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 팬데믹 종료를 선언한 지 근 1년, 침체에 빠져있던 예년과 달리 올해 출가재일은 많은 불자가 잊지 않고 기념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예상을 빗나갔다. “바쁜데 그런 행사까지 해야 하나요?”강원도 한 사찰 종무원의 답에 큰 실망감이 몰려왔다. 이어지는 “성도재일은 성대하게 기념했고, 다른 기도를 진행하느라 여념이 없다”는 설명은 쉬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다른 사찰 역시 마찬가지였다. 충청도의 한 사찰 종무원은 “출가재일을 처음 듣는다” 했다. 성도재일과 같은 불교의 4대 명절이라 설명해주
오세훈 서울시장이 2월 23일 송현녹지광장에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하면서 불교계 여론이 들끓고 있다. 2월 28일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기념관 건립을 강행하면 서울시와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3월 5일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회까지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종교편향 특위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연대해 피켓시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오 시장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본격화된 것은 2022년 8월 광화문광장을 새롭게 개장하면서다. ‘역사물길’ 연표석에 “보우 처벌”이 새겨졌음이 알려지면서
“집 짓는 불사만 불사가 아닙니다. 청년 불자를 양성하는 것도 이 시대 꼭 필요한 불사입니다.”지난해 4월 14일, 부산 범일동 한 상가에 자리한 사단법인 미소원 법당이 후끈 달아올랐다. 상단 부처님 앞에 드리운 천 위로 ‘미소원 청년회 일일맛집’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여기저기 둘러앉은 사람들 사이로 주문받고, 음식 옮기고, 그릇 정리하고, 말벗 역할까지 바쁜 이들은 파란색 조끼를 입은 청년회 회원들. 일 년 중 단 하루, 미소원 법당이 맛집으로 변신한 이 자리에서 청년들은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했고 그들의 어깨를 토닥이던 장
AI는 가히 혁명이라고 할 만큼 세상을 급속히 바꾸어가고 있다. AI를 활용한 챗GPT가 그 중 대표적이다. 챗GPT는 수많은 문장과 문서를 통해 미리 학습한 뒤 새로운 문장을 생성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모델이다. 22년 11월 출시된 이 모델은 사용자의 입력에 따라 가능한 자연스러운 대답을 생성해 낸다. 이 같은 지식과 정보의 혁명으로 그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드물고 불교계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엔 불교를 주제로한 챗GPT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챗봇, 스님을 모델화한 챗봇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
신안군이 지역관광활성화를 명분으로 추진했던 ‘천사섬’ 순례길 조성 사업이나 대구시립합창단의 ‘찬송가 위주의 공연’ 등은 지자체 종교편향 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신안군은 ‘천사섬’ 사업에 40억여 원을 지원해 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진섬·딴섬 5개섬을 잇는 순례길을 조성하고 섬 곳곳에 예수의 열두제자 이름을 딴 ‘12사도 예배당’을 마련한 바 있다. 지자체가 나서서 사실상 기독교 성역화를 추진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이 사업은 2022년 10월 13일 문체부 산하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로부터 특정종교에 편향된 사업으로 지적되며
콩으로 만든 계란까지 나왔다. 일반 계란보다 가격이 30~40% 저렴하기까지 하다. 바야흐로 대체육 시대가 열린 셈이다.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을 제공하는 대체육. 흔히 콩고기로 대표되는 ‘인조고기’는 축산업과 비교해 환경친화적이란 점에서 미래 식품산업의 주연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타트업 대기업 가리지 않고 모두 뛰어들며 대체육 시장은 점점 커졌고, 앞으로도 활용도는 점점 더 높아질 전망이다. 채식문화를 지향해온 불교계로서는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고기 대신 ‘고기를 흉내낸 음식’을 먹는 행위에 대해서는 재고해봐야 한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불교리더스포럼이 1월 30일 ‘새해맞이, 나라와 민족을 위한 불교대축전’을 봉행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한 800여 명의 교계 인사들과 윤석열 대통령이 참여한 여법한 행사였다는 평가들이 많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행사 준비과정에서 대통령실 관계자의 불교소양 부족과 독단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불교대축전’은 매년 초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해온 신년하례법회를 확대·편성한 자리다. 새해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교계 관심이 집중되고, 교계 언론들도 각각 취재 계획을 세우며 준비한다. 대통령이
지적 장애인을 장기간 착취했다는 혐의를 받은 서울 노원구 학림사 주지스님이 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장애인 차별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스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최근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 보냈다. 이른바 ‘사찰 노예사건’으로 지탄받아야 했던 스님은 6여년 만에 비로소 혐의를 벗게 됐다. 당시 검찰은 주지스님이 2008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지적장애 3급을 판정 받은 편 모씨에게 예불, 기도, 마당 쓸기, 잔디 깎기, 제설 작업, 각종 경내 공사 등 노동을 시키면서도
“케이블카요? 다른 곳도 다 적자라던데 왜 놓겠답니까?” 삭풍이 몰아치던 지난해 11월 말, 영축총림 통도사 경내에서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 철회’ 기자회견을 위해 사중 스님들이 든 현수막을 보며 한 시민이 보인 반응이다. 부산에서 왔다는 E 시민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가 재추진된다는 소식 자체가 시대착오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시민은 “케이블카가 무슨 문제냐, 절에서는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 아닌가?”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10여 년 전부터 유행처럼 앞다퉈 추진되던 케이블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조계종이 1월 5일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런데 성명을 접한 주변의 반응은 대부분 “뭐?”였다.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강릉에 거주 중인 한 스님도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에서야 시내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뭐?”라는 반응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소식을 접하며 지난해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떠올랐다. 주최 측의 준비 부족과 부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1월 1일 공개한 여성건강통계집 ‘수치로 보는 여성건강 2023’에 따르면 결혼이주여성의 우울증 경험률(27.4%)이 한국 성인여성(14.1%)보다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신 국가별로도 우울증 경험률 차이를 보였는데 필리핀(31.5%), 태국(30.2%), 캄보디아(30.1%), 베트남(25.9%) 등 동남아 출신의 이주여성이 일본이나 한국계 중국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서식 등 작성 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건강 리터러시 집단 역시 결혼이주여성(52.2%)의 수준이 낮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근래 적폐의 대명사처럼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불교계로선 복잡한 심정이다. 불교계가 마치 적폐집단이라도 되는 듯이 수년간 온갖 비난을 높이더니 정작 본인이 적폐로 몰리는 상황이 ‘새옹지마’나 ‘적반하장’이라는 옛말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신씨는 미디어오늘 대표이사, 인터넷 탐사언론 뉴스타파 전문위원, 코리아타임즈 편집국장, 한국일보 노조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런 그가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전 머니투데이 법조기자)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에 있을 당시 박영수 전 특별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