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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비불교 파승가적 행위, 엄단하겠다”

  • 교계
  • 입력 2020.02.11 15:29
  • 수정 2020.02.12 09:58
  • 호수 1525
  • 댓글 31

원행스님, 2월11일 고운사‧법주사 관련 담화문
“파승가적‧밤새운 도박 행위, 있을 수 없는 일”
“재발 않도록 모든 역량 동원해 신속히 조사”
“승가화합 저해하는 행위도 책임을 물을 것”
“법주사 관련 다음 주 중앙징계위원회 소집”

조계종 대변인 삼혜 스님(기획실장)을 비롯해 총무부장 금곡, 호법부장 성효, 사업부장 주혜 스님은 2월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고운사, 법주사 논란과 관련한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조계종 대변인 삼혜 스님(기획실장)을 비롯해 총무부장 금곡, 호법부장 성효, 사업부장 주혜 스님은 2월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고운사, 법주사 논란과 관련한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조계종 제16교구본사 고운사 주지스님의 폭력 및 성추문 의혹과 제5교구본사 법주사 주요소임자들의 도박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종단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긴급 담화문을 발표하고 “파승가적 행위에 대해 엄중히 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원행 스님은 2월11일 오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브리핑룸에서 종단 대변인 삼혜 스님(기획실장)을 통해 발표한 담화문에서 “국내외적으로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교구본사에서 발생한 갈등과 혼란, 그리고 사찰 경내에서 벌어진 도박의혹 사건이 공중파를 통해 보도돼 충격과 분노를 금할 길 없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과거 비불교적‧반사회적 행위의 아픈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공동체의 화합을 저해함은 물론 마땅히 마음조차 내지 말아야 할 도박이라는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총무원장으로서 마음이 무척 무겁다”고 토로했다.

스님은 또 “사찰이라는 공간에서 파승가적 행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탐욕으로 밤을 새워가며 도박행위를 했다는 사실은 출가수행자이기를 포기한 것과 다름 아니다”면서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참회드린다. 교구본사에서 파승가적‧반사회적 행위가 발생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그 무엇으로도 변명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때문에 스님은 자정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스님은 “두 번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종단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의혹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빠른 시일 내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비록 종단의 이러한 조치가 사부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부족할 지라도 종단의 진정성 있는 조치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좌고우면하지 않고 신속히 조사해 반드시 그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행 스님은 또 “승가사회가 어느 순간부터 개인화되면서 승가공동체의 정체성이 약화되고 개인이 우선시 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이것은 종단과 한국불교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종정예하와 원로스님들께서도 현재의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해 종단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신속히 취하라는 격려와 가르침이 있었다”며 “이에 승가공동체의 화합을 저해하고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명명백백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원행 스님은 종단 혼란과 집행부를 흔들고자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종단 혼란을 목적으로 하는 반종단적 행위는 종단운영을 위한 근심과 걱정으로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의 모든 종무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이자, 종단을 부정하고 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이런 반종단적 행위에 대해서도 반드시 발본색원해 헛된 망상을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한 “승가의 잘못과 허물을 꾸짖는다 하더라도 그 행위는 종단이 정한 규율인 종헌종법의 테두리 안에 있어야 한다”며 종단 내부의 부조리에 대해 외부에 노출하는 행위를 자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원행 스님은 “한국불교에는 아직도 희망과 저력이 있음을 우리 스스로 각인하고 그 믿음을 위해 사부대중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한 뒤 “조계종은 사부대중의 믿음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도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호법부장 성효 스님은 '종단 사정기관의 조사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고운사, 법주사 사건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다른 측의 진정이 동시에 제기돼 양측을 모두 조사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있다”면서 “최대한 빨리 조사를 진행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은 중앙징계위원회를 열어 고운사‧법주사 소임자에 대한 ‘직무정지’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총무부장 금곡 스님은 “중앙징계위원회에 관한 사항은 비밀준수 의무에 따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 “다음 주중으로 법주사와 관련해 중앙징계위원회가 소집돼 있다”고만 밝혔다.

한편 이날 담화문 발표에는 총무부장 금곡, 기획실장 삼혜, 호법부장 성효, 사업부장 주혜 스님이 참석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다음은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담화문 전문.

