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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 톺아보기] 2. 세계 지도자·석학·유명인들의 달라이라마 평가 

  • 새해특집
  • 입력 2024.01.02 15:30
  • 수정 2024.01.02 15:35
  • 호수 1710
  • 댓글 0

“메마른 현대 사회에 영적 자양분 제공하는 스승이자 친구”

버락 오바마 중국 정부 강한 반발에도 “달라이라마는 좋은 벗”
첫 만남에 “마음과 영혼 모든 게 변화했다”는 배우 리처드 기어
이웃종교와도 돈독한 우정 “우린 가장 가깝고 오랜 영적 친구”

“종교는 과거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다양화된 시대에는 종교가 인간의 고민과 문제들에 대답을 줄 수 없다. 이제 종교를 초월한 삶의 방식과 행복을 찾아야 한다.” 

달라이라마는 언제나 종교를 넘어 보편적 도덕과 현실인식, 개인의 내적 각성을 당부한다. 그렇기에 가난, 기아, 전쟁, 환경문제 등 누적된 지구적 고통에 관한 지혜를 전한다. 세계에서 영향력있는 정치인·종교지도자·유명인은 달라이라마를 어떻게 바라볼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그는 나의 좋은 벗(good friend)입니다. 말 그대로 자비를 실천하고 모든 이들이 인간의 자유와 존엄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게 영감을 준 강력한 본보기입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5년 2월 5일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를 치켜세웠다. 달라이라마를 ‘성하'(聖下·his Holiness)라고 지칭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3000여 명 앞에서 달라이라마를 “좋은 벗”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강한 반발에도 달라이라마가 보여준 평화·비폭력의 ‘중도 접근 방식’에 지지를 표명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티베트의 고유한 종교와 문화, 언어 전통의 보호와 중국 내 티베트인의 인권 보호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리처드 기어 영화 배우 
“존자는 제가 이제까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단순하며 가장 복잡한 사람입니다. 그 분은 농부이면서 예술가입니다. 그리고 저의 스승입니다.”
‘귀여운 여인' ‘사관과 신사' 등 할리우드 영화에서 ‘왕자님’ 역할을 도맡았던 배우 리처드 기어는 1982년 인도 다람살라에서 달라이라마를 친견한 뒤 불교신자가 됐다. 기독교 신자였던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달라이라마와 첫 만남부터 “마음과 영혼 모두가 변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30여년 동안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의 대변자를 자임하며 중국 정부의 티베트불교에 대한 탄압 등을 서구 사회에 널리 알리는 데 애써왔다. 현재까지 티베트 독립을 위한 국제 캠페인을 주도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25년 동안 불교 국가를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은 모아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으로 손꼽히는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1997년 ‘중국 정부의 침공에 고난받는 달라이라마의 생애’를 그린 영화 ‘쿤둔’을 만들게 된 것도 리처드 기어 역할이 컸다.

◆차드 멩 탄 구글 출신 명상 전문가
“서양에서 달라이라마가 왜 록스타 같은 대접을 받는지 아세요? 불교가 영적으로 심오하면서도 굉장히 과학적이고 효율적이면서 개방적인 종교이기에 그렇습니다.”
구글의 엔지니어이자 세계적 명상가인 차드 멩 탄은 2014년 10월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박물관에서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달라이라마의 영향 때문인지 미국에서는 불교가 굉장히 멋진 종교로 인식되고 있다”며 “특히 생각을 내려놓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불교 명상에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출신인 그는 스물 한 살 때인 1991년 티베트로 가 출가한 미국인 비구니스님의 강연을 듣다가 “마음을 닦는 것에 모든 게 달려 있다”는 말에 큰 감동을 받아 그 순간부터 불자가 됐다고 한다. 1998년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미국 생활을 시작해 구글에 입사했다. 구글의 초기 멤버인 그는 자신의 전공인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몇 년 동안 일하다가 ‘마음챙김’ 명상에 기반을 둔 감성지능 강화 프로그램 ‘내면 검색’을 만들어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에게 전파한 인물이다. 

◆제프리 홉킨스 미국 버지니아대학 명예교수
“존자는 누구의 이야기에도 허리를 굽히고 상체를 숙여 집중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지니고 있는 고민과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었습니다. 그 어떤 질문에도 그는 막힘이 없었습니다. 정확하고 예리한 즉문즉답에 반해 스스로 곁에서 통역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평소 명상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고, 사랑의 실천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추상적인 사랑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한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끊임없이 던져줍니다.”
2016년 6월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달라이라마, 평화와 공존을 말하다’를 주제로 열리는 국제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한 제프리 홉킨스 미국 버지니아대학 명예교수가 곁에서 본 달라이라마 모습이다. 티베트불교 고승의 가르침을 대중적으로 알린 세계적인 석학인 그는 달라이라마 수석 영어 통역사로 10년간 봉사하기도 했다. 

