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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불교문화재 결산]

  • 성보
  • 입력 2021.12.17 20:20
  • 수정 2021.12.17 21:05
  • 호수 1614
  • 댓글 0

◆성보 105건, 국가지정·등록문화재로 지정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불삼신불좌상’이 국보로 지정됐다. 화엄사 삼신불상 가운데 석가모니불은 2.5m, 비로자나불은 2.8m, 노사나불은 2.6m로 17세기 목조불상 가운데 가장 크다. 특히 조각승 청헌, 응원, 인균 스님과 이들 제자가 함께 제작한 기념비적 대작으로, 유파별 특징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물로 지정된 성보는 103건이다. 이를 유형별로 나눠보면 불상(78), 공예품(12), 건축물(7), 목판·전적류(4), 불화(1), 등록문화재(1) 순이다. ‘불상’의 지정 수가 유독 많은 것은 솜씨가 뛰어나 조묘공(彫妙工)으로 불렸던 17세기 후반 조각승 색난 스님이 남긴 광주 덕림사 불상 26구, 고흥 능가사 불상 23구, 김해 은하사 불상 21구, 구례 화엄사 불상 7구가 일괄 보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유학자 조광조를 기리고자 세운 도봉서원터에서 쏟아져 나온 영국사지 출토 의식 공양구 10점도 보물로 지정됐다. 이는 멀쩡한 사찰을 없애고 서원을 세운 억불숭유의 생생한 현장이 그대로 드러난 성보이기도 하다. ‘불교 공예품’ 대둔사 경장, 울진 불영사 불연이 보물로 승격 됐다. 

‘불교 건축물’도 예년보다 많이 지정됐다. 특히 올해 2월 보물로 지정된 세종 비암사 극락보전은 세종시가 2012년 특별자치시로 승격한 후로 첫 보물 지정이라 의미를 더했다. 이외에도 공주 갑사 대웅전, 의성 대곡사 범종루, 칠곡 송림사 대웅전, 대구 동화사 극락전, 대구 동화사 수마제전,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가 보물로 지정됐다.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사찰소장목판 조사사업을 통해 발견한 ‘목판’ 3건(원돈성불론 간화결의론 합각·선원제전집도서·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이 보물이 됐고, ‘등록문화재’이던 서울 진관사 태극기가 광복절을 앞두고 보물로 승격돼 눈길을 끌었다.

일제강점기 불교계의 복잡한 의식을 실용적으로 간소화한 용성 스님의 ‘대각교의식’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새로운 불교문화재 발견

올해도 불교문화재연구소의 발굴 성과가 두드러졌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4월 김해 불모산에서 새로운 절터(대청동 산69-11)를 확인하고, 통일신라 유물도 함께 발굴했다. 특히 절터 위치가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나오는 장유사와 1.4km 거리에 불과해, 가야불교 전승 과정을 밝힐 새로운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연구소는 경남 함안군에서도 새로운 절터를 찾아냈다. 절터에서 ‘의곡사’가 적힌 기와편과 ‘중희15년’이 적힌 기와편이 발견돼, 해당 절터가 의곡사였고 통일신라부터 고려시대까지 사세를 이어갔음을 확인했다.

법주사 총지선원에 머물던 수좌 정만 스님이 산행을 하다가 발견한 ‘속리산 마애나한님’이 세상에 처음 소개돼 큰 관심을 받았다. 법보신문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정만 스님과 함께 현장을 찾아 거대한 암벽에 새겨진 마애삼존불·16나한상·동자상을 확인했다. 바위에 새겨진 나한상은 매우 희유한 사례로, 속리산에 뿌리 내린 나한신앙을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국가지정·등록문화재 지정번호 폐지

사진출처=문화재청 홈페이지
사진출처=문화재청 홈페이지

1962년부터 시행됐던 국가지정·등록문화재 지정번호가 올해 폐지됐다. 문화재 가치를 서열화한다는 오해를 없애고, ‘국보 1호’ 자격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을 청산하겠다는 취지였다. 특히 지정번호 제도가 일제의 잔재라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지정번호 제도가 59년 만에 폐지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은 그동안 ‘국보 78호’와 ‘국보 83호’로 불렸던 반가사유상의 애칭을 짓는 공모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국가등록문화재 보호제도 20주년
올해는 2001년 근현대 문화유산을 보존·계승하고자 도입된 국가 등록문화재 보호제도가 20주년이되는 해다. 8월23일 기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906건이며, 이 가운데 불교 등록문화재는 37건으로 가톨릭(46건)과 개신교(39건)에 비해 현격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등록문화재였던 ‘서울 진관사 태극기’가 보물로 승격되면서 교계에서 근대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각종 불사에 시대성을 담아내려는 경향도 보였다. 최근 논산 쌍계사가 대웅전 불상 복장물로 삼성전자 갤럭시 S21를 선택하고 사단법인 다나가 법당의 후불탱화를 현대식으로 표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나라 보존·복원 기술, 든든한 ‘성보’ 지킴이로

문화재 보존·복원 기술 발전이 돋보였던 한 해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몽골이 의뢰한 17세기 불교 경전 수리를 마쳤다. 이 경전은 고대 몽골어와 티베트어로 적힌 나무껍질과 종이 등 21점으로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오염물을 제거하고 찢어진 부분은 닥나무 종이로 보강했다.

일제강점기에 뜯기고 6·25전쟁으로 파손됐던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국보)을 새롭게 복원했다. 탑에 새겨진 지장보살상 등 사라진 도상을 새롭게 찾아냈고, 1957년 잘못 복원된 지붕돌 방위와 추녀 위치도 바로 잡았다. 국립문화재연구소의 기술로 양양 선림원지 출토 금동보살입상의 화려한 대좌와 광배도 되찾았다. 또 구례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이 올해 복원을 마쳤다.

양양 선림원지 출토 금동보살입상
양양 선림원지 출토 금동보살입상

사물인터넷(loT)으로 옛 절터에 홀로 남아 있는 문화재도 상시 감시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처음 도입된 사물인터넷 1호 현장은 보령 성주사지(사적)가 됐다. 이 시스템으로 성주사지 오층석탑 보호막 안에서 손을 흔들면 적외선 센서가 감지돼 경고 방송이 나오고, 행동이 지속될 경우 경찰이 출동한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14호 / 2021년 12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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