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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흥륜사 선원장 보주당 혜해 선사 원적

  • 부고
  • 입력 2020.05.30 20:19
  • 수정 2020.06.02 16:12
  • 호수 1540
  • 댓글 0

5월29일, 흥륜사 법기암
법랍 77세, 세수 100세
금강산서 출가후 평생 수행,
비구니 천경림 선원 개원
5일장…6월2일 영결식

경주 흥륜사 천경림선원 선원장 보주당 혜해 선사가 5월29일 오후 9시30분 경북 경주 흥륜사 법기암에서 원적에 들었다. 법랍 77세, 세수 100세.

혜해 스님은 1921년 4월27일 평안북도 정주군 안홍면에서 1남3녀 중 삼녀로 태어났다. 24세가 되던 1944년 금강산 신계사 법기암에서 대원 스님을 은사로 행자 생활을 시작해 6개월 후 사미니계를 수지하고 금강산 유점사에서 정진하던 중 해방을 맞이했다. 당시 스님은 정치·사회적으로 금강산에서는 더 수행하기 힘든 현실을 마주하고 1946년 10월 목숨을 걸고 38선을 넘어왔다. 이후 무불 스님을 계사로 오계,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니계를 수지했다.

특히 금강산 시절부터 참선 수행에 매진했던 스님은 28세가 되던 해 해인사에서 효봉 큰스님의 지도로 용맹정진을 시작해 성철, 청담, 향곡 큰스님의 결사에 잇따라 동참하며 정진을 거듭했다. 한국전쟁으로 부산 기장 묘관음사에 내려온 스님은 향곡 큰스님으로부터 새롭게 화두를 받아 묵언과 장좌불와로 용맹정진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스님은 신라 고도의 땅 경주 흥륜사에 비구니 스님들의 선원 ‘천경림’을 설립해 비구니 스님들을 위한 수행림 조성에 앞장섰다. 1980년대부터는 천경림 선원의 선원장을 맡아 여름과 겨울 안거 때마다 20여 수행자들의 방부를 받고 정진 대중의 외호에 힘을 기울였다. 후학들에 따르면, 스님은 하루도 빠짐없이 죽비를 잡았으며 정진 대중으로부터 ‘생불(生佛)’로 불릴 만큼 수행자의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았다. 흥륜사가 복원된 지 몇 해가 지난 어느 날 선방에서 좌선 중이던 혜해 스님의 몸에서 큰 불꽃이 발하는 듯한 빛이 발생한 일, 내원사 결제 당시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오직 화두 하나만 깨끗하게 들리고 몸이 하늘을 날 것처럼 가볍고 맑은 경계를 3년 내내 이어간 삼매의 경험 등 혜해 스님의 일화는 후학 스님들에게 그대로 생생한 수행자의 이정표가 됐다.

한결같은 정진을 이어가던 스님은 지난 2004년 조계종 총무원이 금강산 신계사를 복원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2007년 10월13일 낙성법회가 열릴 때까지 4년 가까이 신계사에 머물며 남북통일과 평화를 발원하며 정진했다. 이 사실 역시 불교계 남북교류를 담당했던 스님들로부터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수행담이다. 낙성법회 당시 스님의 세납은 86세였다.

평생 연의미식(軟衣美食), 호화로운 의식을 원치 않고 근검절약과 하심을 몸소 실천하며 오직 수행을 거듭하며 후학들을 제접해 온 스님은 윤4월8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하루 앞둔 5월29일 오후9시30분, 법랍 77세, 세납 100세로 원적에 들었다.

혜해 스님의 분향소는 흥륜사 금당선원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6월2일 흥륜사에서 거행된다.
054)773-3387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40호 / 2020년 6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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