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성하여 도를 깨침이란 내가 나를 보는 것, 보는 자와 보이는 대상이 본래 둘이 아니다. 화두 들어 무위법을 체증했다면, 말 못하던 동자가 하하하고 웃을 것이다.
삼동결제동안 정진하신 모든 불자에게 격려를 보냅니다. 선원이건 염불원이건 강원이건 각기 인연 따라 정진하여 오늘 해제에 이르렀습니다. 결제 때 세운 서원을 얼마나 성취했고 조사의 관문을 몸소 뚫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정진이란 내가 나를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시심마(是甚麽)?
실체가 없는 나이지만 나라고 생각하는 이것이 내가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는 나입니다. 이 나는 실체가 없으니, 나라고 하지만 내가 아니고, 그렇다고 나 아니라고 하여 나 외에 따로 나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 나는 나와 나 아님의 둘이 아니고, 우주와 내가 하나이며 유정과 무정이 다 같이 나의 본바탕입니다. 이 나를 놓치면 안 됩니다. 이 나는 현현(玄玄)한 무아(無我)이면서 동시에 역역(歷歷)한 진아(眞我)입니다. 해제했다고 방심하지 말고, 시시때때 행주좌와 어묵동정에서 나를 놓치지 말고 살피고 살피십시오.
[1718호 / 2024년 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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