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걷는다. 옻나무, 억새풀에서 제법 가을다운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상수리나무 주변에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도토리를 재미삼아 한 둘 주어 본 것이 금세 한 주먹, 가을은 이래저래 풍요로운 계절이다. 수더분한 등산객, 세월의 흔적이 깊어진 이들의 배낭 겉으로 올망졸망 불거진 밤톨이 정겹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금강산에서 가져온 물을 얻었다. 투명한 물빛은 수정(水晶)처럼 맑다. 주변의 산하(山河)가 오염되지 않은 듯, 자연이 품어낸 물맛 그대로다. 금강산이 주는 이미지와 함께 맑고 깨끗한 느낌, 첫 눈에 명천(名泉)임을 알겠다. 다포를 다시 깔고 다관이며, 찻잔을 준비했다. 마음도 차분해지고 주변도 덩달아 고요하다. 좋은 물을 얻었을 때 버릇처럼 해오던 일이다. 물을 보내준 이의 정성이나 금강산에서
풍성한 결실의 계절이라는 가을. 가을의 중턱인 10월에는 추석과 맞물려 10월 2일 제10회 노인의 날이 제정돼 있다. 황금연휴인 추석의 틈바구니에 낀 노인의 날을 그네들의 끼와 생명력을 발산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 교계 노인복지단체들이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9월 14일부터 10월 2일까지 ‘사는 이야기와 사(死)는 기쁨’을 주제로 ‘가을축제 2006 탑골사람들’을 열고 있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게이트볼-탁구-당구-장기 대회 등 노인들의 취미를 살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잇따라 여는 반면 영상 유언을 통한 삶의 반추해 보는 시간과 아동, 노인, 설치미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삼색전으로 단순히 즐기는 축제가 아닌 3세대가 문화로 교류하는 계기를 열어 놓았다. 이번 노인의 날
신길종합사회복지관(관장 공상길)은 9월 23일 서울지역 장애아동 20가족을 대상으로 경기 양평 양평향토마을로 일일 농촌체험을 한다. 이번 행사는 가을걷이, 논놀이, 타작 등을 통해 가족들의 공감대를 형성, 가족애를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일일 농촌체험은 고구마 캐기, 군밤 구워먹기, 지게 체험, 새끼줄 축구 등 다양한 놀이도 펼쳐질 예정이며, 출발은 복지관에서 오전 9시에 한다. 02)831-2755 최호승 기자
“출산율은 낮아지고 의료기술로 발달로 사망률을 줄어드는 등 갈수록 더해가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불교계도 취약 계층 중에 하나인 노인을 위한 요양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박하정 노인정책관은 한국종교계사회복지협의회(회장 김남선)가 1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공연장에서 개최한 ‘노인수발보험 도입과 노인요양시설 확충계획 및 사업안내’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머지않아 지난해 일본과 같이 우리나라도 노인인구가 절반이 넘는 곳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한 박 정책관은 “노인수발보험제도에 따라 앞으로 2008년까지 정부는 기존의 대형시설 외에 지역에서 손쉽게 설치 가능한 소규모 시설(20~30인) 390개소와 그룹홈(5~9인)을 240개소 등 총 996개소 3만 5000여 병상을 추가로 마련할 것”
