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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몽골 불전, 우리 기술로 원형 되찾았다

  • 성보
  • 입력 2021.01.27 15:58
  • 수정 2021.01.27 23:04
  • 호수 1572
  • 댓글 1

국립문화재연구소, 몽골서 의뢰받아
17세기 사원서 출토된 경전 보존처리
경전내용 파악할 기초자료 확보성공

티베트 종이 경전(상단)과 몽골어 종이 경전(하단)의 보존처리 과정. 문화재청 제공

여러 조각으로 찢어지고 구겨져 내용을 알 수 없었던 17세기 몽골 불전이 우리 기술로 원형에 가깝게 복원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정소영)는 1월27일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고고학연구소가 의뢰한 ‘17세기 무렵 조성된 몽골 불교 경전’의 보존처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존처리 지원은 2019년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고고학연구소가 국립문화재연구소에 고대 몽골어와 티베트어로 적힌 나무껍질과 종이로 된 경전 등 21점을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촐론 삼필돈도브(현 몽골 문화부 장관) 연구소장 주도로 조사가 진행됐고, 울란바토르 서쪽 자브항주(州) 테스 지역의 사찰 유적지에서 경전 일부가 발견됐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사원이 있는 언덕이라는 뜻의 ‘숨 톨고이(Sum tolgoi)'에서 나무껍질과 종이에 적힌 경전들이 발굴됐으며 이는 17세기 유명한 고승(호탁트)이 지은 티베트 양식의 건축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자작나무 껍질(백화수피)에 적힌 경전을 복원했다. 왼쪽부터 '보존처리 전' '보존처리 후' '적외선 촬영본'. 문화재청 제공

경전은 발견 당시 건조한 토양에서 출토돼 여러 조각으로 찢어지거나 구겨져 있었고, 오염물질이 많이 붙어있어 표면에 적힌 글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경전에 적절한 수분을 공급해 오염물을 제거하고, 펼치는 작업을 실시했다. 찢어진 종이 경전은 닥나무 종이로 보강했고, 나무껍질 경전은 셀룰로오스계 수지를 활용해 단면을 접합하거나 강화 처리했다.

아울러 적외선 촬영으로 글씨를 선명하게 밝혀내 경전 연구의 기초자료를 확보했고, 성분 분석을 통해 글씨를 쓴 재료가 먹, 은, 철(Fe)이 포함된 안료라는 것도 알아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종이 경전은 방사성탄소연대를 측정해 15~17세기 제작된 것을 밝혀냈으며, 바탕 종이에 쪽과 먹으로 색을 입힌 후 그 위에 글씨를 쓴 경전 제작과정도 알게 됐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글자들이 선명하게 드러났고, 손상된 부분은 원형에 가깝게 복원돼 경전에 담긴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고고학연구소는 경전 보존처리와 과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용 해석에 착수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보존처리가 완료된 유물을 전달받으면 보고서를 발간하고, 전시에도 활용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유기물 보존처리 인력의 교육 지원 방안도 새롭게 마련해 양국의 문화적 우호관계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존처리 지원은 국립문화재연구소와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고고학연구소가 체결한 '한국·몽골 문화유산 연구와 보존을 위한 공동연구 실행 약정'에 따라 실시됐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국립문화재연구소와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고고학연구소의 공동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연구원이 경전 보존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572호 / 2021년 2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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