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의 언어로 법향을 전해 온 부산 기장군 청량사 주지 보혜 스님이 이번에는 화폭에 시심을 담아 표현한 그림 작품을 한 자리에 전시하며 도량 불사의 원력을 모은다.
(사)향기로운문화동행·청량사(이사장·주지 보혜 스님)는 9월1일부터 8일까지 부산시민회관 갤러리(소전시장 1층)에서 ‘보혜 스님 그림 전시회’를 개최한다. (사)향기로운문화동행과 청량사가 주최하고 부산국제차문화교류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시를 통해 불심을 표현해 온 보혜 스님이 3년 전부터 도전해 온 그림 수행의 결과들을 한 자리에 모아 선보이는 스님의 첫 개인전이다.
‘남순동자(南巡童子)’, ‘선재동자(善財童子)’, ‘백의 관음(白衣觀音)’ ‘묵언(默言)’ ‘삼라만상(森羅萬象)’ 등 작품 제목만 보고 전통사찰의 불화를 연상했다면 관객은 전시장에서 ‘청량’한 죽비소리를 마주할 것이다. 캔버스에 아크릴과 젤스톤, 수채물감을 재료로 그린 40여 점의 작품은 대부분 스님이 청량사에서 마주한 일상을 주제로 한다. 찻사발 그림, 새를 표현한 그림 등 차와 자연을 가까이해 온 스님이 수행과 전법의 과정에서 발견한 생활 속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무엇보다 그림 작품들은 담박한 글 속에 정진과 나눔의 향기를 녹여 낸 스님의 시와도 그 흐름을 같이 한다. 맑고도 그윽한 차 향기도 닮았다. 일체 군더더기 없는 시선은 그대로 내면을 비추는 명상의 길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보혜 스님은 이번 전시회의 수익금을 청량사 불사 기금으로 회향할 예정이다. 청량사는 부산 기장군 철마면에 위치한 문화 전법 도량이다. 지하철역에 인접하고 평지에 위치해 기도와 수행도량의 역할은 물론 지역 주민 누구나 찾을 수 있는 편안한 휴식처이자 향토 문화예술인들이 예술로 소통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문화 전법 도량으로 역할을 더욱 활발하게 펼치기 위해 지난 해부터 도량 불사를 발원, 계획을 수립해 왔으며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사부대중의 원력을 모아 본격적인 불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전시 취지를 살린 불교미술 작가들의 찬조 작품도 눈길을 끈다. 한국불교의 손꼽히는 성보를 그림으로 재현한 임상진 작가, 수묵 기법으로 심상을 그린 박경묵 작가의 작품도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
보혜 스님은 “그림을 그리는 일은 아주 우연히 어느 날 운명처럼 왔지만 내면을 표출하는 통로이기도 하고,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고 또는 유에서 무로 돌아가며 삼매에 들어가는 길이기도 했기에 보람있었다”며 “붓을 들고 ‘어떤 색의 옷을 입힐까’라는 생각만으로도 엔돌핀이 돈다면 그림도 차(茶)와 시(詩)처럼 또 다른 방편의 수행이기도 했고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도반이기도 했다. 실력도 재능도 많이 부족하지만 넓은 아량으로 격려해주시면 힘이 날 듯 하다”고 전시회를 준비하는 소회를 밝혔다.
스님은 이번 첫 그림전을 기념해 9월1일 오후3시 전시장에서 개막식을 마련하고 이 자리에서 네 번째 시집 ‘茶향이 절로 寺로’ 출판기념회도 병행한다. 문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스님은 9월7일 개최될 사단법인 부산여성문학인협회가 주최하는 ‘제12회 한국여성문학축전’에서 제30회 부산여성문학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스님은 사단법인 향기로운문화동행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사)부산화랑협회(회장 윤영숙)에서 주최하는 BAMA국제아트페어의 조직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부산 동명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부산불교문인협회 부회장, 사단법인 세상을향기롭게 이사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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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45호 / 2022년 8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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