이한영씨의 생가 모습. 『한국의 차와 선』을 쓴 모로오까 다모쓰가 백운 옥판차를 조사하고 있다. 여름처럼 꽉 찬 압박감이나 겨울다운 예리함 없이 그저 군더더기 없는 수행자를 닮은 것은 역시 가을이다. 이런 청명한 가을, 우연히 찾아간 곳에서 뜻하지 않은 청복(淸福)을 누리기도 한다. 얼마 전 일본인 모로오까 다모쓰(諸岡存1879~1946)· 이에이리 가즈오( 家入一雄1900~1982)가 공저(共著)했던 『朝鮮の 茶と 禪(조선의 차와 선)』을 소장하게 되었다. 이 책은 소화(昭和) 15년(1940)10월에 일본의 다도사(茶道社)에서 간행된 초판본으로 1991년 김명배 선생에 의해 초역(初譯)되었다. 특히 초판(初版) 고본(古本)은 희귀본으로 한국 차에 관심을 가진
시끄럽게 울어대던 매미 소리 자자든 곳에, 여린 풀벌레 소리 가득하고 나무 끝에 비낀 햇살, 기세가 예전 같지 않다. 바람도 선뜻 선뜻, 가을이 분명하다. “쪽 빛 하늘이 사람 옷을 적신다. (空翠濕人衣)”는 당나라 왕유의 〈산중(山中)〉 시는 파란 가을 하늘을 표현한 절창(絶唱) 중 한 구(句) 일터. 이때가 되면 잘 갈무리해 두었던 차에서는 깊고 그윽한 차향(茶香)이 핀다. 과욕이 가져 온 헛된 장식(裝飾)이 다 사라지고 순선(順善)한 차의 본색(本色)이 드러난다. 샘물 또한 칼칼한 기품이 더욱 선명해진다. 연구소에서 조사했던 샘물 중에 상등 천(上等泉)인 물을 길어 왔다.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것으로 관악산, 청계산 주변 30여 곳을 조사하여 겨우 얻은 보배 같은 물이다. 이 샘물은 바위의 묵직한 여
입추(立秋)가 지났다. 강물에 가을 빛이 어린다는 절기이지만, 가만히 있어도 흘러내리는 땀을 주체할 수 없다. 간들간들 살핏한 부채 바람으론 무더위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정말 어지간한 여름 더위이다. 하지만 더위 속에 언뜻언뜻 묻어 있는 서늘함은 어쩔 수 없는 변화이다. 그만큼 대 자연의 질서는 엄중하다. 이런 날 조용히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면 생각보다 다른 맛이 있다. 더위 탓에 문향(聞香)이야 없는 듯하지만, 화하고 소쇄한 기운이 목젖을 희롱하며 살며시 다향을 피운다. 건듯 시원한 솔바람이 입안에 가득하다. 온화한 차 기운이 등줄기를 타고 내리면 어느덧 서늘하고 경쾌한 바람이 일렁인다. 오호라! 여름철 차 마시기 일격(逸格)을 이루었구나. 여름 답사로 운길산 수종사를 다녀왔다. 이곳은 초의선사의
칠팔월 한창 핀 연꽃, 바람결에 연향(蓮香)을 보내더니 자태(姿態)가 예전 같지 않다. 연잎이 진흙탕 물을 견디지 못하고 누렇게 뜬 탓이리라. 긴 장마로 산하(山河)가 어수선하니 이 꽃인들 온전할까? 일찍이 주무숙(周茂叔 1017~1073)은 연꽃을 사랑하여 “나는 연꽃이 진흙에서 나왔지만 물들지 않으며, 맑은 물결에 씻겨도 요염하지 않음을 홀로 사랑하였고,(予獨愛蓮之出於泥而不染 濯淸漣而不夭)” “연꽃은 꽃 중에 군자(蓮花之君子)”라 칭송하지 않았던가! 연꽃의 천년지기(千年知己), 푸른 연잎은 진흙탕 물이 스치는 것조차 용납(容納)하지 않으니 고절(高節)한 기상(氣像), 백이숙제(伯夷叔齊)와 견줄만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다회(茶會)에 연차(蓮茶)가 유행(流行)이란다. 연꽃이 피는 철이면 꽃 속에
