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지만 꽃샘추위가 매서운 이즈음이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라는 노래가 심심하지 않게 들리는 졸업의 계절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좋은 계절에 졸업하면 이별하는 슬픔에 너무 깊이 몰입할까 심려하여 추위로 슬픔을 잊게 하려는 의도였는지도 모르겠지만 내 기억 속의 졸업식은 언제나 추웠다. 강당이나 운동장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마음은 이별의 슬픔에 젖기보다는 온통 빨리 의식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던 것 같다.선승이 가사·발우·불자와 함께공부 완성 의미로 받는 졸업장종파 내 유대관계 증명키 위해여러 부 제작하여 배포
우리나라에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깨비는 귀신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그렇다고 서양 동화에 나오는 요정은 더더욱 아닌 뭐라 꼭 집어 설명하기 곤란한 전설에 나오는 잡신 가운데 하나였다. 터무니없고 까닭 없는 일을 도깨비장난이라 하는 걸 보면 도깨비는 장난을 좋아하는 허무맹랑한 캐릭터에, 불로 혹은 빗자루로 변하는 걸 보면 둔갑술도 꽤 하셨나 보다. 세상이 변하면서 우리네 삶 속에서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던 도깨비가 요즈음 핫한 드라마를 통해 다시 우리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이 드라마를 보다 보면 죽음으로 인도하는 무서운
겨울이 짙어가는 이 시기 우리네 마음속엔 벌써 봄을 기다리지만 시절이 하수상 하니 봄이 올동말동할 것만 같다. 불어오는 차가운 산바람은 세상의 속진(俗塵)을 모두 털어낼 만큼 매섭지만 가쁜 숨을 몰아쉬며 찾아간 겨울의 산사는 세상 번뇌와는 무관한 듯 고즈넉하기만 하다. 한겨울 눈바람에 발끝이 시리고 행여 바람이 들까 연신 옷깃을 여미는 이 계절에 부처님에게로 향하는 문의 창살에는 벌써 봄이 와 있다. 내가 서 있는 문 밖과 부처님이 계시는 문 안을 속(俗)과 성(聖)으로 구분이라도 짓듯 법당의 문창살에는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정말 다사다난이란 말이 딱 맞았던 한 해가 가고 정유년 새해가 왔다. 새로운 한 해 모든 일이 형통하길 바라는 마음에 만나면 첫인사로 서로 덕담을 건네는데 가장 일반적인 내용은 한마디로 ‘건강히 오래오래 장수무병하시고 부자 되셔서 행복하시길 바란다’는 것이다. 사찰에서도 일반 가정집과 같이 ‘통알’이라는 신년하례인사를 하며 한 해 평안하고 건강하게 보내자는 첫출발의 마음을 다잡는다. 사실 덕담으로 건네는 부자 되고, 오래 살고, 복 많이 받으란 말들은 속세의 탐진치 삼독에 걸리는 물질과 욕심에 기인하는 말들이다. 필자도 납의(衲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