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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불교조각 걸작 '구례 화엄사 삼신불좌상' 국보 됐다

  • 성보
  • 입력 2021.06.23 10:39
  • 수정 2021.06.23 23:10
  • 호수 1591
  • 댓글 1

문화재청, 6월23일 지정 발표
불영사 불연 외 1건은 보물로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존불좌상, 조선후기, 비로자나불상 280㎝, 노사나불상 264.5㎝, 석가불상 245㎝.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존불좌상, 조선후기, 비로자나불상 280㎝, 노사나불상 264.5㎝, 석가불상 245㎝.

부드러우면서도 근엄한 표정, 두툼한 눈덩이와 작은 눈, 굵직한 옷주름의 표현…. 17세기 목조불상 가운데 가장 크면서도 각 유파(流派)의 조각 특징을 섬세히 담아낸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불삼신불좌상’이 국보로 승격됐다.

문화재청은 6월23일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을 국보로, ‘울진 불영사 불연’과 ‘완주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소조십육나한상 일괄’을 보물로 승격 지정했다.

삼신불 높이는 약 3m로, 현존하는 17세기 목조불상 가운데 가장 크다. 본존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노사나불과 석가불이 봉안돼 있다. 비로자나불은 얼굴을 약간 앞으로 내밀어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머리와 육계 구분이 없으며 정상과 중간에 2개 계주가 장식돼 있다. 두 눈을 반쯤 뜨고 있으며 오똑한 코와 굳게 다문 입이 무표정하고 근엄하다. 지권인을 한 손에는 대의자락이 자연스레 접혀있다.

항마촉지인을 한 석가모니불도 육계가 명확하지 않지만 촘촘한 소라모양 나발이 특징이다. 상품중생인을 한 노사나불은 화려한 보관을 쓰고 있다. 특히 조선 후기 삼존불 가운데 보관을 쓰고 두 손을 양 어깨 위로 올려 손바닥을 벌리고 있는 건 이 불상이 거의 유일하다. 문화재청은 “조선후기 불교 미술사에서 법신·보신·화신(응신)을 그린 삼신불 불화는 많이 남아있지만, 조각으로는 화엄사 삼신불이 유일하다”면서 “불교조각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신불은 화려한 연꽃 대좌와 팔각형 목조대좌에서 결가부좌하고 있다. 조각선은 단순하면서도 굵다. 이 기법에서 중후한 느낌이 풍겨온다. 동시에 각 유파(流派)의 특징도 찾아볼 수 있다. 석가모니불과 비로자나불의 근엄한 표정에서는 청헌파 특징이, 노사나불상의 부드러운 얼굴과 작은 눈, 두툼한 눈두덩이에서는 응원·인균파 특징이 두드러진다. 문화재청은 “17세기를 대표하는 조각승과 이들 제자들이 최고 기량을 발휘해 완성한 기념비적인 대작”이라며 “예술·조형적 수준도 조선 후기 불상 중 단연 돋보이므로 국보로 지정해도 손색없다”고 평가했다.

‘목조비로자나불삼신불좌상’은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화엄사를 중창하며 대웅전에 봉안하고자 조성됐다. 임진왜란 이후 한국불교를 재건했던 벽암각성 스님(1575~1660) 주관 아래 선조의 여덟 번째 아들 의창군 이광 부부와 선조의 사위 동양위 신익성 부부가 대표 시주자로 참여했다. 시주자는 모두 1320명으로 왕실 인물과 스님 580여명이 포함됐다.

이날 ‘울진 불영사 불연’ 두 기와 ‘완주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좌상 및 소조십육나한상 일괄’도 나란히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조선후기 의례용 가마 가운데 제작 동기와 연대가 명확하고 공예 기술면에서도 높은 예술성을 가진 ‘울진 불영사 불연’과 무염·승일파, 현진·청헌파, 수연파 스님들이 분담해 조성해 당시 조각승들의 활동체계와 영향을 보여주고 있는 ‘완주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소조십육나한상 일괄’을 보물로 승격 지정했다”고 밝혔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591호 / 2021년 6월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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