지루한 여름, 짙푸른 나무 위로 쏴아~ 시원하게 내리는 장대비는 유쾌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마시는 한 잔의 차는 중후한 품격과 풍류가 있어 좋다. 울창한 송림(松林), 맑은 물에 탁족(濯足)만이 한사(閑士)의 소요유(逍遙遊)이랴 ! 찻잔 위에 서린 다연(茶煙)의 아름다운 군무(群舞)를 감상하며 망중한(忙中閑)을 즐기는 것도 탁족에 견줄만한 한 여름의 피서법이다. 옛 사람들은 시회를 통해 한 여름 더위를 잊기도 하였다. 유숙(劉淑1827~1873)의 〈벽오사소집도(碧梧社小集圖)〉《오로회첩(五老會帖))》은 서울대학 박물관 소장품으로 시회(詩會)를 그린 한 점의 그림이다. 어떤 논문집에서 이 벽오사는 유최진의 집 우물가에 벽오동(碧梧桐)이 있었던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함풍 신유(咸豊 辛酉 1861)유최진,
후 두둑 장대비가 내린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될 요량인 듯, 이때가 되면 차를 즐기는 사람들은 차를 잘 보관하는 것이 큰일이다. 잠시라도 차에 습한 기운이 침습하면 순식간에 차 맛이 변하는 건 불 보듯 뻔한 일, 장마철 차보관은 이래저래 고민이다. 초의스님의 《다신전(茶神傳)》〈장차(藏茶)〉에 “차를 만들어 건조를 시키고 나면 먼저 쓰던 합(盒)에 넣고 종이로 입구를 봉한다. 삼일이 지나 차의 본성(本性:차의 맛과 향, 기운)이 회복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은근한 불에 말려 잘 식힌 후 깨끗한 항아리에 담아 차곡차곡 쌓고 대나무껍질로 속을 탄탄하게 싼다. 죽피 혹은 종이로 차담은 항아리 입구를 팽팽하게 여러 겹 봉한다. 구운 벽돌을 식혀 그 위를 눌러 고정시켜 다육(茶育:육은 차를 말리거나 보관하던
초여름, 나무 잎이 무성하다. 살랑 이는 바람이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시커먼 먹구름이 하늘을 덮더니 비를 뿌린다. 이내 굵은 빗방울은 마치 주렴(珠簾)을 드리운 듯, 말간 깃이 온 세상을 덮었다. 이런 날, 차향은 은근하고도 차분하다. 아마 자연이 만들어낸 적막한 고요함 때문일 터… 작년부터 근처의 약수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치밀한 조사와 기록, 표준을 정하였다. 필자가 사는 과천은 온통 산으로 둘러 싸여있어서 청계산(淸溪山), 관악산(冠岳山), 옥녀봉(玉女峯) 주변에 유난히 약수(藥水)가 많다. 이렇게 많은 약수들이 모두 차에 알맞은 것일까, 가장 좋은 찻물이 어느 것일까. 단순한 동기에서 출발된 조사는 예상을 깨는 결과들이 나왔다. 암골산(巖骨山)인 관악산 주변의 물은 광물질(鑛物質)
신록의 계절이다. 화사했던 꽃들이 게으름을 부릴 틈도 없이 무성한 나무 잎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시기가 되면 햇차에 대한 분분한 소식이 한창일터,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기온차가 심해 차 만드는 시기가 길어졌다. 우리나라의 기후에서는 대략 곡우(穀雨)가 지난 후 3~7일 사이에 첫 번째 차를 딸 수 있으며 본격적인 차 철은 4월 말부터 시작되며, 다원의 지리적 특성, 지역, 자연환경에 따라 찻잎을 따는 시기가 다소 차이가 날수 있다. 하여간 찻잎이 피기 시작하면 차를 만드는 이들은 날씨에 민감해진다. 특히 채다 시기에 비가 내리는 것은 차농(茶農)들의 근심거리이다. 일찍이 초의 스님도 《동다송》에서 채다(採茶) 시기의 날씨에 대하여 “밤새도록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하며, 이슬에 흠뻑 젖은 차