◆데스몬드 투투 성공회 대주교 
“우리는 가장 가깝고 오랜 영적 친구입니다.” 
2021년 12월 세상을 떠난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모임을 계기로 달라이라마와 각별한 우정을 쌓아갔다. 티베트를 떠나 50년 넘게 망명 중인 달라이라마와 남아공 흑인 인권운동에 앞장섰던 투투 대주교는 고난의 상황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특히 2015년 4월 두 사람은 인도 다람살라에서 ‘세계의 평화와 기쁨을 어떻게 증진할 것인가’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고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기쁨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했다. 이 대화록은 2016년 ‘조이(JOY) 기쁨의 발견'이라는 책으로 전세계에 발간됐다. 달라이라마는 투투 대주교 장례식에 조문하고 싶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하늘 길을 막아 조문 편지로 대신했다. 그는 대주교를 향해 “진정한 박애가이자 헌신적 인권 옹호가였다”고 평가했다. 
오늘도 세계인을 마주하며 부처님의 자비 정신을 전하고 있는 그는 메마른 현대 사회에 영적 자양분을 제공하는 인류의 큰 스승이자 친구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달라이라마가 세상을 향해 남긴 명언

법문·저서·언론 인터뷰를 통해 남긴 발언 중

달라이라마의 수많은 발언은 전 세계에 ‘명언’으로 회자되고 있다. 자신의 가르침을 일상에서 오롯이 실천함으로써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장엄한 절도 복잡한 철학도 필요 없습니다. 나의 머리와 마음이 절이고 친절함이 나의 철학입니다.”(저서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에서)

“진정한 평화는 서로의 안녕에 대한 상호 이해와 존중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전쟁은 구시대적입니다. 문제와 의견의 불일치는 대화를 통해 가장 잘 해결할 수 있습니다. 20세기는 전쟁과 유혈사태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대화의 세기입니다.” (2022년 2월 발표한 우크라이나 분쟁에 관한 성명 중)

“손에 박힌 가시를 바늘로 빼버리듯 우리 마음 속 잘못된 인식을 없애주는 것이 명상입니다. (저서 ‘달라이라마가 전하는 우리가 명상할 때 꼭 알아야 할 것들’에서)

“용서는 자기 자신에게 베푸는 가장 큰 자비이자 사랑입니다. 용서는 단지 우리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그들을 향한 미움과 원망의 마음에서 스스로를 놓아주는 일입니다.”(저서 ‘용서’ 중)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희생합니다. 그리고 잃어버린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돈을 희생합니다. 그러고는 미래를 너무 걱정하느라 현재를 즐기지 못합니다. 결과적으로 그는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고 있지 않은 것이 됩니다. 
그는 절대로 죽는 날이 오지 않을 것처럼 살다가 결국 진정으로 살아본 적이 없이 죽게 됩니다.” (저서 ‘아침에 일어나면 꽃을 생각하라’에서)

“기후 변화는 인류의 책임입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인류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의식입니다. 또 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합쳐서 ‘우리'로 묶는 감정입니다.” (2015년 10월 공개한 티베트 망명정부의 영상 담화문 중)

“21세기를 인류가 하나라는 의식을 고취하는 세계, 대화의 세기로 만드는 게 우리 인류의 과제입니다. ‘내 조국'만을, 아니면 ‘우리 대륙'만을 따로 생각할 때는 지났습니다. 세계 70억 인류가 협력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저서 ‘단 하나뿐인 우리의 집'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두 종교(불교·기독교)가 공통된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일입니다. 공통된 목적은 완전한 깨달음에 이른, 영적으로 성숙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을 탄생시키는 일입니다. 종교의 목적이 같다는 것, 그리고 인간의 정신적 성향이 다양하다는 것, 이 두 가지를 깨닫게 되면 굳건한 대화의 토대 위에서 언제나 서로의 선한 마음에 기대어 진리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세계그리스도교 명상공동체가 창립자인 존 메인 신부를 기리기 위해 1994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경전 속의 부처님 말씀이 아무리 좋다 해도 현대적 의미와 가치와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수정해야 합니다.”(2016년 8월 29일 인도 다람살라 남걀사원에서 열린 법문 중)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710호 / 2024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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