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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에게 전하는 공감이라는 보약

[자비로 희망 만드는 승가결사체] 자비실천 병원포교단

병원포교의 열악한 현실 타계하고 전문인력 양성 위해 설립  
코로나로 환자 대면 기회 줄자 CPE센터 개원해 교육 매진

자비실천 병원포교단은 환자들의 아픔을 보듬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고자 결성됐다.
자비실천 병원포교단은 환자들의 아픔을 보듬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고자 결성됐다.

“스님, 저는 전생에 무슨 잘못을 크게 저질러 이런 병에 걸렸을까요?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병원법당을 찾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같은 질문을 한다. 병마와 싸우느라 지칠 만큼 지쳐버린 환자들에게 그 어떤 말이 위로가 될까? 스님들은 따뜻한 말한 마디 건네는 위로를 넘어 환자나 가족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을 통해 그들의 마음에 희망의 씨앗을 심어 주고 싶었다.

2020년 10월 승가결사체 ‘자비실천 병원포교단’이 결성됐다. 대표 지인 스님을 비롯해 하륜·선봉·유정·능지·성민 스님은 환자들의 아픔을 보듬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고자 원력을 모았다. 환자들의 정신적·정서적 돌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르치고, 장기적으로 병원포교 활성화와 병원지도법사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원도 세웠다.

병원포교 현장의 열악한 현실도 스님들이 뜻을 모은 이유 중 하나다. 다수 회원스님들은 병원전법단 소속으로 병원포교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었지만 병원의 실상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이웃종교계가 오랜 시간 병원 내 봉사활동을 독점하다시피 주도해 병원 내 불자 수는 현저히 줄어있었고, 병원 법당에는 스님들이 기거할 수 있는 기본 시설은 물론 제대로 된 지원조차 없었다.

특히 현장에서는 체계화된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가진 종교인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병원포교의 진입장벽은 높아져 갔다. 이미 이웃종교계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CPE(임상목회교육) 이수자들을 현장에 투입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기에 스님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져 갔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계하고자 승가결사체 ‘자비실천 병원포교단’을 꾸렸지만 코로나19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스님들의 활동은 발이 묶여버린 꼴이었다. 환자들과 대면할 수 있는 기회마저 줄어든 상황에서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자비실천 병원포교단’은 코로나 상황 이후를 대비해 환자들과 함께하고 있는 스님들과 향후 병원포교에 발 디딜 후배스님들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CPE교육.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CPE교육.

2021년 1월1일, 전국비구니회CPE센터가 개원했다. 회원스님들의 열정과 전국비구니회장 본각 스님의 전폭적인 지지로 맺은 결실이었다. 교육 강사를 맡은 대표 지인 스님은 일찍이 CPE교육에 눈을 떠 SIT과정을 밟고 있는 전문가다. CPE교육은 환자들이 처한 다양한 상황을 공감하고 살아갈 용기와 위안을 주기 위한 상담법과 활용법 등을 가르친다. CPE는 기본과정, 전문가과정, SIT(Super visor-In-Training)과정으로 분류되며 SIT과정은 스님, 신부, 목사 등 종교인만 교육 가능하다. 

전국비구니회CPE센터는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해 매주 일요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6명의 스님과 2명의 재가자가 수강하고 있다. 지인 스님은 코로나가 진정된 이후 영적 치유와 돌봄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현하는 보살로 성장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교육에 임하고 있다.

지인 스님은 환자 돌봄이 ‘발효 수행’이라고 말한다. “사람의 마음을 읽어 내기 위해서는 통찰력, 직관력이 필요합니다. 내 마음을 들여다 볼 때 남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듯 환자를 이해하는 것 역시 수행과 다르지 않겠지요. 이런 안목을 길러내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통해 지혜가 깊어지는 발효 과정을 거쳐야합니다. 발효된 지혜를 통해 고통 받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스스로 병을 극복해 나가는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코로나가 종식 될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는 6명의 비구니스님들의 아름다운 배움이 환우들의 지치고 아픈 마음을 덜어주는 희망의 손길이 되길 기대한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법보신문·조계종교육원 공동기획

부처님 자비를 실천하고자 승가결사체를 구성해 전법교화의 길에 나선 스님들이 있다. 노숙자 쉼터, 교도소, 병원 등 사회 그늘진 곳을 찾아 부처님 법음을 전하는 승가결사체는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웃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조계종 교육원과 법보신문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자비보살행을 실천하고 있는 승가결사체 8곳을 소개한다. 편집자

 

[1586호 / 2021년 5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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