종단안정과 승가공동체의 화합을 위한 담화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전 세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루속히 바이러스가 진정되어 전 세계인을 비롯한 우리 국민모두가 안심하며 생활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국내외적으로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종단의 일부 교구본사에서 발생한 갈등과 혼란, 그리고 사찰 경내에서 벌어진 도박의혹 사건이 공중파를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충격과 분노를 금할 길 없습니다. 우리사회로부터 감당할 수 없는 따가운 질책과 비난을 받았던 과거 승가의 비불교적, 반사회적 행위의 아픈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공동체의 화합을 저해함은 물론 마땅히 마음조차 내지 말아야 할 도박이라는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으로서 마음이 무척이나 무겁습니다.

더욱이 수행과 전법의 공동체 공간이자, 국민들에겐 휴식처이며, 전통문화의 보고임을 자부해 온 사찰이라는 공간에서 파승가적 행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탐욕으로 밤을 새워가며 도박행위를 했다는 사실은 출가수행자이기를 포기한 것과 다름 아닐 것입니다. 국민여러분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참회 드립니다.

그 어떤 말로도 국민여러분들과 사부대중 여러분들께서 느끼셨을 분노와 상실감을 대신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출가수행자가 한시라도 놓지 말아야 할 제일의 화두는 화합일진대 조계종을 유지하는 근간이 되는 교구본사에서 파승가적 · 반사회적 행위가 발생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그 무엇으로도 변명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시 일어서고자 합니다.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대한불교조계종의 자정능력이 있음을 보여드리고 두 번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종단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최선을 다해 의혹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빠른 시일 내에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종단의 이러한 조치가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부족할 지라도 현재 시점에서 종단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이며, 종단의 진정성 있는 조치로 받아들이실 수 있도록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신속히 조사하여 반드시 그 책임을 엄히 물을 것입니다.

승가공동체 여러분께 당부 드립니다. 급속한 사회변화와 탈종교화라는 사회적 현상이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승가사회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개인화가 강화되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물론 승려 개인이 보호받아야 할 권리도 중요하지만 1700년 한국불교의 역사와 전통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한국불교의 전통인 승가공동체를 통해 유지될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러하기에 승가공동체의 정체성이 약화되고 개인이 우선시되는 경향은 우리 종단의 발전과 한국불교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종정예하와 원로의원스님들께서도 현재의 종단 상황을 매우 걱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계십니다. 특히 승가공동체의 화합을 저해하는 행위와 관련해서는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위해 종단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신속히 취하라는 격려와 가르침의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이에 종단은 종정예하와 원로의원 스님들의 가르침에 따라 종단 안정과 화합 그리고 승가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명명백백히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습니다. 또한 종단이 어려운 시기에 의도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면서 종단혼란을 조장하고 종단 집행부를 흔들고자 하는 삿된 시도가 일부 확인되고 있습니다.

종단의 혼란을 목적으로 하는 이러한 반종단적 행위는 종단운영을 위한 근심과 걱정으로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의 모든 종무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이자 종단을 부정하고 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러한 반 종단적 행위에 대해서도 반드시 발본색원하여 헛된 망상을 바로잡아 나갈 것입니다.

사부대중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주인은 바로 사부대중 여러분입니다. 물론 승가의 잘못과 허물을 꾸짖는다 하더라도 그 행위는 종단이 정한 규율인 종헌종법의 테두리 안에 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동체의 허물을 여과 없이 사회에 노출시키는 것은 허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에는 효과적일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공동체의 안정과 화합, 그리고 한국불교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입니다.

조고각하라 했습니다. 자신의 발밑을 잘 살펴보라는 말로 타인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을 돌아봐야 하며, 가깝고 친할수록 보다 신경을 쓰고 조심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또한 밖에서 깨달음을 구하지 말고 자신에게서 구하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한국불교 1700년의 역사와 전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러하기에 한국불교에는 아직도 희망과 저력이 있음을 우리 스스로 각인하고 그 믿음을 위해 사부대중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국민여러분과 사부대중의 믿음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그 길이 비록 조금은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도 추호도 흔들림 없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4(2020)년 2월 11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 행

[1525호 / 2020년 2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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