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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불교조각 정점’ 조계사 부처님 보물 된다

  • 성보
  • 입력 2022.02.28 13:23
  • 수정 2022.03.04 19:37
  • 호수 1623
  • 댓글 1

문화재청, 2월28일 지정예고…“조선 전기 대표작”
달마대사 가르침 담은 ‘달마대사관심론’도 보물로
영주 흑석사 복장유물인 법화경도 국보로 포함돼

살며시 다문 입에 미소를 머금어 깨달음의 희열을 드러내는 동시에 조형적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이 2월28일 보물로 지정예고 됐다.

‘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은 15세기 조선 불교 조각의 걸작으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늘씬하고 가는 신체, 안정된 비례, 높은 육계와 고요한 얼굴, 장식적이고 유려한 옷주름과 탄력적 양감, 생동감 있는 세부 표현이 돋보이고 중국 명나라 티베트 불상 양식을 수용한 매우 희유한 사례”라며 “조선 전기 불상의 대표작으로 꼽을 만큼 우수한 예술성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조선 왕실의 발원으로 조성된 도갑사 대웅전 불보살상이 1977년 화재로 모두 전소된 상황에서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은 실물을 확인할 수 있는 도갑사 불상 중 유일한 한 구이다.

‘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은 1938년 조선불교 총본산 건립에 맞춰 대웅전에 봉안하고자 영암 도갑사에서 이운해온 불상이다. 때문에 이 불상은 왜색불교를 배척하고 조선불교 자주성·정통성을 확보한 상징을 지녔다고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은 조계사(전 태고사) 건립에 맞춰 이안해온 불상으로 일제강점기 왜색불교를 배척하고자 한 당시 불교계의 염원이 담겨있다”면서 “한국불교사와 불교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역사적 의의도 매우 커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불자들 사이에서 “영험하다”고 알려진 이 불상은 그간 조선말기 조성됐을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2020년 11월27일 유대호 조계종 총무원 행정관이 ‘조선 전기 도갑사 불상군의 특징과 제작 배경’ 논문을 발표했고 법보신문이 도갑사에서 이운된 조계사 불상도 15세기 중엽 조성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며 문화재적 관심이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이 2021년 1월5~7일 문화재 전문가들과 목조여래좌상에 대한 정밀조사를 추진하면서 보물 승격에 힘을 실었다. 서울시 문화재위원회도 지난해 10월2일 동산분과위원회의를 열어 문화재청에 승격을 건의했고 보물 지정예고라는 성과를 거뒀다.

같은 날 ‘달마대사관심론’도 보물로 지정예고 됐다.

‘달마대사관심론’은 중국 선종의 창시자 달마대사(?~528)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이다. 이번에 지정예고된 사천 백천사 소장본은 조선 초기 인출본으로, 현재 전해지는 동일 간본 가운데 시기적으로 가장 앞선다.

본서는 고려 충숙왕 복위 4년(1335) 경주 계림부에서 개정·편찬된 목판으로, “1335년”이라는 명확한 간행 기록(刊記)과 각수(刻手) 및 기관(記官) 등 간행 참여자도 상세히 기록돼 있어 간행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다. 특히 귀중본의 기준이 되는 1592년 임진왜란을 기점으로, 257여년 전 간행된 중요 자료로, 문화재청은 “서지학 뿐만 아니라 역사자료로서도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짙푸른 감지(紺紙)에 정교한 필치로 써내려간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권4’와 닥으로 만든 흰 종이에 금으로 그려낸 ‘백지금니 묘법연화경 권5-변상도’도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국보) 복장유물에 포함되면서 국보로 지정됐다.

‘감지은니 법화경’과 ‘백지금니 법화경 변상도’가 복장돼 있던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조선 세조 4년(1458) 조성된 불상이다. 성철, 성수 스님의 화주로 세종 형인 효령대군(1396~1486)과 태종 후궁인 의빈 권씨, 명빈 김씨 등 왕실과 종친 등 275명이 시주했다. 불상·복장유물은 1993년 11월5일 국보로 지정됐으나 ‘감지은니 법화경’과 ‘백지금니 법화경 변상도’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국보에 포함됐다.

예부터 금과 은은 불교의 세계를 화려하게 장엄하고 표현하는 데 탁월한 소재였다. 사경은 금가루나 은가루를 개어 한 글자 쓰고 한 번 절하는 일자일배 정성으로 부처님 말씀을 옮기는 수행이었다. 부처가 되는 길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내용이 담긴 ‘감지은니 법화경’과 석가모니불 설법 모습을 장엄하게 묘사한 ‘백지금니 법화경 변상도’는 한 폭의 종이에 불교의 세계를 담아낸 것으로 치밀한 예술성이 돋보인다.

문화재청은 “이들 전적은 앞서 지정된 영주 흑석사 아미타여래좌상에 일괄 납입된 복장유물과 서지적 형태가 동일해 모두 함께 봉안됐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감지은니 법화경’과 ‘백지금니 법화경 변상도’를 추가로 지정해 복장 유물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한다”고 전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23호 / 2022년 3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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