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계종 전 교육원장 무비 스님, ‘전등법계 건당식’ 봉행

  • 교계
  • 입력 2022.04.10 01:40
  • 수정 2022.04.10 21:55
  • 호수 1629
  • 댓글 0

4월8일, 부산 문수선원
2019년 이어 두 번째
원봉, 자현 스님 등 9명 건당입실

“문수경전연구회에서 공부한 지 어느덧 10여 년이 흘러서 이제 그 변함없는 신심과 금강과 같이 견고한 정진을 다시 다짐하며 여천 무비 스승님께 건당입실(建幢入室)하게 되었음을 부처님께 삼가 아뢰옵니다.”

문수경전연구회를 통해 스님들에게 ‘화엄경’을 강설해 온 조계종 전 교육원장 무비 대종사가 전등법계 건당식(傳燈法係 建幢式)을 봉행했다. 

4월8일 부산 문수선원에서 봉행된 ‘여천 무비 대종사 전등법계 건당식’에서 무비 스님은 9명의 스님에게 법호를 내리고 전등법계보(傳燈法係譜), 발우(降龍鉢), ‘불조직지심체요절(佛祖直指心體要節)’ 등을 전달하며 불조의 혜명을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법회에서는 부산 기장 도솔암 주지 원봉 덕산,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유일, 밀양 부은사 주지 지원 혜산, 서울 보타사 주지 지은 혜암, 부산 쿠무다 대표 주석 종문 스님 등 9명의 스님이 무비 스님의 건당 제자로 입실했다. 무비 스님이 법맥을 전한다는 의미를 담아 건당식을 연 것은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다. 

건당제자 중에는 이미 명강사로 정평이 나 있으며 앞으로도 강을 펼칠 스님, 문화 전법으로 포교를 실천하는 스님, 문화재의 역사적 가치에 집중해 온 스님, 가야불교사를 오랜 기간 연구해 온 태고종 스님 등 불교계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해 온 스님들이 두루 포함됐다.
 

건당(建幢)이라는 의미에 대해 무비 스님은 “2000년대 초에는 그 시대에 맞는 (전강(傳講)) 법회가 필요했고 지금은 이 시대에 맞는 법회를 연 것”이라며 “강을 펼칠 사람은 강을 펼치고 또 법을 전할 사람은 법을 전하면서 이 시대에 맞는 전법의 길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건당식이 ‘스승의 법을 이어 다른 이의 스승이 될 수 있음을 공표한다.’라는 뜻이며 최근 불교계에서 ‘건당’이 은사 스님을 바꾼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흐름과는 차별을 둔다는 표현이었다. 

이날 무비 스님은 훈시에서도 “말이 전등법계일 뿐 전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옛 스님들의 법력과 학덕에 견주어 보면 10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그렇지만 이 시대에 부족한 대로라도 누군가 법등(法燈)을 전해야 할 의무가 있기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 법석을 열게 되었다”고 취지를 전했다. 

 

이어 스님은 “법계보에 찍힌 도장은 범어사 원효암에서 발견된 것으로 장대교망(張大敎網) 녹인천지어(漉人天之魚), ‘화엄경이라는 큰 가르침의 그물을 펴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제도하겠다.’라는 뜻”이라며 “여기 계신 스님 모두 지금의 위치에서 능력을 더 갈고닦아서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에게 이 소중한 법을 가르치면서 배우고, 또 배우면서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 차츰차츰 공부한 바를 보완해 가는 것이 우리들의 의무”라고 당부했다.

건당입실 제자를 대표해 부산 기장 도솔암 주지 원봉 덕산 스님은 “오늘 여천 무비 큰스님으로부터 79대로 이어지는 건당 제자가 된 것에 깊은 감사를 올린다”며 “건당 제자 일동은 오늘부터 초심으로 발심하여 열심히 공부할 것이며 큰스님께서 지금처럼 건강하신 모습으로 오래오래 가르침을 주시기를 염원한다”고 발원했다.

 

무비 스님은 지난 2002년 10월5일 조계총림 송광사에서 첫 ‘전등강맥(傳燈講脈) 전수법회(傳授法會)’를 봉행한 바 있다. 당시 스님은 경허 스님으로부터 한암, 탄허, 무비 스님으로 내려오는 강맥을 능허, 현진, 원철, 지상, 용학, 정한, 지성, 상현, 현석 스님 등 9명의 스님에게 전했다. 이어 2004년 10월20일 범어사 보제루에서 두 번째 전등강맥 전수법회를 갖고 무애, 정각 스님에게 강맥을 전했다.

 

이후 2019년 4월8일 부산 문수선원에서는 ‘전등법계 건당식’이 봉행됐다. 이 자리에서 스님은 법안, 성화, 일각, 천광, 무성, 보원 스님 등 25명에게 법맥을 전했다. 특히 스님은 첫 건당식에 이어 이날 두 번째 건당식에서도 건당 제자에 대해 비구·비구니는 물론 종단에 대해서도 구분을 두지 않았다. 무비 스님에 따르면, 건당입실 제자는 지난 2008년 1월 결성된 문수경전연구회를 통해 무비 스님으로부터 ‘화엄경’ 공부를 이어 온 스님 가운데 수차례에 의논을 거쳐 결정됐다. 수년 동안 한 도량에서 예불, 공양, 운력을 함께하며 경학을 연찬한 상황은 아니더라도 공부의 깊이와 인품을 지녀 법맥을 이을 자격이 충분한 스님들이라는 의미가 포함됐다.

 

한편 이날 법석에는 전 범어사 승가대학장 용학, 범어사 승가대학장 정한 스님 등 무비 스님의 전강제자 스님들과 더불어 지난 2019년 건당입실한 첫 건당제자 스님들도 두루 참석했다. 또 문수선원 신도, 건당제자 스님들의 신도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법석을 축하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29호 / 2022년 4월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