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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흥륜사, 보주당 혜해 선사 사리친견법회 입재

  • 교계
  • 입력 2022.03.20 01:13
  • 수정 2022.03.20 01:28
  • 호수 1626
  • 댓글 0

3월19~31일, 경내 금당
녹색 사리 등…사리장엄구도 전시
4월24일 낙성식 봉행

조계종 원로비구니 보주당 혜해 선사의 원적 2주기를 앞두고 스님의 사리를 친견할 수 있는 마지막 법석이 신라 이차돈 성사 순교성지인 경주 천경림 흥륜사에서 마련된다.

흥륜사(주지 법진 스님)는 3월19일부터 3월31일까지 매일 오전11시~오후5시 경내 선방인 금당에서 ‘보주당 혜해 선사 사리친견법회’를 봉행한다. 19일 진행된 사리친견 입재법회는 흥륜사 입승 법경 스님을 비롯한 비구니 수좌 스님들과 주지 법진, 총무 보광 스님, 신도 등이 참석해 혜해 스님의 가르침을 새겼다. 법회는 삼귀의 및 반야심경, 주지 스님 인사말, 사리장엄구 조성 최상기 작가 소개, 사홍서원, 사리친견 등의 순서로 봉행됐다.

흥륜사 주지 법진 스님은 “큰스님과 인연 있는 사부대중의 간절한 발원이 담기고 사중 스님들도 뜻을 모아 사리호 봉안 전 마지막으로 큰스님의 사리를 친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며 “항상 대중과 함께 정진하시고 자비하신 미소로 함께하신 큰스님의 가르침을 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취지를 전했다. 

 

혜해 선사와 함께 정진했던 흥륜사 입승 법경 스님도 “큰스님의 영롱한 녹색 사리는 평소 정진력이 얼마나 대단하셨는지 다시금 새길 수 있게 해주시는 경책”이라며 “수행의 소중함을 당부하시고 평화의 가치를 몸소 보이신 치유와 열반의 가르침”이라고 회상했다. 

 

보주당 혜해 선사의 사리장엄구 일괄을 조성한 최상기 작가 역시 “고향인 경주에서 금속공예를 하는 인연으로 큰스님의 사리장엄구를 조성하게 되어 큰 영광”이라며 “항상 금강산 정진 시절을 떠올리시며 통일의 염원을 말씀하시던 큰스님의 자상하신 법음을 떠올리며 앞으로도 남북의 평화 통일을 발원하는 작품을 조성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사리친견법회 기간 동안 흥륜사 금당에는 보주당 혜해 선사의 사리를 비롯해 사리가 봉안될 사리장엄구가 함께 전시된다. 흥륜사에 따르면, 혜해 선사의 법구에서는 다비 후 녹색 영롱한 사리를 포함한 사리 200 여과가 나왔다.

 

당시 100일 동안 1차 사리 친견의 장을 마련한 뒤 사리 일부는 스님의 원적 100재 당시 흥륜사 대웅전 뒤편에 탑을 조성하고 봉안했다. 또 일부는 차후 금강산에 봉안할 예정이며 나머지 대부분의 사리는 혜해 선사가 평생 정진한 흥륜사 선방인 금당에 모시기를 발원했다. 이에 선사의 원적 2주기를 앞두고 사부대중의 뜻에 따라 금당에 사리를 봉안하기에 앞서 혜해 선사의 사리를 친견할 수 있는 마지막 법석이 마련된 것이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사리 친견은 거리 두기와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이어진다. 
 

 

사리와 함께 전시되는 사리장엄구는 최상기 금속공예가가 조성했다. 사리장엄구는 사리병, 향나무 보조병, 사리호, 내함, 원형합, 외함, 팔각함, 사리보관함 등으로 구성됐다. 사리를 직접 담는 사리병은 순금으로 제작됐으며 아래에는 순은 연화좌대로 장엄하고 뚜껑은 자개로 연꽃 봉우리를 형상화했다. 내함과 외함에는 혜해 스님의 유년 시절과 성철, 향곡, 월산, 서옹 큰스님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 금강산 신계사, 법기암에서 정진하는 모습 등이 새겨져 있다.

 

혜해 선사의 사리는 13일간의 친견 법회가 끝난 이후에는 사리장엄구에 봉안된다. 스님의 유지에 따라 차후 금강산으로 이운할 스님의 사리 3과와 법골 등은 별도로 봉안된다. 이어 4월24일 오전11시 경내 금당에서 혜해 선사의 사리를 흥륜사 선방인 금당에 모시는 낙성식이 봉행될 예정이다. 이 법석에서는 충주 석종사 조실 혜국 스님이 기념 법문을 설한다. 혜혜 선사의 원적 2주기 추모일은 5월6일이다.

 

혜해 스님은 1944년 금강산 신계사 법기암에서 출가했다. 경주 흥륜사에서 비구니 선원인 천경림 선원을 개원하고 수행과 후학 지도에 힘썼다. 특히 당대를 호령하던 향곡, 성철 큰스님 등과 각별한 교유로 탁마를 이어나가며 흥륜사를 비구니 수좌 스님들을 위한 수행도량으로 발전시켰다. 스님은 금강산 신계사 복원 당시 세납 9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신계사 터에서 손수 부처님 전에 사시마지를 올리며 통일 발원 1000일 정진을 이어갔다. 평생 수좌로 오롯한 수행을 이어 온 스님은 지난 2020년 5월29일 법랍 77년, 세수 100세로 원적에 들었다. 
 

한편 흥륜사는 신라에서 가장 먼저 조성된 사찰로 미추왕 시절, 고구려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이차돈의 순교로 불교가 공인된 뒤 폐허로 남아 있는 절을 다시 짓기 시작해 544년(진흥왕 5년) 완공됐다. ‘삼국유사’에는 밀본(密本) 스님이 흥륜사에 머물며 선덕여왕의 병을 치료하고 김양도의 병을 낫게 한 인연으로 흥륜사에 미륵삼존상을 봉안하였다고도 전해진다. 또 불국사와 석굴암을 창건한 김대성 거사가 전생에 밭을 보시했던 사찰로 현재 선원인 금당에는 진흙으로 신라 십성을 빚어 봉안했다고도 전해온다. 

 

흥륜사는 신라말 반란군에 의해 전소됐으나 경명왕 5년이던 921년 다시 조성됐으며 조선시대에 화재로 재차 전소, 현재의 전각은 1980년대 새롭게 조성된 것이다. 이밖에도 ‘영묘사(靈妙寺)’라고 새겨진 기와 조각이 출토돼 선덕여왕 때 창건된 영묘사 터로도 인식되며 ‘신라인의 미소’로 잘 알려진 수막새가 최초 출토된 사찰이 흥륜사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054)773-3387
 

 

경주=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26호 / 2022년 3월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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