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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차 INEB컨퍼런스 “불교, 사회문제에 적극 개입·직설 비판해야”

  • 사회
  • 입력 2022.10.28 21:19
  • 수정 2022.10.28 22:47
  • 호수 1655
  • 댓글 2

사이 샘 캄 이사, 20차 세계참여불교연대 컨퍼런스서
정토회 주최로 10월26일 문경 선유동연수원에서 개막
“국가 간 경계 넘어 불자들의 강력한 연대 활동 필요”

세계적인 불교NGO단체연합 국제참여불교연대(International Network of Engaged Buddhists, INEB)가 전쟁과 환경파괴, 빈부격차, 팬데믹 등 전 세계적인 위기와 대립에 대해 불교계가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행동해야 할 시점임을 강조했다. 정토회 주최로 10월23일~30일 한국에서 열린 제20차 INEB컨퍼런스의 본행사는 26일부터 2박3일간 문경 선유동정토연수원에서 진행됐다. INEB 공동설립자인 아잔 슐락 박사를 비롯해 INEB 고문 법륜 스님, 김은숙 정토회 대표의 환영사에 이어 사이 샘 캄 INEB이사가 기조연설에 나섰다. 

사이 샘 캄 INEB이사가 기조연설에 나섰다. 
사이 샘 캄 INEB이사가 기조연설에 나섰다. 

사이 샘 캄 이사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불교’를 주제로 “국가라는 차원을 넘어선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전쟁, 지구환경, 팬데믹 문제 등이 우리 앞에 산재해 있다”며 “지금 불교는 더 많은 대중과 함께 더욱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이 샘 이사는 전쟁의 원인을 욕망과 탐욕이라고 분석했다. 이념, 영토, 자원에 대한 욕망과 여기에 더해진 국가 지도자들의 자존심이 전 세계에 전쟁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일례로 미국의 거대물류기업 ‘할리버튼’은 이라크전쟁을 통해 총 1380억 달러를 벌었고, 군부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미얀마 국영기업 ‘미얀마 오일 앤 가스 엔터프라이즈’는 외국기업들과 협력해 얻은 이익을 군부의 자금으로 지원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국제정부는 평화기금을 나눠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전쟁자금을 지원하거나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한 그는 “모든 전쟁의 이면에는 이익을 위한 기업들의 자금지원이 있다”고 비판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정치화·사업화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재생 에너지 솔루션, 탄소 감소 사업, 스마트 농업 등 곳곳에서 벌어지는 녹색사업들은 환경위기 해소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가난한 국가의 농업에 피해를 주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는 “몇 년 전 국제보호단체의 지원으로 이뤄진 미얀마 북부 국립공원 확장은 그곳 소수민족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좋은 의도는 있지만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거나 실행됐지만 안좋은 결과를 부른 프로젝트를 그린워싱(Greenwashing), 또는 그린 그래빙(Green-grabbing)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식량의 생산, 유통 및 소비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또 다른 전염병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염병학자 롭 왈라스의 분석에도 주목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발생은 산업형 농업이 아프리카의 깊은 숲으로까지 확장되면서 민감한 생태 균형이 깨진 결과라는 것이 롭 왈라스의 주장이다. 즉 경제정책과 농업 자본화가 전염병과 연결됐다는 의미다. 

사이 샘 이사는 “이제는 INEB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직설적인 경고를 해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쟁에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나 국제 정부, 기후변화를 정치적·사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과 기업 등 눈앞의 이익을 좇는 현상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비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법륜 스님은 부디스트도어와의 인터뷰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사람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상기시킨 그는 “우리에게는 더욱 많은 대중, 그리고 더 많은 실천이 필요하다. 국가의 좁은 범위를 넘어 연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INEB는 어떤 단체

INEB는 1989년 태국의 아쟌 슐락 시바락사 박사와 일본의 테루오 마루야마 스님이 중심이 되어 당시 11개국 36명의 스님과 재가신도들이 참여한 가운데 창립된 불교 NGO단체연합체다. 태국 방콕에 기반을 두고 활동을 시작한 INEB는 현재 아시아, 유럽, 북미 및 호주 등 25개국의 불교 단체와 불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여성, 인권, 청소년, 교육, 평화 등 전 세계에 산적해 있는 공통 이슈에 대해 불교계가 공유하고 공동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가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INEB컨퍼런스는 격년으로 회원국을 순회하며 열리고 있다. 2003년에는 정토회 공동주관으로 서울에서 열렸다. 당시 18개국의 불교NGO 활동가 100여명이 참여, ‘서울 평화선언문’을 채택하고 “북한에 핵무기가 있다 하더라도 미국은 자칫 전면전을 불러올 수도 있는 선제공격을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해 주목받기도 했다.

 

문경=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55호 / 2022년 1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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