곡우(穀雨;4월20일)가 지났다. 백화쟁발(百花爭發)하던 산하(山河)가 잠잠해지듯, 꽃 빛에 취해 덩달아 들떴던 심신(心身)도 차분해졌다. 자운(紫雲)이 서렸던 나무 가지, 연두 빛 휘장을 두른 듯 여린 잎이 생생하다. 이 때가 되면 차꾼들은 각기 다른 꿈을 꾼다. 차 만들기를 수행으로 여기는 이들은 한 해를 반성하고, 어떤 이들은 좋은 값의 차 만들기를 소망하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들의 생활 속에 곡우는 차 철의 상징(象徵)이요, 우전차(雨煎茶;곡우 이전에 만든 차)는 명차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기후 조건에서 우전차를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싹을 돋게 하여 우전차를 만든다면 자연의 이치를 어길 뿐 만 아니라 차의 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이요, 인간의
가뭄 끝에 봄비가 내린다. 곱게 핀 진달래, 목련 사이로 보드라운 가랑비가 내린다. 이팝나무 연두 빛 햇순이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하늘 아래 새 소식에 귀를 세우고 있는 듯하다. 제주지역 차나무는 벌써 맥아(麥芽)보다 큰 일창(一槍)을 내밀었다가 찬 서리의 피해를 입었단다. 삼월에도 춘설(春雪)이 분분(紛紛)하더니 기어이 서리가 내린 탓이다. 해마다 찻순이 막 올라와 맥아정도가 될 무렵이면 서리 피해가 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가내 수공(家內 手工)을 하는 소규모 차 농가에서는 서리피해를 줄이거나 예방할 이렇다할 묘책(妙策)이 없다. 다행히 과학영농(科學營農)을 할 수 있는 대단위 다원에서는 기상변화(氣象變化)에 따른 방제시설(防除施設), 혹은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피해를
부산 범어사(주지 대성 스님)는 4월 10일부터 12일까지 범어사 금강계단 보제루에서 제 106회 범어사 금강계단 보살계 수계산림 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이번 보살계 수계산림은 전계사 흥교 스님, 갈마아사리 선래 스님, 교수아사리 통광 스님 등 삼화상과 범어사 주지 대성 스님 등 칠증사, 유나를 맡은 정여 스님 등 범어사 대덕 스님들이 증명 법사로 나섰다. 합장 게송, 노사나불 정근, 발원문, 주지 스님 인사말, 전계사 스님 증명 법문, 갈마 아사리 스님 입재 법문 등으로 이어진 10일 입재식에는 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1천 2백여 명의 불자들이 참석했다. 범어사 보살계 수계 산림 갈마아사리 선래 스님은 입재법문을 통해 “옛 조사 스님이 마음이 곧 부처이며 부처가 곧 마음이라고 한 것과 같이 모든 중생이
재잘대던 새소리가 빠르고 경쾌하다. 섬진강 매화 소식, 달달한 여린 향이 스치는 듯, 마음마저 싱그럽다.산책 길 모퉁이, 매화나무 한 그루 지금쯤 단꿈을 깼는지 궁금하다. 언제나 나무 끝에 달려 있는 꽃망울이 발간빛을 띨 때면 어김없이 남녘에 매화 핀 소식을 듣곤 했었다.풍류적인 정취를 기꺼워하는 이, 매화 핀 봄을 기다린다.잘 다린 찻물, 볼이 넓은 흑유 잔에 매화꽃을 띠운다. 따뜻한 온기가 매화꽃을 감싸면 은은한 매화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옛 사람 이것을 문향(聞香)이라 했다지.매화 꽃차는 소박한 삶을 즐기는 이의 ‘봄맞이’ 호사(好事)이다. 이러한 멋은 소박미(素朴美)가 으뜸이요, 지나치면 천박하고, 소란해지면 아취를 잃기 쉽다. 제철에 핀 한 두어 송이면 문향(聞香)하기 좋으리라.옛 사람 봄맞이는 탐
