자는 취지로 출범했다. 동국대를 명문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순위를 따지진 않았다. 인구감소 상황에서 앞으로 10년, 20년 어떻게 대학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선 등록금 걱정 없이 다니는 학교, 취업이 보장된 학교여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다. 또 동국대 동문으로서 스스로 “동국대 출신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자부심을 심어주자는 취지로 출범했다. 대학평가 순위는 건학위원회 역할보다는 학교에서 열심히 노력한 덕분이다. 지금 같은 방식으로 더 노력한다면 순위가 더 오를 것 같다. 5위까지 가는 길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다만 한눈팔고 여유를 가지면 다시 10위 밖으로 밀려날 것이다. 이사장과 총장의 원력과 신심이 중요할 것 같다. “

Q. 최근 열린 승가학원 이사회가 중앙승가대와 동국대의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상승기류를 탄 동국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 ”동국대와의 통합과정이 순조롭진 않을 것 같다. (관계자를 향해 질문) 혹시 TF가 구성이 됐는가? (관계자: 현재까지 공식적인 의견이 오간 것은 없다. TF도 없다. 다만 동국대가 과거 승가대 합병과 관련해 재정적·조직적 측면에서 분석한 게 있다. 최소 연 80~100억원의 재정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한다.) 중앙승가대 문제는 동국대 대학 순위보다 더 중요하다고 본다. 중앙승가대에 학생이 없다고 한다. 폐교하면 5000억원에 가까운 재산이 교육기관으로 넘어간다. 1년에 100억 적자가 나더라도 중앙승가대를 지켜내야 한다. 동국대가 뼈를 깎는 인내를 갖고 합병해야 한다. 개운사까지 포함돼 있다. 삼보정재를 정부에 넘겨주는 문제다. 때문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동국대가 함께 가야한다. 동문과 학교, 재단이 함께 노력해 극복해야 할 문제이다. WISE(경주)캠퍼스처럼 중앙승가대가 (동국대의) 제3 캠퍼스처럼 되더라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견해이다.“

 

4.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조직 개편 관련

Q. 중앙종회 정기회에 앞서 중앙종무기관 개편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생각하는 추진 시점이 있나.
A. ”성급하게 해서 될 일은 아니다. 일단 다수가 공감하고 있는 교육원과 포교원 개편은 가능하다는 정서가 있다. 때문에 큰틀에선 이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 또 1994년 이후 30년이 흘렀기 때문에 시대에 맞는 종헌종법 개정이 필요하다. 총무원장 스님을 중심으로 조직개편 특위를 구성해야한다. 원로의원, 중앙종회의원, 교구본사주지, 종단 사정에 밝은 스님, 불교전문지식을 가진 변호사 등으로 위원회를 꾸려야 한다. 2~3년간 로드맵을 만들어가는 게 합리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이들이 모여 서로 논의하며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야 한다.“

Q. 수도권에 인구 절반이상이 모여 있다. 사회적으로 경기 북부, 남부를 나누자는 얘기도 나온다. 직할교구로 봤을 때 조계종 차원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A. ”여러 차례 얘기했다. 조계종은 중앙분담금을 없애야 한다. 종단은 직할사암, 직영사찰의 분담금으로만 운영해야 한다. 인구가 점차 감소한다. 산중사찰은 주지도 가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지금처럼 중앙분담금을 계속 받으면 종단이 어려워 진다. 교구본사중심제로 가야한다. 이것이 내 기본 입장이다.“

Q. 출가자 문제의 해결 방안 어디 있는가.
A. “출가자를 늘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마디로 현상유지도 어렵다. 정부가 조 단위를 써도 해결하지 못하는 저출산과 인구감소 문제를 우리가 무슨 재주로 해결하겠는가. 앞으로 종단은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지 않을까 한다. 강원, 기초선원은 물론 승가대는 이미 5년 안에 문 닫을 형편에 놓여 있다. 때문에 출가자를 늘린다 이런 것보다는 현상 유지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교구본사마다 각 단에 예불을 올리려면 평균 10명 이상이 필요하다. 앞으로 누가 감당해야 하는가. 농담 삼아서 하는 얘기지만 스님들이 없을 때 이 자리를 인공지능(AI)이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 경비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AI로 대체해야 된다. 신앙상담도 마찬가지다. AI부처님, AI지장보살, AI아미타불이 사찰에 있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대학생 포교를 열심히 하다 보면 젊은 친구들이 신심 나서 출가할 수도 있다. 그러면 좋은 일이다. 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상 유지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줄어들면 줄어드는 대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5. 그 외

Q. 상월결사 정신의 양대 축이 수행과 전법이라고 하셨다. 일각에서는 간화선 위기론도 나온다. 수행법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나.
A. ”속인들이 편하게 명상이라는 말을 따와 몇 가지 상식을 이용해 이것이 마치 부처님이 추구한 명상처럼 왜곡하는 경우가 있다. 마음을 다루는 것은 3000년 전부터 이어져온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깊이도 없이 강의 몇 번 듣고 명상 얘길 한다. 보이지 않는 마음 속 깊이가 얼마나 무궁무진한데 함부로 사람들을 앉혀 놓고 명상을 논하는가. 좋게 말하면 신흥종교, 나쁘게 말하면 사기다. 선방에 앉아 2000명의 스님들이 안거를 한다. 그러나 해제 후에는 아무것도 안한다. 결제와 해제는 우기 때문에 밖을 다닐 수 없어서 행했던 것이다. 우기가 끝나 해제하면 스님들은 동네방네 다니면서 부처님 법을 전했다. 그게 명상이었다. 한국불교 간화선에는 결제만 있을 뿐이다. 해제해서 걸망지고 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공부한 얘기, 화두 든 얘기, 부처님 가르침을 가르쳐 줘야 한다. 마음 다스리는 법, 스트레스 푸는 방법, 이것을 가르쳐 주는 게 명상이다. 속된 말로 우리가 우리 밥 그릇 못 챙겼다. 왜 선방에 앉아 스스로 만족하고 마는가. 느낀 게 있으면 해제 후 고통받고 스트레스 받는 사람에게 그 좋은 법을 전해야 하지 않겠는가. 결제 중에 묵언이 필요하지 왜 해제했는 데도 묵언이 필요한가. 3000년 전부터 이어져온 노하우를 우린 선방에서 썩히고 있다. 그 또한 우리 탓이다.“

Q. 앞서 세계불교 청년대회를 언급하셨다. 2027년 달라이라마 방한을 제안했다. 그러나 존자가 워낙 고령이다. 초청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A. ”달라이라마의 초청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연세가 많으셔서 방한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문제는 두 번째다. 가장 중요한 건 청년불자들이 결집하고 이를 통해 희망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문제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 종단협이 정식으로 달라이라마 초청을 결의하고 초청장을 보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달라이라마 초청을 계기로 종단협의회가 한뜻으로 포교에 전념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707호 / 2023년 1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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