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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도 월주 스님 애도 물결…“큰스님 말씀‧손길 그립습니다”

  • 교계
  • 입력 2021.08.09 17:52
  • 수정 2021.08.09 18:01
  • 호수 1597
  • 댓글 0

김제 금산사, 추모게시판 마련
생전 업적‧인연 소개‧그리움 등
사부대중의 추모 글귀 이어져
1주기인 2022년 6월까지 운영

“질풍노도의 어린아이가 오십이 넘은 지금도 매 순간순간 혼란스럽고 어디에 마음을 둘지 몰라 방황하다가도 다시 제자리를 찾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어쩌면 전생에서부터 인연이기에 앞서 스님의 공덕 때문이겠지요. 스님, 조금만 쉬시고 속히 다시 오십시오.”

“스님의 천진스러운 동그란 눈동자에 맑은 미소가 그리운, 스님께서 계신 금산사가 오늘따라 무척 그리운 날입니다.”

김제 금산사 홈페이지에 개설된 ‘월주 스님 추모게시판(www.geumsansa.org/54)’에 7월22일 원적에 든 태공당 월주 대종사를 그리워하는 사부대중의 글귀가 이어지고 있다.

금산사가 7월26일 스님의 다비식을 엄수한 후 개설한 이 추모게시판은 월주 스님의 원적을 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불교사의 질곡을 함께 하며 조계종 17‧28대 총무원장을 역임하는 등 커다란 발자국을 남긴 스님을 보내기가 아쉬웠던 사부대중이 스님과의 인연과 그동안의 추억을 하나둘 풀어놓으면서 추모게시판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로 조문이 여의치 않았던 불자들의 발길이 온라인 추모공간으로 옮겨지면서 8월9일 현재 11편의 글이 게시된 상태다.

김제 금산사 홈페이지에 마련된 '월주 스님 추모게시판' 갈무리.
김제 금산사 홈페이지에 마련된 '월주 스님 추모게시판' 갈무리.

추모글에서 사부대중은 입을 모아 “보살행으로 행복과 평화를 이룬 스님”이라고 월주 스님을 회고했다.

실시간 중계를 통해 영결식을 보면서 스님을 가까이서 친견할 수 없어 마음이 무거웠다는 원명 불자는 스님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철없던 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스님을 친견할 때마다 내려 준 소참법문에서 큰스님의 실천하는 보살행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아이들에게 ‘견화동해(見和同解)’ ‘이화동균(利和同均)’이라는 친필 글씨가 쓰인 다포를 선물하며 건넨 월주 스님의 말씀을 기억해 냈다. 그는 “견해를 같이하고 이익을 고르게 나눔으로써 화합하는 사회를 만들라는 말씀을 주셨다”며 “언제 또다시 큰 스님의 소참법문을 들을 수 있겠냐”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이제 큰스님께서는 보살행의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1년 중 가장 뜨거운 절기에, 타오르는 뜨거운 연화대에 오르셨다”며 “연화대의 뜨거운 열기를 모아 낡은 옷 갈아입고 다시 사바세계에 나투어 큰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말했다.

스님의 뜻을 가슴에 새기고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글도 줄을 이었다.

무량진 불자는 “불교와의 만남은 금산사, 월주 큰스님이 계시지 않았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란 걸 요 며칠에야 알았다”며 “큰 스님의 쉼 없는 베풂과 나눔의 공덕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마음 한가운데가 텅 빈 느낌”이라며 “벌써 월주 스님이 그립다”고 남긴 진미경 불자는 “불법은 대단한 게 아니고 세간 법을 잘 지키면 그게 불법이라며 봉사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악수하고 위로해 주시던 그 말씀, 그 손길이 그립다. 우리 모두 큰스님의 뜻에 어긋나지 않게 살겠다”고 다짐했다.

제창모 불자는 게시글 ‘나무아미타불’에서 “대행 보현 보살행으로 살아오신 스님을 늘 기억하며 부지런히 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유호 불자는 월주 스님이 딸 결혼식에 주례를 서준 일, 갑자기 응급실에 다녀온 날 “잘 먹고 아프지 말라”는 말을 건네준 일 등 스님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 모든 게 자비와 사랑이었다. 너무 그리우면 어쩌냐”고 눈물 섞인 추억담을 남기기도 했다.

박종학 조계종 승려복지회 차장은 20년 넘게 종무원으로 근무하며 겪은 월주 스님과의 일화를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박 차장은 ‘월주 큰스님에 대한 추억’에서 “깨달음의 사회화, 불교의 대사회적 위상 강화, 종무행정체계화·전산화 등 중앙종무기관의 역할과 역량을 큰스님이 총무원장으로 재직 시에 달성했다”며 “종무원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보람이 많았던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금산사는 “인연 있는 분들이 사연을 나누며 스님이 걸어왔던 보현행원의 삶을 함께 추모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게시판을 열었다”며 “1주기가 되는 2022년 6월까지 게시판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산사 측은 게시되는 글들을 모아 추후 월주 스님을 기리는 책과 영상 등 각종 추모사업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월주스님 추모게시판은 금산사 홈페이지(www.geumsansa.org)에 접속해 지대방 메뉴를 선택하면 찾을 수 있으며 회원가입 없이 누구나 글을 남길 수 있다.

한편 월주 스님은 7월22일 오전 9시45분 김제 금산사 만월당에서 “하늘과 땅이 본래 크게 비어있으니/일체가 또한 부처이구나./오직 내가 살아왔던 모든 생애가/바로 임종게가 아닌가./할! (天地本太空, 一切亦如來, 唯我全生涯, 卽是臨終偈, 喝!)”이라는 임종게를 남기고 세납 87세, 법랍68세에 원적에 들었다. 스님의 49재는 9월8일 오전 10시 김제 금산사에서 봉행된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97호 / 2021년 8월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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