옛 사람들의 유고(遺稿)를 뒤적이다 보면 편안한 안도감이 느껴진다. 한지가 주는 소박한 느낌이 그렇고, 단아한 문끼, 그 속에 사람들의 온기(溫氣)와 목소리가 있어 좋다. 얼마 전 우연히 황상(黃裳1788~1863)이 초의스님에게 보낸 〈초의행 草衣行〉를 보고 감회에 젖어 이런저런 관련 자료를 일람(一覽)해 보니 초의스님의 《일지암시고(一枝庵詩藁)》〈일속산방가(一粟山房歌)〉는 황상의 〈초의행 草衣行〉에 화답하여 기유년(1894)에 지은 글이다. 황상은 15세 되던 해 다산선생이 강진 적거(謫居)에 계실 때 그의 문하(門下)가 되어 평생을 백적산(白蹟山)에 은거하며 주경야독(晝耕夜讀)했던 인물이다. 이 일속산방(一粟山房)이라는 당호(堂號)는 일찍이 추사 김정희가 그를 위해 지어준 것이다. 황상
동지(冬至)가 지났다. 어느 사이 햇살엔 깃 털 같은 가벼움과 따스함이 배어나고 잡목 숲 정수리에 자운(紫雲)이 서려 있다. 기세등등한 동장군이 힘없이 떠난 자리 성큼 봄이 와 있는 것이다. 봄은 차꾼들의 계절이다. 차를 만드는 사람은 출중한 차 만들기를 기원하고, 차인은 햇 차의 싱그러운 향과 맛을 동경한다. 이때가 되면 잔잔한 희열과 함께 알 수 없는 불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늘 우리 차의 실체는 ‘무엇이며 무엇을 담아 갈 것인가’ 화두처럼 맴도는 문제들이다. 전통 문화란 말 그대로 역사가 침잠(沈潛)되어 있고 사람들의 삶과 정신이 담겨있는 유형과 무형의 실증적 증거들이다. 차 문화 또한 이러한 맥락 속에서 발전되어 왔다. 차 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요건들은 많다.
새해가 시작된 두 번째 날 귀하디귀한 선물을 받았다. 멀리 김해에서 석간수(石間水)가 배달된 것이다. 이 추운 겨울 무척산(無隻山)정상의 물이 여기까지 오다니…. 찻상 위에 깨끗한 다포를 깔고 물이 끓기를 기다렸다. 차향이 운무(雲霧)를 이루고 빗겨 비추는 햇살이 찻잔에 어른거린다. 환한 열감(烈甘)과 방향(芳香)이 입안 가득하다. 숨을 쉴 때마다 볼록 볼록 차향이 피어난다. 고요히 앉아 선경(禪境)에 드니 반일(半日)이 지나도록 차향이 처음처럼 피어난다. 묘용시(妙用時) 물 흐르고 꽃이 피듯 靜坐處茶半香初 妙用時水流花開 다반향초(茶半香初)! 어떤 경지를 노래한 것인가 늘 의문을 가졌었다. 아는 식견을 다 동원해 봐도 도무지 흡족치 않았다. 소동파 (1036~1101)의 문인
‘우리아이는 왜 이렇게 산만하지?’, ‘우리 아이는 왜 다른 아이들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질까?’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이들 교육 중 가장 큰 고민거리가 바로 ‘산만한 아이 교육’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명원문화재단(이사장 김의정)에서 다도교육을 받은 어린이들이 지난해 운현궁 노락당에서 그동안 배운 다도예절을 선보이고 있다. 요즘 부모들은 웬만한 ‘선생님’ 못지않을 만큼 부모들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한 자녀만 둔 집안이 늘면서 부모가 손수 아이를 가르치는 ‘홈 스쿨링’ 또한 확장 추세이지만 정작 교육을 하다보면 학습 외에 정서교육이라는 어려움에 닥칠 때가 종종 있다. 특히 겨울 방학을 맞아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진 자녀들. 부모의 올바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